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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환경·갈등
  • 입력 2017.02.18 17:43
  • 수정 2017.02.20 08:30
  • 호수 1146

폐아스콘 재활용 공장 추진 논란
승전목·이배산 훼손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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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소리 제외한 면천 주민 반대 나서
“아스콘 생산 줄이고 재생사업 하는 것”

면천면 사기소리에 위치한 석산개발업체 삼호개발이 폐아스콘을 처리하는 건설폐기물사업을 추진하고 있어 지역주민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아스콘 제조업체인 삼호개발은 이배산 일대 31만4892㎡에 대해 지난 1989년부터 아스콘 공장을 설립해 석산 개발을 진행해 왔다. 최근에는 하루 최대 288t을 처리하는 규모의 폐아스콘 재활용 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현재 충남도의 허가를 받은 상태다. 이와 관련해 사기소리를 제외한 면천면 주민들이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면천면 삼웅2리 한 주민은 “삼웅2리는 우렁이쌀 등 친환경 농작물 재배단지로 공장과 불과 1.4km 떨어져 있어 직접적인 환경피해를 받게 된다”며 “폐아스콘은 공해 물질인 벤조피렌 등 발암물질과 먼지·악취 등을 배출하는 등 휘발성유기화합물질이 유입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이어 “그동안 석산개발을 하면서 돌가루가 날리거나, 발파 작업으로 인한 소음 및 진동 공해를 참아왔는데 일언반구 말 한 마디 없이 폐아스콘 재활용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면천면에서는 13개 마을 중 삼호개발이 위치해 있는 사기소리를 제외한 나머지 12개 마을이 반대하고 있다. 면천면 주민자치위원회와 이장협의회에서도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김영성 이장협의회장은 “사기소리 이외에도 송학리와 삼웅리는 공장과 가까워 피해를 받을 수밖에 없다”며 “면천은 역사 유적지와 문화재가 많은 지역으로 아직까지 파괴되지 않은 자연환경을 보존해야 할 가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장이 설립되면 결국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삼호개발이 위치한 사기소리 주민들은 공장 건립에 대해 조건부로 승인한 상태다. 이길래 사기소리 이장은 “삼호개발은 30여 년 간 사기소리에서 원만하게 공장을 운영해 왔다”며 “오랫동안 지켜본 결과 주민들은 공장을 어느 정도 신뢰하고 있기 때문에 사업 추진을 승인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지켜보면서 문제가 있을 때에는 시정을 요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동학혁명 유일한 승리 장소 ‘승전목’

한편 삼호개발이 위치한 곳은 역사적 가치가 재조명되고 있는 승전목과 이배산 일대로, 주민들은 훼손될 위기에 놓여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당진읍 구룡동과 면천면 사기소리에 걸쳐 있는 이배산의 경우 등이 터진 이무기처럼 생겼다고 해 ‘이무기산’으로도 불렸는데, 예로부터 신선한 용의 기운이 서렸다고 전해져 주민들이 기우제를 기내기도 했다.

승전목의 경우 동학농민혁명 당시 농민군이 일본군을 상대로 싸워 유일하게 승리했던 곳으로 (사)내포문화숲길에서는 승전목과 이배산의 자연적·역사적 가치를 이어가고자 승전목 승전기념일에 맞춰 기념행사를 개최하며 보존에 앞장서고 있다.

이러한 지역민들의 노력과 달리 승전목과 이배산을 훼손하는 공장 설립은 합당하지 않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이지훈 내포문화숲길 당진지부장은 “석산개발로 파헤쳐진 이배산을 생태공원으로 바꿔 자연환경과 역사문화가 살아 숨 쉬는 곳으로 가꿔야 한다”고 말했으며, 김병빈 당진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은 “승전목을 복원하기 위한 방안을 구상하고 있는 단계에서 폐기물 재생공장이 들어선다는 것은 맞지 않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진시에서는 이처럼 주민과 업체 간 갈등이 일지 않도록 개발 시 문화재와 유적지 보존에 관한 지침 또는 조례를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당진시 자원순환과 구봉회 폐기물자원팀장은 “현재 건설폐기물사업 계획서를 처리하는 과정에 있으며 주민의 의견을 수렴하는 기간”이라며 “삼호개발 측에서는 석산 개발을 70%로 줄이고 아스콘 재생사업을 추가할 계획으로, 옥내에서 공정이 이뤄지기 때문에 큰 오염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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