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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입력 2017.05.13 20:15
  • 호수 1158

[복지칼럼]임준호 당진시건강가정지원센터장
가족, 함께 길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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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함께 산행을 해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필자도 어린 자녀들과 함께 자주 산행과 산책을 가곤 한다. 특히 막내가 4살 때 아미산에 오르던 기억이 지워지지 않는다. 등산로 초입부터 막내가 업어달라고 고집을 피웠고, 아들에게 스스로 걸어가자고 수차례 재촉을 했다.

어리기만 했던 아들은 울면서 계속 뒤쳐져 갔고, 부모로서 안타까운 마음도 있지만 교육적 차원에서 멀리 내다보고 천천히 올라갔다. 어떻게 됐을까? 연년생인 누나가 갑자기 방향을 바꿔 동생에게로 간다. 그러더니 동생 손을 잡고 조금씩 끌다시피 하며 천천히 따라오기 시작했다. 물론 그 이후 그날 산행은 더 이상의 눈물 없이 순조롭게 마쳐졌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느껴지는 가족의 의미도 바뀌어 간다. 모두가 알고 있는 사춘기 자녀의 반항뿐 만 아니라, 양성평등, 일과 가정의 양립, 1인 가족의 빠른 증가 등. 게다가 포스트모더니즘의 물결 이후 모두를 존중해 달라는 다원주의도 우리들의 가족까지 이미 뿌리내리고 있는 듯하다. 당진시도 만만치 않게 가족의 변화가 큰 지역 중 하나다.

2015년 까지 10년 동안 5만 명에 가까운 인구유입이 있었으나 작년부터는 또 다른 양상의 인구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벼농사 중심의 지역사회가, 제철산업의 발전과 대규모 화력발전소 증설 등이 이뤄지면서 영유아와 청소년 자녀를 둔 가족의 수가 증가하던 중, 최근 그 증가의 폭이 많이 둔화되고 있는 추세다. 이러한 다양한 변화들은 지역사회 뿐 아니라 가족에도 갈등의 요인이 될 수 있다.

가족은 누군가가 이기고 누군가는 지는 경기가 아니다. 그렇다고 한 사람씩 이어달리는 계주도 아니다. 모두가 함께 길을 가는 기나 긴 여행이다. 조금 앞선 사람도, 혹은 조금 뒤처지는 가족구성원도 있지만 모두 함께 길을 가야 하는 한 팀이다. 이런 운명적인 한 팀을 꾸려나가는 일이 쉽지 않다. 너무나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의 영향을 받아 차이가 점점 더 커지고 있는 각각의 가족구성원들을 함께 추슬러 나가야 하는 가장들의 어깨는 점점 무거워진다. 이런 무거운 책임감을 내려놓고 싶은 충동이 드는 순간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부모들이 가장 큰 보람과 기쁨을 느끼는 곳 또한 가족이다. 필자는 결혼 10년 만에 첫 아이를 보게 되었다. 큰 아이 돌잔치에서 흘린 희노애락이 담긴 감격의 눈물이 지금도 눈가에 흐르고 있는 듯하다. 아이들은 웃음과 보람을 주기도 하고, 고민과 걱정을 주기도 한다. 다양한 굴곡을 겪지만, 가족은 결국 늘 마지막 순간에 삶의 희망과 웃음을 안겨준다.

가족은 함께 길을 가는 멋진 팀이다. 세상이 아무리 변해도 피는 물 보다 진하다. 빠르게 변화하는 격동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고 하더라도 운명의 길을 함께 가는 변할 수 없는 한 팀이라는 생각을 바꾸지 않는다면 말이다. 각자 보고 듣고 느끼고 생각하는 바가 다른 것이 결점이 될 수도 있지만, 이렇게 차이가 있는 귀와 눈과 머리를 서로 마주대하면 혼자 일 때 보다 비교할 수 없이 폭넓고 깊게, 그리고 멀리 볼 수 있는 운명적인 만남이 가족이다.

이 운명적인 만남을 가슴에 깊게 새긴다면, 함께 가는 길이 더 행복할 것이다.

우리나라가 맞이한 큰 변화에 많은 국민들이 기대와 희망의 눈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처럼, 가족 앞에 놓은 변화가 아무리 빠르게 진행되더라도 서로 기대와 희망의 눈으로 서로를 바라본다면, 운명적인 길을 함께 가는 멋진 한 팀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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