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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 여성지도자 좌담회
‘유리천장’은 여전… “일과 가정 양립 위한 정책 필요하다”

정책 결정·발언의 기회, 남성 중심 사회
여성 차별과 억압, 여성 스스로 인식해야
이영민l승인2016.12.01 23:40l(113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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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담회에 함께 한 사람들

△김정순 당진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
2000년 환경운동연합 후원회로 시작해 현재 공동의장을 맡고 있다. 또한 당진시재가장기요양기관협회장을 맡고 있다.

△김진숙 당진어울림여성회장
당진어울림여성회는 당진에 살고 있는 여성이자 엄마들의 커뮤니티 모임이다. 모임을 통해 자녀가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법을 함께 고민하고, 여성 스스로도 성장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단체다.

△김회영 (사)한국생활음악협회 당진지부장
생활문화예술제 추진위원장까지 맡고 있다. 성악을 전공했으나 서양화가가 본업이다. 지금은 당진시민들의 풀뿌리 문화를 위해 음악계에서 더 많은 활동을 하고 있다.

△문정숙 당진시여성단체협의회
당진시여성단체협의회는 여성의 권익 향상을 위해 조직된 단체로 11개의 개별적인 여성단체가 모인 협의체다. 여협에서는 교육과 세미나를 비롯해 봉사활동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앞으로는 앞치마 두르는 일을 덜 하고 싶단다.

△신순옥 당진시가족(성)상담센터
여성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시설이다. 가정폭력 및 성폭력에 대해 상담하고 가해자에 대한 교정치료도 하고 있다. 위급상황 발생 시 찾을 수 있는 긴급피난처도 4년째 운영하고 있다.

△오미숙 녹색어머니회 당진지회장
녹색어머니회 당진지회장을 2년째 맡고 있다. 학교 앞 교통안전 캠페인은 물론 지역사회 봉사까지 어머니회의 활동을 넓혀가고 있다.

△임선미 당진시비정규직지회장
당진시의 비정규직 근로자들을 대변하는 당진시비정규직지회는 지역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제 권리를 찾을 수 있도록 발판을 만들어주고 있다. 특히 비정규직에는 여성들의 비중이 높아 고민이 많다.

△최연숙 한국여성유권자 당진지부장
충남연맹 회장까지 맡고 있다. 한국여성유권자연맹은 정치에 대한 여성들의 관심을 높이고 성인지 교육, 양성평등에 대한 교육 등을 중점으로 실시하고 있다.

△편명희 당진시의회 의원
고려대학교 법대를 전공했다. 1974년 결혼을 하면서 당진에 왔고, 가정만 책임지다 1985년 계성초 어머니회로 사회활동을 시작했다. 청룡리 이장, 당진시여성단체협의회장, 비례대표 시의원 등을 거쳐 현재는 당진 최초의 지역구 여성 시의원이다.

이제는 양성평등이다. 하지만 양성평등을 이루기까지 여성이 넘어야 할 문턱은 여전히 높다. 당진시의 경우 지난 2010년 여성친화도시로 지정됐지만 올해 평가에서 탈락했다. 원인으로 각종 위원회의 여성위원 비율과 주민자치 여성위원 비율, 여성 간부공무원 비율이 평균보다 낮은 점으로 꼽히고 있다. 여성들이 사회에서 제 목소리를 내기에는 아직도 남성 위주의 사회다. 정책을 결정하거나 중요한 논의는 남성들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고, 여성들의 유리천장은 여전하다.

지난 11일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여성 지도자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그동안 하고 싶었던 말들이 많았던 듯 짧은 시간 동안 수많은 이야기를 꺼내 놓았다. 그중에서도 여성의 사회진출은 과거에 비해 계속해서 증가하지만(사회적 요구 또한 그러하지만), 가사와 양육에 대한 여성의 부담감은 여전히 무겁기만 하다.


다들 사회에서 단체장 혹은 기관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렇게 사회에 나오기까지 어떠했나?

편명희 : 여성이 남성과 동등한 지위를 얻기 위해서는 더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단체나 모임에서 활동하고 싶어도 결국 자녀 양육과 가정 살림으로 인해 남편과 충돌하게 된다. 아마 다들 집에서 많은 눈총을 받았을 것이다. 또 사회 활동을 하는데 있어 남성 중심의 문화가 고착화 돼 어려움이 많다. 문화가 많이 바뀌기는 했지만 여전히 사회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술 한 잔 기울여야 친해진다는 생각이 팽배하다. 여성들이 음주로 친목을 도모하기엔 늦은 귀가시간과 경제적인 문제로 어려움이 많다.

김진숙 : 여성은 모임 혹은 사회활동을 하다가도 아이가 아프거나 시댁에 일이 생기면 부리나케 귀가해야 한다. 또 남편들은 대부분 아내가 집밖을 나가 활동하는 것을 꺼려한다. 처음엔 괜찮다고 하지만 결국 반찬투정 및 청소 등을 지적하며, 여성들의 사회활동 때문이라고 한다. 여성들이 사회에 나오기 위해서는 가정 내에서도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활동하면서 여성 차별 혹은 억압을 실제로 느낀 적이 있는가?

임선미 : 일터에서 여성 차별을 느끼는 경우는 정말 많다. 특히 비정규직을 대변하고 있다 보니 그런 사례를 더욱 많이 접하고 있다. 주로 여성들에게 주어지는 업무는 ‘보조적인’ 것들이다. 커피 심부름과 청소 등 잡다한 것까지 직장 내에서 여성들이 해야 할 역할이라고 당연하게 여긴다. 여성 역시 비정규직으로 근무하는 사람들이 많다 보니, 공식적으로 업무에 대한 어려움과 불만을 제기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오미숙 : 다양한 토론회에 참석해 보면 대부분 발제자나 토론자는 남성이다. 오늘과 같이 여성만으로 이뤄진 간담회는 처음이다. 그렇다 보니 대부분 사회적으로 남성에게 발언 기회가 많이 주어진다. 간혹 여성인 내가 조금이라도 강하게 의견을 주장하는 토론회가 끝나면 “회장님, 오늘은 과하시네요”라는 소릴 듣는다.

신순옥 : 기업체를 대상으로 성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성폭력이나 성희롱 등에 대해 강의하는데, 일단 수강생의 90%가 남성들이다. 자주 ‘남성인권’이나 ‘역차별’에 대한 질문을 받는다. 남성인권이라는 말이 없는 것은 이미 사회적으로 남성이라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여성들보다 인권을 획득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번은 한 기업체에서 강의를 하는데 100여 명의 남성이 앉아있었다. 그러더니 여성 직원 10여 명이 오더니 음료수를 바삐 따라주더라. 여성들이 이러한 역할을 하는 것에 대해 너무 당연시 여기는 모습이었다. 내 딸을 대기업에 보내고 싶지 않을 만큼 기업 내 성차별 문제가 심각하다.

최연숙 : 하지만 여성들조차 양성평등이 이미 이뤄졌다고 생각하는 것 또한 문제다. 그러나 현실은 여성들이 아직도 사회적 약자에 위치해 있다. 여성과 남성이 동등해지기 위해서는 여성 스스로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 초·중·고등학교를 다닐 때까지만 해도 성차별을 크게 느끼지 못한다. 하지만 대학 입시를 앞두고 진로를 정할 때 여학생들은 여성에 대한 차별과 억압을 느낀다. 주로 그들에게 주어지는 진로는 교사, 간호사, 승무원 등 여성에게 국한되는 아주 제한적인 직업들이 대부분이다. 같은 여성인 엄마로부터 강요받기도 한다. 여성 스스로 주체적인 인식이 필요하다.

당진의 여성정책은 어떠하다고 생각하는가?

최연숙 : 당진시가 추진하는 성별영향평가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하지만 실질적인 여성정책은 체감하기 어렵다. 저출산 정책의 경우 일시적으로 지원금을 지급하는 것으로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물론 이는 지자체만의 문제는 아니다.) 아이를 낳고 기르는데 있어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김진숙 : 6.4 지방선거 당시 회원들을 상대로 여성정책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적이 있다. 그 중 일·가정 양립 정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현재 당진에서 이뤄지고 있는 일자리는 95%가 남성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어린이집 교사 및 서비스 직종을 제외하면 여성이 일 할 수 있는 곳은 거의 없다. 또 앞으로 보육과 교육에 대한 환경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여성은 결국 자녀 문제에 있어 자유로울 수 없다. 때문에 자녀 교육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당진에서 여성이 오래 머무르지 못한다. 한편 장애인과 이주민, 여성과 노인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안전 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 이러한 부분이 여성 정책에 반영되길 바란다.

임선미 : 특히 여성 노동자에게 와 닿는 여성정책이 없다. 여성들을 위한 정책에 일하는 여성들을 위한 정책까지 포함됐으면 한다. 또 우리에게도 이러한 것들을 알릴 필요가 있다.

김정순 : 당진시에 여성정책이 있는지 당진시 여성가족과에 질의했다. ‘당진에서만’ 추진하고 있는 특화된 여성정책이 무엇인지 물었더니 모른다고 했다. 즉 없다는 것이다.

편명희 : 당진시 여성정책으로는 정부의 위임사무가 전부일 것이다. 아마 지자체 자체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것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예산도 없다. 제철 등 중공업 중심인 당진은 여성들이 살아가기에 어려운 도시다. 여성 일자리가 부족하다. 지자체에서는 여성 일자리 확대에 좀 더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일·가정 양립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많다.

김정순 : 일·가정 양립을 위한 정책 중 부모가 퇴근하기 전까지 아이를 돌봐주는 ‘아이 돌보미’ 사업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아마 수요가 많을 것이다. 하지만 공급이 너무 적다. 합덕읍의 경우 돌보미가 단 한 명이다. 이와 같은 여성의 일·가정 양립을 위한 사업을 늘려야 한다.

김회영 : 여성이 일을 시작하게 돼 맞벌이를 하면 아이를 돌볼 사람이 없어진다. 여성이 일을 하고 있어도 아이가 안전하게 있을 수 있어야 여성들이 마음 놓고 일을 할 수 있다. 지인인 한부모가정의 엄마로부터 “아이를 고아원에 보내겠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만큼 생계를 유지하며 아이를 돌봐야 하는 것이 힘들기 때문이다. 당진시 예산 중 필요 이상으로 소모되는 예산을 감시하고, 이를 꼭 필요한 곳에 사용해야 한다. 또한 장기적인 정책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전문성이 필요하지만 공무원 보직이 경우 너무 자주 바뀐다. 정착의 연속성이 떨어진다.

 

 


이영민  erfgp9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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