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리우패럴림픽 동메달리스트 김옥 탁구선수
“좌절보다 희망을, 포기 아닌 도전을!”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2살 나이에 교통사고로 하반신 마비
사이클 선수에서 탁구 선수로…이제는 핸들사이클 준비

 

34살의 나이에 시작한 탁구. 따분해서 시작한 운동이 탁구였다.

사이클 국가대표 상비군이었던 김옥 선수는 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됐지만, 지난해 브라질에서 열린 패럴림픽 탁구종목 여자 단체전에 출전해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리고 패럴림픽이 끝난 지금, 김 선수는 핸들사이클 종목에 도전하고 있다.

“리우패럴림픽이 끝난 후 인터뷰 섭외, 영상 촬영 등 요청이 많이 들어와, 한동안 바쁜 나날들을 보냈죠. 그리고 핸들사이클이라는 종목에 도전하기로 결정한 뒤, 2020 도쿄패럴림픽을 바라보며 훈련하고 있습니다.”

응원해 준 팬들 감사
지난해 9월 리우패럴림픽 탁구 종목에 출전하고자 브라질로 떠났던 김 선수는 6개월 간 고된 훈련에 심신이 지쳤다. 모든 운동선수들의 꿈은 올림픽과 패럴림픽에 출전하는 것이지만 20일 간의 브라질에서의 훈련이 그에겐 태어나서 가장 힘든 훈련이었다. 그러나 김 선수는 이번 패럴림픽 탁구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 단체전 첫 번째 주자였던 그의 순서가 마지막으로 바뀌면서 경기에 참여할 기회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탁구가 효도종목인 만큼 많은 이들이 그와 대한민국을 응원해 고마웠단다.

김 선수는 “시합을 앞두고 시합 중에는 나를 비롯한 모든 선수들이 예민한 상태였다”며 “패럴림픽이 끝나고 나서야 비로소 웃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하도 울어서 팀원들이 이제야 웃는다며 장난스럽게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여군 꿈꾸던 소녀, 사이클 선수 되다
한편 김 선수의 어릴 적 장래희망은 여군이었다. 하지만 그의 큰 언니이자 사이클 선수인 김정신 선수의 영향을 받아 꿈이 바뀌었다. 김 선수는 “언니가 멋있어 보여 사이클 선수로 꿈을 바꿨다”며 “내성적이고 소심한 성격이었는데 자전거를 타면서 적극적인 성격으로 변했다”고 말했다. 16살에 사이클에 입문해 고등학생 때는 국가대표 상비군으로 활동한 그는 한국통신(현 KT)과 창원시청에서 선수로도 활동했다.

교통사고의 기억
하지만 승승장구하며 미래가 기대되던 그에게 시련이 찾아왔다. 창원시청에서 활동하던 당시 교통사고를 당했고, 더 이상 하반신을 쓸 수 없게 됐다. 그의 나이는 불과 22살이었다. 김옥 선수는 “그날 컨디션이 좋지 않아 몸만 풀자는 생각으로 가볍게 자전거를 타다, 주차된 트럭을 보지 못하고 부딪쳤다”며 “부딪치고 난 뒤 기절해 필름이 끊겼는데 일어나 보니 병원이었다”고 기억했다.

“1년 6개월 간 병원신세를 졌어요. 당시엔 제가 다시는 걷지 못할거라고 생각하지 못했죠. 열심히 하면 다시 운동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만 했었어요. 후에 다리를 사용할 수 없음을 알게 되면서 비참해지더라고요. 이후 대인기피증이 생겼어요. 그 때 엄마가 많이 힘들어하셨죠. 제가 한 번 울면 엄마는 두 번 우셨을 정도였죠.”

자격증 취득부터 쇼핑몰 운영까지
엄마가 힘들어하는 것을 보고 김 선수는 혼자 생활하는 법을 터득하기 시작했다. 휠체어를 타고 차 타는 법, 계단을 오르는 법 등 연습에 연습을 거듭했다. 그는 “연세세브란스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는데 그때 의사가 어차피 못 일어나니까 사회적응훈련이나 하라고 했다”며 “그 이야기를 듣고 누구의 도움 없이 혼자 살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후 재활운동을 하다, 이렇게 가만히 있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부산직업전문학교 건축학과에 입학했다.

학교생활을 하면서 그는 건축 관련 자격증을 취득해, 토목회사에서 3년 간 일하기도 했다. 그리고 친구들과 함께 1000만 원의 순익을 내는 쇼핑몰을 운영하기도 했다. 운동선수 기질로 무언가를 시작하면 끝을 봐야한다는 성격에 POP 손글씨 자격증, 천연화장품 강사자격증 등 그가 취득한 자격증도 여러 개다.

“해본 일 중에서는 쇼핑몰 운영이 재밌더라고요. 그런데 아버지가 분당에서 공직생활을 마치고 당진으로 내려와 같이 살자고 하셔서 2002년에 당진을 찾았어요. 당시 당진엔 아무것도 없었을 때라 지인을 통해 탁구를 알게 됐죠. 할 일이 없어서 시작한 탁구인데, 탁구를 배운지 4년 쯤 되니 서울시청에서 오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서울시청 소속 탁구선수로 활동하다, 2015년 11월에 그만두고 충남대표로 패럴림픽을 준비하게 됐어요.”

엄마같은 사람 되고파
탁구는 중독성이 강하고, 스매싱을 날렸을 때 상대방이 내 공을 막지 못할 경우 느껴지는 그 쾌감과 희열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다. 이처럼 탁구의 매력에 빠져 있는 김 선수는 운동선수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생활체육으로 운동을 시작했다면 즐겁게, 엘리트체육으로 운동을 하고 있다면 체계적으로 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선수는 “운동을 하다 그만두면 몸이 아프다”면서 “장애인 선수들에게는 스포츠는 생활”이라고 말했다.

또한 김 선수는 고마움을 전하고 싶은 사람으로 그에게 탁구를 가르쳐 준 김경태 코치와 서울시청 박재형 감독을 꼽았다. 또한 “누구보다 엄마에게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마음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엄마는 제가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고 존경하는 사람이에요. 저의 숨결 같은 존재이죠. 강단 있으면서 자상한 엄마. 엄마 같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겸손한 마음으로 노력하는 실력자
한편 김 선수의 목표는 2020 도쿄패럴림픽에서 핸들사이클 종목에 출전하는 것이다. 연습할 곳이 많지는 않지만 지금도 꾸준히 훈련 중이다.

“노력하는 실력자가 저의 좌우명이에요. 실력자라고 해서 연습을 게을리 한다면 실력은 줄기 마련입니다. 이전에 서울시청에서 같이 운동했던 김영건 선수를 좋아하는데, 김영건 선수는 실력자인데도 불구하고 무척 겸손해요. 금메달을 4번이나 거머줬는데도 자만하지 않고 언제나 꾸준히 연습하죠. 그처럼 끊임없이 노력하는 실력자가 되고 싶습니다.”

>>김옥 선수는
·1977년 경기도 가평 출신
·경기도 동화중·고등학교 졸업
·전 한국통신, 창원시청 소속 사이클 선수로 활동
·전 서울시청 소속 탁구선수로 활동
·현재 당진시 읍내동 거주
·2015년 제35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 탁구 여자 단체전 TT1-5 금메달 수상
·2016 전국장애인체전 탁구 단식 2위, 단체전 3위 수상
·2016 리우패럴림픽 탁구 여자 단체전 동메달 수상
 

 

저작권자 © 당진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5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