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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기구 모으는 취미에 푹 빠진 고영기 씨 (고대면 항곡리)
“손 때 묻은 옛 물건…나의 보물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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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간 모은 농기구
부모님이 사용하던 물건 애틋해

고대면 항곡리에 위치한 고영기 씨(61)의 집에는 그만의 보물창고가 있다.

보물창고의 문을 열면 쟁기부터  벼를 훑는 손그네까지 옛날 농기구들이 가지런히 놓여있다. 창고 천장은 오래된 옛 초가집 문짝으로 덧대어 있고, 한 쪽 벽에는 가난했던 시절 사용한 집의 현관문부터 부자 양반집의 문짝까지 놓여있다.

고영기 씨는 자신의 보물창고를 소개하며 하나하나 모아 놓은 물건들에 대해 설명했다.
“전 고대면 항곡리 토박이에요. 그래서 동네주민들이 집을 부술 때마다 하나 씩 얻어왔어요. 당시 어르신들은 집을 허물면서 안 쓰는 물건은 땅에 묻었거든요. 그것들을 하나하나 모아 정성껏 닦고 정리했더니 셀 수도 없이 많이 모였네요.”

아버지가 타고 다니신 자전거

고영기 씨가 알뜰살뜰 모은 농기구들은 현대사회에서는 보기 어려운 우리 지역의 역사가 됐다. 모두 지역에서 사용하던 농기구다.

또한 창고에는 1970년대의 신문도 있다. 취미로 모은 옛 신문들도 그의 보물창고에 꽤나 많은 영역을 차지하고 있다. 고영기 씨의 친척인 왕현정 씨는 “민속촌에 있는 농기구들 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며 “도매상인들도 모르는 물품들이 여기에 많이 있다”고 말했다.

많은 농기구들 중에서도 고영기 씨가 가장 애지중지하는 물건은 바로 아버지가 타고 다녔던 자전거와 어머니의 옷들이다.

아버지의 자전거는 70여 년이 지난 오래된 자전거다. 교사였던 아버지는 항상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을 하셨다. 고영기 씨가 기억하는 아버지의 모습 또한 매일 아침 자전거를 타고 출근하던 모습이다. 그는 “아버지는 고대면 항곡리부터 석문면 삼봉리까지 자전거를 타고 다니셨다”며 “아버지와 항상 함께 했던 자전거인 만큼 내게도 소중하다”고 말했다.

또한 고영기 씨가 보관하는 물건 중엔 어머니가 시집올 때 가지고 온 흰 저고리가 있다. 이 흰 저고리도 어머니가 사용하던 장에 고이 걸려있다. 부모님의 물건을 볼 때 마다 옛 시절이 그립다.

“도심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이런 농기구들을 보면 다들 깜짝 놀라요. 익숙하지 않은 물건들이라 무섭다고 하더라고요. 하지만 저는 오히려 어린 시절 때부터 많이 봤던 물건이기에 정감이 가요.”

현재 고영기 씨는 축사를 운영하고, 농사를 지으며 생활하고 있다.
옛 농기구 등을 수집하는 것이 그의 취미를 알고 있는 아내는 또한 식물을 기르는 것을 좋아한다. 기념일을 맞이해 아내를 위해 집 앞에 작은 화원을 만들어 주기도 했단다.

한편 고영기 씨의 바람은 창고의 빈 공간을 농기구로 채우는 것이다. 그는 “우리지역의 농기구의 발달과정 및 변천사를 볼 수 있게끔 체계적으로 갖추고 싶다”고 전했다.

“여기에만 들어오면 흐뭇해요. 특히 직접 사용한 물건들이기에 사람들의 손 때가 묻어나있어서 더욱 의미가 있지요. 앞으로도 옛 물건과 농기구들을 수집하는데 더욱 전념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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