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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 2024-04-18 13:5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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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경제 현장을 가다 대덕동 먹자골목
“불야성 이루던 먹자골목은 옛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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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상권 형성으로 인구 유입 ‘정체’
주차난·야간 소음은 여전히 심각
원룸 입주자 없어 ‘파격 할인’까지

 

5년 전 전성기를 이뤘던 이른바 대덕동 ‘먹자골목’을 찾는 시민들의 발길이 줄어들고 있다.

여러 식당과 주점들이 들어서며 다양한 먹거리가 있지만 먹자골목을 찾는 이들은 현저하게 줄었다. 새롭게 형성된 상권으로 식당 손님들이 대거 이탈한 데다 경기 불황까지 계속돼 ‘임대문의’를 내 건 상가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저녁 시간대에는 퇴근 후 이곳을 찾는 직장인들로 야식집 등 늦게까지 문을 여는 일부 식당은 호황을 이루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상가는 적자를 면하기 힘든 사정이다. 게다가 인근 원룸 입주자들은 주차난과 함께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의 소음이 늦은 시간까지 계속돼 몸살을 앓고 있다. 이곳에서 만난 대부분의 사람들은 경기침체, 상권 이동 등 다양한 요인이 겹쳐, 사람들로 북적이던 예전의 먹자골목의 모습을 더 이상 찾아볼 수 없다고 말했다.

줄서서 기다리던 먹자골목

당진이 군에서 시로 승격되면서 먹자골목이 본격적으로 개발되기 시작했다. 앞서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지역에 입주한 대기업과 관련 기업들이 당진에 들어서면서 읍내지구 도시개발사업에 따라 원룸촌과 먹자골목이 이곳에 형성됐다. 식당·주점·편의점 등 다양한 시설이 입주했고 5~6년 전 먹자골목 식당들은 줄서서 기다려야 할 정도로 호황을 이뤘다. 2년 전 까지만 해도 사정은 그리 나쁘지 않았다.

음식점 손님 발길 ‘뚝’

하지만 지속적인 경기침체와 새로운 상권 형성으로 인해 먹자골목을 찾는 사람들이 줄고 있다. 2년 째 닭갈비집을 운영하고 있는 서정희 씨는 “이 곳에서 장사를 시작했을 때는 손님의 발길이 끊이질 않았다”며 “신터미널과 우두동에 상권이 형성되면서 먹자골목이 침체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유동 인구가 적고 젊은 사람들이 즐길 만한 시설이 없는 것도 상권침체에 한 몫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주점을 운영하고 있는 김순정 씨는 “손님이 하루 평균 다섯 테이블 안팎에 불과해 매출은 1년 전과 비교했을 때 반 토막 난 상태”라며 “5개월 전부터 급격히 매출이 하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청탁금지법(김영란법) 영향으로 주량을 조절하는 분위기가 느껴진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모두 ‘내 코가 석자’라면서 하루 빨리 먹자골목이 5년 전 호황을 이루던 때로 돌아가길 바라고 있었다.

저렴한 야식집 강세

다수 식당들이 적자를 면하지 못하고 있지만 일부 야식집은 강세를 보이고 있다. 7년 째 먹자골목에 자리하고 있는 ‘한잔할래유’의 경우 저렴한 가격의 맛집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하루 평균 30테이블의 손님들이 찾아오고 있다.

왕건야식 정희자 대표는 “야식집의 경우 24시간 영업을 하기 때문에 부담 없이 손님이 찾아 오는 것 같다”며 “경기가 안 좋은 만큼 손님들은 저렴하면서 푸짐한 음식을 찾는다”고 말했다. 이어 “야식 상권을 비롯해 먹자골목의 다른 상가들도 함께 옛 모습을 찾았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고성방가·주차난으로 ‘몸살’

먹자골목 내 원룸촌에서 3년 째 살고 있는 인치성 씨는 새벽이면 잠에서 깨곤 한다. 저녁 10시 이후 취객의 고성방가로 인해 인 씨 뿐만 아니라 원룸촌 일대 주민들은 매일 밤이 스트레스라고 토로했다. 특히 이곳을 찾는 사람은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주차공간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도 지적되고 있다. 인 씨는 “식당가보다 원룸촌 일대에 주차난이 심각한 상황”이라며 “주차 공간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공인중개사는 “환지방식으로 개발된 먹자골목은 상가와 주거시설이 명확하게 분리되지 않아 개발 당시부터 주민 피해가 우려됐었다”며 “더불어 당진시가 30여 면의 주차공간을 마련했지만 주민들에게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월세가 낮아지면서 외국인 노동자들이 다수 입주해 치안 문제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원룸 공실 多…상가 임대료 동결

대덕동에는 20여 개에 이르는 원룸이 들어서 있다. 먹자골목이 개발되면서 이곳의 원룸은 보증금 300만 원에 월세 37만 원 선을 유지해 왔다. 하지만 현재는 한 동에 3~4개의 방이 비어 있을 정도로 평균 월세가 3만 원 이상 하락한 상태다. 한 원룸의 건물주는 ‘한시적 대할인’으로 일부 방 월세를 10만 원 낮춘 가격인 25만 원으로 홍보하기도 했다.

일반 상가의 경우 30평 기준으로 보증금 3000만 원에 월세는 100~120만 원 선을 유지하고 있다. 몇 년 전과 크게 다를 바 없는 수치다. 한성빌 공인중개사 윤혜선 대표는 “건물에 입주한 상가가 하나라도 남아있다면 건물주는 임대료를 내리지 않는다”며 “상권이 침체돼 있는데다 월세가 저렴하지 않은 곳에 들어오려는 임차인은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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