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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입력 2017.02.20 11:26
  • 호수 1146

[NGO 칼럼]김희봉 당진시농민회 협동조합개혁위원장
여러분의 하나님은 정의로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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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땅에 기독교가 전파된 지 200년이 지났다. 한국은 인구대비 기독교 신도와 교회 수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증가됐다고 한다. 기독교가 발원한 서구 유럽보다 더욱 부흥발전 했다는 것이다. 기독교가 전파되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폐단도 있었지만 우리민족에게 기여한 공도 이루 헤아릴 수 없다. 무엇보다 우리민족에게 서구 문화와 각종 문물을 전파해 시민의식을 일깨워준 것이다. 그리고 기독교 선교사들에 의해 민주주의라는 사회제도와 함께 많은 학교가 세워져, 대한제국이 대한민국으로 진보하는데 기여했다.

그런데 지금 한국사회는 6만7000여 개의 교회 십자가 불빛이 휘황찬란한 반면, 성경 속 천국과 예수님의 복음과는 점점 멀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예수님은 스스로 가난했고, 가난한 자에게 복이 있다고 설교했지만 어느 순간 자본이 우리나라 교회를 지배하기 시작했다. 예수께서 교회가 강도의 소굴로 변해가는 것을 걱정했듯 지금 교회는 상업화하는 경향마저 보이고 있다.

또한 일부 종교지도자들의 부도덕한 범죄 역시 언론에 지속적으로 보도되는 등 참으로 가슴 아픈 현실 속에 살고 있다. 최근에는 한 종교지도자가 부패한 정당을 혁신하겠다며 나섰지만 혁신은 커녕 간판(정당 이름)만 바꿨다는 세간의 비난을 받고 있다.

종교의 역사에서 십자가를 팔아 종교지도자가 권력을 지배하려는 시도는 끊임없이 있었다. 우리나라에도 개신교 신자였던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을 하던 때에 “서울을 하나님께 봉헌하겠다”고 말해 파문이 일었다. 종교행위는 자유지만 지도자의 이러한 발언은 타 종교인들과 충돌할 가능성이 높다. 배타적 종교행위는 타 종교 시민들을 배척하는 행위로 전혀 성경적이지도, 기독교적이지도 않다.

이번 정권에서 기독교계는 세월호 참사와 비정규직 차별 등 반생명적이고 반헌법적 통치행위와 노동탄압에 대해 정의로운 말씀이 없었다. 뿐만 아니라 일부 종교지도자들은 신도들을 광장에 동원해 계엄령을 선포하라는 둥 반인권적인, 반그리스도적인 행위를 저지르고 있다. 종교단체와 장로가 앞장서서 시민단체들을 종북세력으로 매도하고 있는 것을 하나님은 어떻게 생각하실까? 멀쩡한 시민들을 종북으로 매도하기 전에 자신의 교회에 다니는 농민, 비정규직 노동자, 영세자영업자 신도들을 착취·억압하는 재벌과 정부의 잘못을 먼저 비판해봤으면 한다.
언론 보도처럼 노동자·농민·영세자영업자들이 어려움에 발버둥칠 때 재벌들은 수천억 원에서 수조 원씩 금고에 쌓아두고 권력과 부당한 거래를 했다. 그러나 많은 종교지도자들은 이러한 재벌과 권력자들에게 충고 한 마디 없었다. 종교지도자들에게 간곡히 당부 드린다. 각자의 종교가 추구하는 자비와 사랑의 정신으로 화해와 용서를 이루도록 권해야 한다. 또한 구국을 위해 기도하려면 정권이 아닌 국가의 안녕과 평화를 위해서 기도해야 한다.

우리가 아는 예수님의 가르침은 부정한 권력을 찬양하고 옹호하기 보다는 불의와 불평등함을 해소시키고자 자신의 몸을 희생해서 인류를 구원하고자 했다는 사실이다. 신도들 역시 이제는 가라지와 알곡을 잘 가려야 한다. 십자가라고 해서 다 예수 고난의 십자가가 아니듯 종교지도자라고 모두 다 선한 목자는 아니라는 것이다. 부정한 조직들과 함께 부정한 세력을 옹호하는 일부 종교지도자들에게 묻고 싶다. 여러분의 하나님은 정의로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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