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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입력 2017.06.02 20:37
  • 호수 1161

[기고] 스트레스의 양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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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성 당진시보건소 정신보건 임상자문의

 ‘스트레스’라는 말을 들으면 어떤 것이 연상이 되는가? ‘짜증나는 일’, ‘마감시간’, ‘위협’, 과 같은 스트레스의 원인이 되는 것을 떠올리는 사람도 있고, ‘두통’, ‘불면’, ‘속 쓰림’과 같은 스트레스에 따른 신체의 반응을 떠 올리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스트레스라는 말을 우리는 서로 혼동 없이 사용하고 있지만 스트레스는 매우 주관적인 단어로 일부 사람에게 스트레스인 상황이 다른 사람에게는 스트레스로 다가오지 않기도 한다. 우리는 스트레스 가득한 세상 속에 살고 있다고 느끼면서도 스트레스의 정의가 무엇이냐고 물으면 그 정의를 이야기하기는 쉽지 않다. 아마도 ‘우리에게 해를 끼치는 혹은 해를 끼칠 것으로 예상되는 것 혹은 상황’ 정도로 사람들에게 이해되지 않을까 싶다.

스트레스는 우리 삶에 긍정적인 그림자와 부정적인 그림자 두 가지 모두를 드리운다. 먼저 긍정적인 측면을 살펴보자. 스트레스 반응은 위협에 대한 생존반응이다. 에너지 동원을 통해서 위협을 벗어나도록, 문제를 해결하도록, 경쟁에서 이기도록, 성과를 올리도록 신체를 준비시킨다. 시험이나 업무의 마감시간이 다가왔을 때(적절한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공부나 업무의 효율이 오르는 경험을 모두가 해 보았을 것이다. 문제를 해결한 후에는 성취감을 느끼고 다음 도전에 더 준비된 사람이 된다. 다른 사람의 스트레스나 역경을 잘 이해하게 도와주며 스트레스가 없을 때 우리가 보지 못했던 인생의 소중한 면을 깨닫게 해 주기도 한다. 우리는 우리가 과거에 겪어 온 스트레스 상황이나 고통, 역경이 없었다면 지금처럼 성숙한 모습이나 인생에 대한 통찰을 갖지 못했을 것이란 것을 알고 있다.

문제는 스트레스의 강도가 너무 심하거나, 너무 오래 지속될 때, 작은 일상의 스트레스를 너무 위협적인 스트레스로 인식할 때, 스트레스의 긍정적인 면을 간과한 채 부정적인 측면에만 집중하고 이에 대해서 지나치게 걱정할 때 등의 경우에 나타난다.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 스트레스가 너무 오래 지속되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필요 없는 일에 과도하게 지속적으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면 우리 몸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날까? 과도한 지속적인 에너지 동원으로 혈액 속에 혈당이 지속적으로 높아지게 된다.

이러한 혈당 상승 경향은 대사증후군이나 당뇨병이 걸릴 가능성을 높이고 당뇨가 이미 있는 사람에서는 혈당 관리를 어렵게 만든다. 지속적인 스트레스로 인한 계속된 혈압의 상승은 고혈압의 가능성을 높인다. 소화기능, 생식기능, 면역 기능, 손상된 세포나 장기의 회복 등과 같은 장기적인 계획이 필요한 신체기능은 지속적으로 억제되어 문제를 일으킨다. 또한 지속되는 스트레스, 벗어날 수 없다고 느끼는 고통은 세상을 비관적으로 보게 하고 의욕을 떨어뜨리는 우울증을 야기하고, 그 탈출구로서 자살 사고를 증가시킨다.

스트레스, 다른 이름으로 고통, 역경은 인간 삶의 보편적 요소이다. 우리는 다른 사람에게 우리 삶의 어두운 면은 잘 드러내지 않고 좋은 면만 밖으로 보여주려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다른 이들도 나와 비슷한 정도의 혹은 그 이상의 스트레스를 받고 산다는 것을 잘 인식하지 못한다. 나만이 이런 스트레스, 고통 속에 놓여 있는 것 같이 느끼고, 외로워하며 그 고통을 확대시킨다. 스트레스가 피할 수 없는 인간 삶의 보편적인 요소라면, 스트레스가 우리에게 해로우냐 혹은 이로우냐는 논쟁거리가 아니다. 장점과 단점을 모두 가진 스트레스를 어떻게 하면 내 편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인가가 우리의 관심사가 되어야 할 것이다.

대부분의 경우 우리가 겪는 스트레스를 선택할 수는 없지만 스트레스와 우리가 맺는 관계, 혹은 스트레스를 대하는 태도는 선택할 수 있다. 스트레스의 고통을 인정하고 받아들임으로써 겸손을 배우고, 스트레스를 겪고 있는 다른 사람들을 공감하고 서로 돕는 방법을 배우고, 스트레스를 성장의 기회로 이용하고, 지금 겪고 있는 이 스트레스를 내 인생의 성장의 스토리를 써 가고 있는 중이라고 여긴다면 스트레스가 나에게 주는 해는 최소화하고 스트레스가 나에게 주는 이점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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