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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입력 2017.05.13 20:16
  • 호수 1158

[문화칼럼]박헌호 당진시립합창단 부지휘자
군산시립합창단 객원지휘를 마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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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0분간의 세계일주’란 주제로 열린 이번 군산시립합창단의 연주회는 세 명의 지휘자가 아메리카, 아프리카·아시아 그리고 유럽으로 나눠 각각 특색 있는 곡들을 선정해, 멋진 무대연출과 함께 진행되었다.

총 450석 규모의 공연장이 필자의 기억으로는 거의 빈자리를 찾을 수 없을 만큼 가득 메워졌다. 분명 관객입장에서는 80분이라는 시간 동안 고급스런 뷔페식당에서 멋진 이벤트와 함께 즐거운 식사를 한 것 같은 느낌을 받았을 것이다.     

필자가 군산시립합창단의 객원지휘자로 초청받은 것은 지난 3월 초순이다. 곧바로 연주기획단계에 돌입해 리허설과 연주까지 약 6주 가량의 시간을 군산시립단원 및 스텝들과 함께하였다. 이 과정을 통해 필자가 인상 깊게 여긴 점은 두 가지다.

첫째는 지휘자의 연주기획을 토대로 스텝과 단원들이 최고의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그 과정이었다. 실제 필자의 기억으로 이 연주를 준비하며 약 6회 간 심도 있는 회의가 진행되었다. 지휘자의 기획의도에 따라 리허설을 하며 야기되는 사항들을 끊임없이 체크하고 수정하여 다시 피드백 하는 작업이다. 또한 좀 더 효과적이고 관객의 입장에서 만족할 만 한 요소들을 다수의 정제된 의견들을 반영하여 결국 모두가 인정할 만한 하나의 의견으로 좁혀가는 과정이었다. 회의 막바지에 이르러선 지휘자와 단원 그리고 스텝들 모두가 이번 연주회의 전체적인 그림을 연주자 입장에서도 관객 입장에서도 눈으로 훤히 볼 수 있었다.

이러한 생산적인 나눔들로 밤을 샌들 피곤하지만 회의 때마다 지위여하를 초월해 마치 마음이 잘 맞는 동료들과의 아주 유쾌한 대화를 하는 느낌이었다. 이번 연주가 성공적이었던 것은 어쩌면 너무도 당연한 결과일 것이다. 이러한 시스템은 필자가 합창지휘를 시작한 이래 늘 생각해 왔던 것이기에 반갑지 않을 수 없었다. 결국 지휘자가 아무리 좋은 연주기획이 있더라도 그 것을 이뤄내기 위해선 반드시 단원들로부터 다방면에서의 도움이 필요한 것이다.

물론 지휘자와 단원들과의 좋은 관계에 있다는 전재가 필요하다. 필자의 주관적인 생각은 지휘자와 단원과의 관계는 상하 수직적인 관계라기 보단 함께 일하는 파트너관계가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지휘자는 보스가 아니기 때문이다.

둘째로 인상 깊었던 점은 시립합창단을 대하는 시민들의 태도였다. 연주 중에는 단원들이 준비한 음악에 정말 만족한다는 마음이 느껴질 만큼 반응해 주었고, 연주 후에는 관객들이 연주자들을 기다렸다가 연주를 통해 각자 느끼고 기억에 남는 여러 가지 소감들을 충분히 전해주었다. 연주자들 입장에서는 격려와 위로가 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러한 시립합창단을 대하는 시민들의 태도는 분명 어떤 교육이나 반복학습을 통해 나오는 반응은 분명 아니었다. 그렇다면 이들이 이토록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날 연주 후 시민들의 반응을 보며 머릿속에 맴돌았던 단어 몇 가지가 있었다. 자부심, 자랑, 사랑, 기대, 팬, 그리고 감사. 필자는 이날 “아 이것이구나, 이것이 바로 시립합창단의 존재 이유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리허설 중 지휘자들이 자주하는 말 하나는 “최고의 연주”이다. 이것을 위해 단원들은 모든 것에 완벽해야하며 100% 때로는 200%가 되어야만 한다고 말하기도 한다. 결과적으로 준비했던 각 요소들을 실수 없이 해내고 관객이 가득 찬 연주라면 최고의 연주라고 말한다. 그 또한 의미 있는 일이기는 하나, 철저히 지휘자 입장 또는 시립합창단의 입장에서의 말이다.

그러나 필자는 좀 다른 시각으로 본다. 최고의 연주라 일컬어질 만한 100% 중 절반은 관객에게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것은 연주자들이다. 연주회의 주최자인 연주자들은 끊임없는 담금질의 과정을 통해 관객 입장에서 더 만족할 만한 결과물을 만들기 위한 갈구에 늘 적당한 목마름, 기분 좋은 부담감이 필요하다. 이러한 연주자들의 결과물은 나머지 50%의 키를 쥐고 있는 관객 즉 시민들의 마음으로 흘러 시립합창단에 대한 자부심을 갖게 되고 다음 연주를 기대하는 마음이 생기며 우리 시에 이러한 시립합창단이 있음에 감사하는 마음에까지 이를 때 비로소 연주자와 관객이 인정할 수 있는 100%가 된다고 생각한다.

필자가 속한 당진시립합창단도 더 좋은 합창단으로 발전하기위해 정비해야할 부분이 있다하여 주변에서 조언(?)해 주시는 분들이 많다. 참으로 다행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아낌없는 피드백을 주시는 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작더라도 이러한 시민들과의 상호작용은 반드시 필요하다.

실제 시민들이 시립합창단을 어떻게 생각을 하고 있는 지를 분석해서 대책을 수립하고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한 것이다.

>> 박헌호 당진시립합창단 부지휘자는 당진시 채운동 출신으로, 탑동초·당진중·호서고를 졸업하고 미국과 필리핀에서 합창지휘를 전공했다. 현재는 당진시립합창단 부지휘자와 협성대학교 객원교수로 활동하고 있으며, 유망한 신진 지휘자로 평가받고 있다.  
<학력>
·University of Santo Tomas 졸업(합창지휘, 학사)
·중앙대학교 대학원 졸업(합창지휘, 석사)
·University of Cincinnati 졸업(합창지휘, 석사)
·University of  illinois 졸업(합창지휘, 박사)
<경력>
·한남대학교 음악전문위원 역임
·한남대학교 합창단 지휘자 역임
·현)협성대학교 객원교수
·현)당진시립합창단 부지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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