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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3.24 21:45
  • 호수 1051

주요 프로그램 소개
충남농아인협회 당진시지회·당진시수화통역센터
농아인들의 소통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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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인과 청인의 가교 역할
영화상영·수화통역 등 다양

▲ 농아인협회 당진시지회에서 주최한 농아인 인권교육 당시 모습

청인(聽人)과 농인(聾人)의 사회는 다르다. 소리를 들을 수 있는 비장애인인 청인은 음성으로 언어를 사용한다. 반면 농인들은 소리가 들리지 않기에 수화(수어)라는 시각 언어를 사용한다.
음성 언어와 시각 언어가 주는 차이는 생각보다 크다. 때로는 표현의 방식도 달라 서로 오해하는 경우도 있다. 표현에 한계가 있는 수화로 시각 언어를 사용하는 농인들은 직설적인 어법을 쓴다.

예컨대 성형수술을 한 친구에게 ‘예쁘다’라는 표현을 하기 위해 “전에 얼굴은 추했는데, 지금은 낫다”라는 표현을 한다. 그들에겐 너무 당연한 표현이다. 하지만 청인은 때론 농인들의 언어와 사회에 상처를 받기도 한다. 그만큼 농인과 청인의 사회는 그 언어만큼 문화적 차이도 크다. 이러한 간극을 조금이나마 좁혀주는 역할을 충남농아인협회 당진시지회가 하고 있다.

수화통역센터까지 운영
충남농아인협회 당진시지회는 농아인을 위한 복지단체다. 회원은 84명이며 통역서비스를 이용하는 농아인은 150명에 이른다. 한편 노인성 난청 혹은 중도에 청력을 잃은 당진시 전체 언어청각장애인은 960명이다. 여기서 농아인이란 수화라는 시각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을 말한다.

농아인협회 당진시지회는 당진시수화통역센터를 부설기관으로 운영하고 있다. 여기서 지부장이 센터장을 맡아 겸직하고 있으며, 청인인 수화통역사가 2명, 농통역사(중개통역사)가 1명으로 구성돼 있다.

소통의 공간으로
농아인협회 당진시지회는 농아인들의 소통 공간이다. 임상빈 수화통역사는 “농아인의 가족이어도 수화를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지회가 유일한 그들의 소통의 공간”이라고 말했다. 하루에 통역서비스 이용 건수만 5~10건이며 이외에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지회를 찾는 회원만 20~30명에 이른다. 가족과의 불화, 직장에서의 갈등을 수화를 통해 이야기하고 장 보는 일, 병원 진료를 보는 일 등 업무를 처리하기도 한다.

이외에 지회에서는 농아인들이 사회에 통합될 수 있도록 게이트볼 동호회, 척사대회, 문화탐방 등을 진행하기도 한다. 이 가운데 배리어프리 영화상영은 한국 영화 중 농아인들을 위한 자막영화 상영으로 매달 1회 씩 CGV당진에서 진행되고 있다. 최근에는 영화 <조작된 도시>를 관람했다.

수어통역에서 취업알선까지
한편 부설기관인 당진시수화통역센터는 농아인들이 청인들과 소통할 수 있도록 돕는 기관이다. 센터에는 △수어통역 △상담 △취업알선 △수화교육이 있다. 수어통역은 수화를 통해 청인과 농아인들이 소통할 수 있는 가교역할을 하는 것이다.

몸이 아픈 곳이 있어 병원을 갈 때 수어통역을 담당하는 통역사를 통해 어디가 아픈지 의사에게 전하며 진료를 받고 약을 처방받는다. 또 필요한 물건을 살 때, 법률 자문을 받을 때, 민원을 처리할 때 등 농아인의 생활 곳곳에 수어통역 서비스가 이용되고 있다. 또 상담은 그들이 안고 있는 고민들을 들어주고 또 다른 기관에 연계해, 가족과 직장에서 있는 여러 문제들을 발굴하기도 한다.

한편 지회에서는 1년에 최소 6건 정도의 농아인 취업을 돕는다. 취업이 필요한 농아인을 접수 받고 당진시장애인복지관 직업재활팀과 연계해 진행한다. 농아인을 고용하는 업체와 면접을 볼 수 있도록 돕고, 그들이 직장생활을 지속적으로 이어갈 수 있도록 사후통역도 돕고 있다.
또한 수화교육은 청인과 농아인 모두를 대상으로 하기도 한다. 청인에게는 농아인 사회에 대한 이해부터 시작해 수화를 강의하며 수화를 모르는 농아인을 대상으로 표준화된 수화를 알리는 교육이다.

“농문화 이해해주길”
김정희 중개통역사는 “농아인의 수가 많지 않아서 사회에서는 소홀히 취급되는 경향이 있다”며 “우리 농아인도 소중한 존재니 관심 가져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농아인은 스스로 장애를 극복해도 청인이 농아인을 이해하고 있지 않다면 사회에 통합되기 어렵다”며 “청인과 다른 농아인 문화에 대해 관심 갖고 이해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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