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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입력 2017.04.24 10:45
  • 호수 1155

[칼럼] 안영순 당진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 주임 상담사
학교 밖 청소년들이여, 괜찮다 아직 늦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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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센터에 군복차림의 한 청년이 환하게 미소 지으며 들어왔다. 그 친구는 몇 년 전 센터에서 운영하는 검정고시반에서 고졸 검정고시를 패스하고 지역의 전문대학에 입학한 학교 밖 청소년이었다.

군에 입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 그 중에서도 청소년상담복지센터 선생님들이 세심하게 도와주었던 부분들이 고맙게 느껴지고 생각도 많이 난다고 하였다. 이 친구처럼 센터를 떠났어도 스승의 날이 되면 케이크를 들고 오거나, 꽃다발을 사들고 오거나 선생님들이 보고 싶다며 불시에 찾아오는 학교 밖 청소년들이 종종 있다.

많은 사람들은 학교 밖 청소년들을 떠올리면 ‘말 안 듣고 속 썩이는 아이들’, ‘학교에서 사고치고 퇴학당한 꼴통들’, ‘말썽쟁이들’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하지만 이곳에 오는 친구들은 저마다 사연을 갖고 있다.

운동특기생이었으나 운동을 포기하면서 학교를 그만 둬야 했던 친구, 전학을 왔는데 따돌림에 시달려 학교를 포기한 친구, 유학을 다녀왔으나 학교를 인정 받지 못해 다시 검정고시를 준비해야 하는 친구, 가정불화나 경제적 사정으로 학업을 이어갈 수 없었던 친구, 잦은 비행으로 강제 퇴학당한 청소년 등 여러 가지 이유로 마음의 병을 담고 좌절해서 오는 친구들이 많다.

처음에는 눈치보고 소극적이고 자신감 없는 태도로 일관했던 아이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눈빛이 편안해지고 언어가 부드러워지고 말수가 늘어나고 목소리도 커져간다. 검정고시를 패스한 친구들은 한 번 더 욕심을 낸다. 재시험을 쳐서 점수를 올려 대입을 준비하거나 자격증 취득을 준비하거나 적극적으로 새 삶을 도전하게 된다. 더 이상 ‘낙오자’, ‘문제아’가 아닌, 이전과는 사뭇 다른 모습을 갖게 되는 것이다.

청소년기는 발달특성상 심리적으로 불안정하고 판단력이 낮아 주변의 안정된 도움과 지지자원이 없다면 충분히 실수를 저지를 수 있는 나이다. 한 번 심리적으로 무너진 아이들은 다시금 일어서는데 시간이 꽤 오래 걸린다.

학업을 그만두게 된 원인을 꼭 그들에게만 화살을 돌려 스스로 책임지게 해서는 안 된다. 부정적인 시선과 편견들을 거두고 우리의 아이들이 다시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자신감 회복, 학업단절로 인한 대인관계 개선, 진로탐색, 학업을 습득할 수 있는 기회를 갖도록 해주고 새로운 선택과 재도전 할 수 있게끔 함께 도와줘야 한다.

청소년상담복지센터에서는 부설로 학교 밖 청소년지원센터 꿈드림을 운영하면서 교육청, 보호관찰소, 경찰서, 각 급 학교와의 연계 협력관계를 갖고 학교 밖 청소년을 위한 연중 검정고시반 운영, 진로탐색 및 취업지원활동, 자격증 취득과정, 멘토단 운영, 문화체험활동, 무료 건강검진 서비스 등 다양한 방법으로 지원하고 있다. 또한 이들이 세상에 혼자가 아님을 깨달을 수 있도록, 도움 받을 수 있고 도움 줄 수 있는 가치 있는 존재로 성장하게 하기위하여 학교 밖 청소년 봉사단 활동도 계획하고 있다.

 학교 밖 청소년이 우리 사회의 건강한 구성원이 되고 미래의 희망이 될 수 있도록 한 번  두 번 실수하고 실패한다 해도 괜찮다고 아직 늦지 않았다고 격려하고 따뜻한 마음으로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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