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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 앞둔 당진전통시장 풍경
“먹고 살기 힘들지만 새해엔 나아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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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일장·노브랜드 매장 북적…어시장 침체 여전
인심 담은 ‘검은 봉다리’ 사람 냄새 솔솔

설날을 한 주 앞둔 당진전통시장에는 사람들의 훈훈한 체온과 함께 경제침체의 냉랭함이 함께 스며 있다.

평일에는 한산하기 그지없지만 5일에 한 번, 당진전통시장은 그나마 활기를 찾는다. 시대가 변해도 옛 추억과 더불어 사람 사는 냄새가 나는 전통시장에는 여전히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전통시장을 찾은 한희(읍내동) 씨는 “오늘은 굴, 달래, 닭발 등을 샀다”며 “장날이 아니더라도 평소에 시장을 자주 찾는 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장에 오면 옛날 생각이 난다”며 “사람 냄새가 나는 전통시장이 오랫동안 보존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정원(시곡동) 씨 역시 “장날마다 볼거리와 먹거리를 찾아 시장에 온다”며 “시장에 오면 삭막한 도시 속에 아직 남아있는 사람 사는 정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경기침체에 서민경제도 위축
그러나 전통시장 상인들의 표정이 밝지만은 않다. 장기적인 경기침체로 인해 소비가 많이 위축됐기 때문이다. 시장에서 만난 사람들은 하나같이 위축된 서민경제에 대한 걱정이 많았다. 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이 대형마트 등을 선호하면서 전통시장은 계속해서 외면 받고 있다.

특히 지난 2015년 지어진 어시장 상인들의 걱정은 더욱 크다. 이마트 노브랜드 매장 입점을 통해 전통시장과 상생을 이루겠다고 했지만, 손님수의 격차는 더욱 커지고 있다. 노브랜드 매장에서 만난 정연금(송악읍 기지시리) 씨는 “노브랜드는 수입과자, 초콜릿 등 다른 마트나 전통시장에 없는 물건이 많다”며 “게다가 가격도 저렴해 구매하는데 있어 부담이 없다”고 말했다.

야외에 펼쳐진 5일장과, 어시장 2층 노브랜드 매장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질 뿐 대목을 앞두고도 어시장은 꽤 쓸쓸하다.

AI로 널뛰는 닭값·달걀값
최근 닭 등 가금류 농장에서 큰 문제가 되고 있는 AI(조류인플루엔자)로 인해 이를 찾는 소비자들이 줄면서 가금류 가격은 폭락했다. 반면 계란 생산이 줄면서 달걀값은 폭등했다. 당진할인마트에서 일하는 차명자 씨는 “닭값은 폭락하고 달걀값은 두 배 이상 올라 사람들이 거의 구매하지 않고 있다”며 “품목마다 할인 행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달걀값은 더 이상 낮출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작년 이맘 쯤에는 북적이는 손님들로 일손이 모자랄 정도였는데, 올해에는 명절을 앞두고도 손님이 크게 늘지 않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새해소망은 경기회복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통시장엔 우리 이웃들의 삶이 있다. 대형마트의 규격화된 포장과 그램 단위로 정확히 계산된 가격이 아닌, 한 줌 두 줌, 대충 어림잡은 손길 속엔 차마 야박하게 담지 못하는 넉넉한 인심이 있다. 퉁명스러운 듯 물건을 담아낸 ‘검은 봉다리’에는 꼼꼼하게 랩으로 포장한 마트 물건엔 담기지 않은 훈훈한 정이 있다.

지난한 경기침체에 다들 지쳐가고 있지만 전통시장에서 만난 사람들 저마다 다시 한 번 새해 소망을 마음에 품는다. 12년째 농심축산물도매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양재민 씨는 “전통시장은 물론 어시장이 활성화되지 못해 안타까운 마음이 크다”며 “새해에는 시장 소상공인들이 함께 웃고 기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10년째 한약재를 판매하고 있는 김양회 씨 또한 “10년 전과 비교하면 매출이 반토막 난 상황”이라며 “물가 변화는 미미한 수준인데 소비는 위축돼 상인들이 먹고 살기 힘들다”고 말했다. 김 씨 역시 “소상공인이 잘 사는 당진시가 됐으면 하는 게 새해 소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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