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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대안
  • 입력 2017.04.15 12:59
  • 수정 2017.04.25 18:10
  • 호수 1154

2017 기지시줄다리기 민속축제
줄로 하나되는 세상, 그리고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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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과 함께 체험거리·볼거리 풍성
“축제 전문가 필요하다”

거대한 줄이 꿈틀거린다. 직경이 1m, 무게 20t에 이른다. 길이는 암줄 100m, 숫줄 100m 합쳐 200m나 된다. 수천 명이 힘을 모아 “의여차”힘차게 외치면 큰 줄이 꿈틀대며 움직인다. 
기지시줄다리기 민속축제의 마지막 날인 지난 9일 축제의 하이라이트인 줄 나가기와 줄다리기에서는 모든 참가자가 ‘줄’이라는 매개체로 하나가 됐다.

유네스코 등재 이후 두 번째 축제

2017 기지시줄다리기 민속축제가 지난 6일부터 9일까지 나흘간 기지시줄다리기박물관 일원에서 개최됐다. ‘의여차! 줄로 하나되는 세상’이라는 주제로 열린 올해 기지시줄다리기 민속축제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이후 두 번째다. 민속축제로서 위상을 드높이는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더욱 풍성하게 마련됐다.

지난 6일 국수봉에서 유교, 불교, 민속신앙 순으로 당제를 올리며 축제가 시작됐다. 기지시리 흥척동 대동우물에서는 용왕제가, 기지시리 장터에서는 시장기원제가 진행됐다. 7일 열린 개막식에서는 기지시줄다리기 구자동 예능보유자가 문화유산헌장을 낭독했으며 유네스코 아·태무형유산센터가 제작한 기지시줄다리기 교육책자(동화책 ‘유네스코가 들려주는 줄다리기 이야기’)를 김홍장 당진시장과 허권 아·태무형문화유산센터 사무총장이 기지초등학교 교사와 학생들에게 전달했다. 이어 원창재 전 기지시줄다리기 보존회장을 비롯한 6명의 유공자가 표창을 받았다.

줄다리기 한마당…다양한 줄다리기 선보여
한편 8일에는 유네스코에 공동등재 된 줄다리기를 한 번에 볼 수 있는 ‘유네스코 줄다리기 한마당’이 열렸다. 이날 기지시줄다리기를 비롯한 삼척기줄다리기, 남해선구줄끗기, 영산줄다리기, 밀양감내게줄당기기 등이 시연됐다.

한편 축제기간 동안 다양한 대회도 펼쳐졌다. 당진시 솟대경연대회, 전국풍물대회, 읍면동 그네뛰기 대회 및 윷놀이 대회, 유아부 스포츠줄다리기 대회·초등학생 대상 교육장배 스포츠줄다리기 대회·전국 스포츠줄다리기 대회 등이 열렸다. 특히 올해 처음 개최된 제1회 교육장배 스포츠줄다리기 대회에서는 기지초등학교가 고대초등학교를 2-0으로 이겨 초대 우승팀이 됐다. 또한 제9회 전국 스포츠줄다리기 대회에서는 남자부 640㎏ 급 경기는 광주 빛고을무들범팀이, 600㎏ 급 경기는 대전 한빛팀이, 혼성 560㎏ 급 경기는 울산창원연합팀이, 여자부 520㎏ 급 경기는 빛고을 광주팀이 각각 우승했다. 또한 14개 읍면동 줄다리기 대회에서는 기지시줄다리기의 본고장인 송악읍이 결승에서 대호지면을 꺾고 1위를 차지했다.

승패보다는 ‘화합’
마지막 날인 9일에는 줄 고사를 시작으로 줄 나가기, 비녀장 결합, 줄다리기가 잇따라 진행됐다. 다양한 농기가 바람에 펄럭였고, 풍물단의 흥겨운 가락이 힘을 돋웠다. 수천 명이 직접 박물관 시연장으로 거대한 줄을 운반하며 장관을 연출했다. 이날 사용된 줄다리기 줄은 기지시줄다리기 보존회와 축제위원회 임원들의 땀과 노력으로 지난 3월부터 한 달 이상 제작한 줄이다.

기지시줄다리기는 수상이 이기면 그 해 나라가 태평하고, 수하가 이기면 풍년이 든다는 속설이 있다. 이에 사람들은 수상과 수하로 나눠 3판 2선승제 경기에 참여한다. 올해 줄다리기에서는 수상이 2-1로 승리를 차지했다. 무엇보다 기지시줄다리기는 승부와 결과에 연연하기 보다는 함께 즐기며 마을의 평안과 화합을 기원하는 전통으로, 화합을 다지는데 의미가 있다.
줄다리기가 끝난 뒤에는 참여한 사람들이 새끼줄을 잘라가기도 했다. 아이를 못 낳는 여인이 줄을 다린 물을 마시면 아이를 낳는다는 속설이 있다. 수상의 줄을 다려 마시면 아들을, 수하의 줄을 다려 마시면 딸을 낳는단다. 또한 한 해의 안녕을 바라는 사람들이 줄을 한 움큼씩 가져가기도 한다.

참여 이끌어내는 다양한 행사
한편 기시지줄다리기는 기지시리 마을에서 자생적으로 행해지던 축제로, 500년 동안 주민들의 참여로 이어져왔다.

당진시에서는 2007년부터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하며 지난 2010년부터 매년 행사를 열기 시작했다. 지난 2015년 등재가 확정되면서 관광객 참여행사가 확대됐다. 연인, 가족 등이 함께할 수 있는 이색줄다리기, 줄 올림픽 등이 이뤄졌고 줄 림보, 면발밀당, 물총줄다리기와 6각·4각 줄다리기, 고무줄놀이, 실 뜨기 등 줄과 관련된 경기가 다수 마련됐다. 또한 ‘의여차! 줄로 하나되는 가족’이라는 주제로 제한시간 내 가족구성원들이 줄넘기, 새끼줄 댕기 땋기, 제기차기, 바늘에 실 꿰기 등 과제에 도전하는 가족 미션도 있어 사람들의 참여를 이끌어냈다.

한편 줄다리기와 관련된 영화상영이 이뤄졌으며 당진시산악연맹 주관 등산줄 매듭 강의, 스포츠 클라이밍 체험과 줄다리기 스탬프 투어 등이 진행됐다. 야간 공연으로 지역예술인들의 공연뿐 아니라 기지시줄다리기를 테마로 한 인형극, 마당극 공연을 통해 관광객들에게 즐길거리를 제공하고 다양한 공연콘텐츠가 마련됐다.

“축제 방향 명확해야”

한편 축제기간 동안 국립무형유산원과 당진시의 공동주최로 기지시줄다리기 발전을 위한 학술 심포지엄이 개최됐다.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하드웨어 인프라 구축을 통한 기지시줄다리기의 활성화 방안 △기지시줄다리기 활성화를 위해 고려해야 할 사항과 과제 △기지시줄다리기 보존회 및 축제위원회의 운영 현황과 발전 방안에 대해 토론이 이뤄졌다.

이날 한양대 서종원 교수는 기지시줄다리기보존회의 문제점으로 △형식적인 교육 △교육인력 부족 △전수생 부족 △신구세대의 갈등을 지적했다. 또한 자체기획 사업이 부족하다며 자생력을 강구하고 시대변화에 따른 대중화를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축제위원회의 문제점으로는 기획력 부족 등이 지적됐다. 또한 당진시, 기지시줄다리기보존회, 기지시줄다리기축제위원회의 명확한 역할 분담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고려대 허용호 교수는 기지시줄다리기 민속축제의 문제점으로 축제 조직과 지향점이 모호하다고 지적했다. 허 교수는 “외부 관광객을 위한 축제인지, 아니면 지역공동체를 위한 축제인지 명확한 방향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외에 축제 전문가 필요하고 적재적소에 인력 배치를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당진시 문화관광과 문화재팀 고대영 학예사는 “기지시줄다리기 민속축제에서는 줄과 관련된 다양한 체험행사를 계획했다”며 “관람객들의 반응을 볼 수 있는 다양한 시도는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시대 변화에 따라 대응하고, 우리나라의 줄다리기를 소재로 한 축제로 발전한다면 더욱 좋을 것”이라며 “축제의 질을 높여 관람객의 만족도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임아연·김예나 기자 yena0808@hanmail.net

조성춘 기지시줄다리기 축제위원장

“‘줄’에 대한 프로그램 연구, 발굴할 것”

“직접 체험하고 참여하는 프로그램이 많아서 좋았습니다. 앞으로도 새로운 ‘줄’에 대한 프로그램을 연구, 발굴해서 더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구성하도록 하겠습니다. 또한 방문하는 당진시민들과 관광객들이 편하게 주차할 수 있도록 주차 문제 해결을 위해 더욱 고민하겠습니다.”
 

안본환 기지시줄다리기 보존회장

“찾아주신 모든 분들 고마워”

“지역민들과 관광객들이 하나가 돼서 행사를 성황리에 마쳤습니다. 찾아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합니다. 앞으로 더욱 섬세하게 행사를 준비해 화합하는 축제를 만들테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단문문 씨(중국 톈진·23)

“한국 전통문화 체험”

“중국에서 한국어를 전공하고 현재는 교환학생으로 순천향대에 다니고 있어요. 한국 전통문화를 처음 겪어보는데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큰 줄을 직접 끌어서 옮기는 게 힘들긴 하지만 친구들과 함께 하니 재미있어요.”
 

천영배 씨(논산시 광석면·63)

“자랑스러운 전통문화”

“풍물단의 초청받아서 논산에서 왔습니다. 기지시줄다리기를 처음 보는데 세계문화유산답게 무척 웅장하고 멋있습니다. 풍물로 사람들의 흥을 돋울 수 있어 보람있고 즐겁습니다. 우리 전통문화에 대해 사람들이 더 많은 관심을 가졌으면 합니다.”

엄중섭 씨(송악읍 기지시리·64)

“단합된 모습 멋있어”
“매년 기지시줄다리기 민속축제에 참여하고 있는데, 올 때마다 정말 좋습니다. 줄의 규모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힘을 모아 줄을 다리는 단합된 모습을 볼 수 있어 매우 멋지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일 가득한 올 한 해가 되길 바랍니다.”

박광호 씨(당진2동·69)

“서로 호흡 맞춰 의여차!”
“기지시줄다리기 민속축제에 4번째 참여합니다.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재밌고 서로 호흡을 맞춰 줄을 당긴다는 것이 가장 매력있습니다. 올해에도 당진시가 평안했으면 합니다. 그리고 저도 99세까지 건강했으면 좋겠습니다.”

나재운 씨(대호지면 두산리·67) 가족

“힘들었지만 즐거워”
“할아버지, 할머니 뵈러 당진에 왔어요. 마침 기지시줄다리기 민속축제를 한다고 해서 왔는데 줄 끄는 것이 힘들었지만 즐거웠어요. 다음에 또 오고 싶어요.”

당진시산악연맹 심권식 회장·조재형 전무이사
“클라이밍 체험 인기 후끈”
“산악연맹에서는 ‘줄로 하나되는 생명’이라는 주제로 부스를 운영했습니다. 직접 인공암벽을 등반해보는 스포츠 클라이밍 체험활동에 대해 사람들의 호응이 뜨거웠죠. 앞으로도 체험부스를 통해 시민들과 교감·소통하고 싶습니다. ”

당진시스포츠줄다리기협회 박서준 회장·권동호 사무국장

“당진도 알리고, 스포츠줄다리기도 알리고”
“초등학생 대상으로 교육장배 스포츠줄다리기 대회를 올해 처음 개최했는데 반응이 좋아 기쁩니다. 또한 전국에서 스포츠줄다리기 선수들이 축제에 참여해 당진을 알리고 기지시줄다리기도 홍보하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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