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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경제 현장을 가다 연말 식당가
경기불황에 김영란법까지…식당가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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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난한 시국에 식당·예식장 ‘연말 특수’ 옛말
잔치 분위기 송년회 지양…조촐한 소모임 선호
비싼 메뉴보다 저렴하고 소박한 메뉴 찾아

▲ 대덕동 먹자골목에 위치한 한 식당의 모습. 식당 대표는 최근 저렴하고 소박한 음식을 찾는 사람들이 주로 찾아오고 있다고 밝혔다.

이른바 김영란법(청탁금지법)의 여파와 장기적인 경기불황으로 지역 상권이 타격을 입고 있다. 여기에 ‘최순실 게이트’까지 겹치면서 심난한 시국 탓에 흥겨운 회식과 송년회를 꺼리는 분위기가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식당가는 물론이고 각종 연말행사가 치러지는 예식장의 상황도 녹록치 않다. 다양한 요인이 맞물려 올해에는 잔치 분위기의 송년회보다는 단출한 가족모임과 친목회를 선호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기업체 예약 ‘제로’에 가까워

연말 식당가는 그야말로 울상이다. 합덕읍 운산리 한우거리에서 한우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는 A씨는 “작년 이맘때는 연말 모임으로 식당에 발 디딜 틈이 없었다”며 “어제 저녁에는 두 테이블이 전부였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체 예약은 줄어든 수준을 넘어 ‘제로’에 가깝다”며 “그나마 있는 예약도 부부동반이나 친목회 정도의 소모임”이라고 털어놨다.

행사가 줄어든 것 뿐 아니라 인원수까지 줄어 테이블당 매출도 큰 폭으로 줄었다. 또한 매출이 감소한 만큼 직원을 줄여야 하는 안타까운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다. 상인들은 김영란법과 쌀값 폭락으로 소비가 위축된 데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흉흉한 시국에 전반적으로 침체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예식장도 썰렁…축의금 안받기도

각종 행사로 연말 특수를 누리던 예식장 상황도 마찬가지다. 지난해에는 예약이 꽉 차 더 이상 예약을 받을 수 없을 정도였다는 B씨는 “작년에 비해 연말 행사 예약 건수는 30%에 그치는 상황”이라며 “예약 날짜를 잡고도 취소하는 경우가 빈번하다”고 말했다. 이어 “하객수도 눈에 띄게 줄었다”며 “하객의 부담감을 줄이기 위해 최근에는 예식 홍보를 최소화하고, 축의금을 받지 않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말했다. 기업체 예약 또한 1/3으로 줄었으며, 전반적으로 소비가 위축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공직사회 분위기 의식…소비 위축

공직사회도 경직돼 있기는 마찬가지다. 당진시청 공무원 C씨는 “회식 자리가 종종 있지만 2차로 이어지는 경우는 드물다”며 “무엇보다 당진시청 수도과 비리 문제 등으로 공직사회 분위기가 흉흉한데다 김영란법까지 더해 연말 공무원들 소비문화에도 변화가 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일부에서는 김영란법을 핑계 삼아 부담스러운 식사자리에 참석하지 않을 수 있어 긍정적으로 평가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일부 식당, 매출 유지하는 수준

전반적으로 식당가 매출이 줄어든 상황이지만 경기불황의 영향을 덜 받고 있는 곳도 있다. 일식집을 운영하고 있는 D씨는 “작년 연말에 비해 매출이 10% 가량 하락한 수준으로 타 식당에 비해서는 큰 타격을 받지 않은 편”이라며 “10인 이상의 대규모 예약은 줄었지만 소규모 예약 건수가 많이 늘었다”고 말했다. 이어 “김영란법 시행 이후 2달 동안 30% 가량 하락했던 매출이 12월 다시 회복세를 타는 것으로 보아, 연말 특수가 어느 정도 작용된 것으로 분석된다”고 덧붙였다.

지역 내 또 다른 예식장 관계자 E씨는 “작년과 예약 현황이 크게 다르지 않은 상황”이라며 “전반적으로 인원 등 예약 규모가 줄었지만 소규모 예약 건수가 증가해 매출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영란 세트’ 등장…값싼 메뉴 인기

시내에 위치한 한 일식전문 식당의 경우 1인당 2만9000원 짜리 김영란법 스페셜 메뉴를 내놓기도 다. 김영란법의 ‘3·5·10 규정’을 피하기 위한 손님을 겨냥했다. 또한 대덕동 먹자골목에 위치한 한 식당은 경기불황이 무색할 만큼 많은 사람들이 오가고 있다. 이 식당 대표는 “다른 때와 비교해 매출이 크게 줄지 않았다”며 “아무래도 김영란법과 시국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저렴하고 소박한 음식을 많이 찾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당진시에서는 매년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하는 저리융자대출 제도, 경영개선 교육, 소상공인 지원센터 등을 운영하고 있다. 당진시청 지역경제과 송민호 팀장은 “위축된 소비로 인해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을 덜고자 업종별 식당 및 임의영업소를 대상으로 간담회를 개최해 고충을 듣는 자리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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