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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종교
  • 입력 2017.02.25 08:49
  • 호수 1147

[종교칼럼]편종만 팔복감리교회 담임목사
네가 어디 있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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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어디 있느냐? 라는 물음은 여호와 하나님께서 범죄 후 엄습해 오는 두려움을 피해 볼 목적으로 무화과나무 잎을 엮어 치마로 삼고, 무화과나무 숲 속에 숨어 숨을 죽이고 있는 아담과 하와를 향해 물으신 물음이다.

모든 사람과 모든 물건은 그가 있어야 할 위치가 있고 감당해야 할 역할이 있다. 학생은 학교에 있어야 하고, 군인은 전선에 있어야 하며, 산업인은 생산의 현장에 있어야 한다. 등대는 바닷가 언덕위에 있어야 하고, 신호등은 교차로에 있어야 하며, 이정표는 갈림길에 있어야 한다.

우리의 지체도 그러하다. 손은 손이 있어야 할 위치에 있어야 하고, 발은 발이 있어야 할 위치에 있어야 하며, 눈과 귀 그리고 코 역시 있어야 할 위치에 있어야 몸을 보호할 수 있다. 있어야 할 곳에 있어야 할 것이 없으면 불편하고 때로는 큰 사고를 유발할 수도 있다.

바닷가 언덕 위에 뱃길을 비춰주는 등대가 없다면 바다를 항해하는 배가 방향을 잃고 표류할 수 있고, 네 갈래 교차로에 신호등이 없다면 앞서가려는 차들이 서로 충돌하여 큰 사고를 유발할 수 있다. 위치는 매우 중요하다. 경계근무를 하는 병사는 그가 서 있어야 할 위치가 정해져 있다. 경계병이 그가 서 있어야 할 그 자리에 서 있지 않다면 그는 근무지 이탈로 간주되어 벌을 받게 된다.

지금 우리 5000만 민족은 탄핵의 기로에 서 있고 진보와 보수로 양분되어 있으며, SNS를 통해 수많은 정보를 쏟아내고 있다. 정보들 가운데는 사실이 아닌 정보도 적지 않고, 해서 안 될 폭언이나 욕설도 적지 않다. 그래서 많은 국민들이 혼란을 느끼고 언론을 불신하는가 하면 아예 TV를 꺼버리는 이들도 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서있어야 할 위치와 그곳에서 해야 할 역할을 몰라 혼란을 일으키고 있는 것 같다.

탄핵 이후 토요일이면 사람들이 두 분류로 나뉜다. 태극기 집회의 장으로 가는 사람과, 촛불집회의 장으로 가는 사람으로 그곳이 자신이 있어야 할 위치라고 생각해서 가겠지만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았으면 좋겠다. 지금 자신이 서 있는 이곳이 자신이 마땅히 서 있어야 할 위치인가를 말이다. 있어야 할 것이 있어야 할 곳에 있지 않다면 그것은 장애물이 된다.

교차로에 등대가 서 있거나 직선도로 한 가운데 통행을 막는 바리케이트가 놓여 있다면 그것은 분명 장애물이다. 장애물은 또 다른 사고를 유발할 수 있다. 나라가 어려울 때 일수록 한 나라의 지체 된 우리는 자신이 서있어야 할 위치를 바로 알고 그곳에서 그가 해야 할 일을 충실히 감당해야 한다.

주여! 지금 내가 서있어야 할 위치와 해야 할 마땅한 일이 무엇인가를 가르쳐주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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