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 칼럼
  • 입력 2017.06.12 08:27
  • 호수 1162

한광석 한국농어촌공사 당진지사장
가뭄과 물 관리 단상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일 계속되는 가뭄으로 전국의 논과 밭이 타들어가고 있다. 정부에 따르면 지난 3일 현재 전국 평균 누적 강수량은 166.5mm로 평년(313.4mm)의 54% 수준이다.

농업용 저수지의 전국 평균 저수율은 54%로 평년(68%)의 79%로 낮은 상황이며 비가 계속 오지 않을 경우 모내기 이후 논 물마름 등의 가뭄피해가 예상된다.
우리가 살고 있는 당진지역의 가뭄은 더욱 심해 올해 들어 5월 말 누적강우량은 102.1mm로 평년 276.5mm 대비 37%에 그치고 있다.

당진지역은 영농기 농업용수 공급을 저수지에 의존하는 타 지역과 달리 삽교호에 의존하고 있다. 올해도 삽교호 운정양수장에서 물을 펌핑하여 당진간선과 우강간선을 통하여 농업용수를 공급하여 모내기를 마칠수 있었지만, 실핏줄처럼 이어진 대간선, 지선, 지거 등 용수로를 통하여 장거리 급수를 하는 과정에서 말단부 농업인의 급수 관련 민원이 많았다. 또한 수리시설의 노후화로 용수공급에 애로가 많았다.

삽교호 물을 이용하는 대부분의 지역과는 달리 당진시 정미면 모평리, 덕마리 일원은 현재까지 모내기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지역은 서산 고풍저수지 수계로 상류지역에 우선 공급하고 남은 퇴수가 역천으로 모아지고 이를 활용하여 농사를 지어왔으며 평상시에도 용수로 끝자락에 있어 어려움이 많았는데 올해는 특히 가뭄으로 인해 저수지 물이 고갈되어 농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간 가뭄대책으로 하천을 하상굴착에 의한 용수공급과 삽교호 당진간선을 이용하여 31.7km를 우회하여 1일 4만 톤의 용수를 보충급수시켜 관리구역 247.4ha의 70% 정도는 모내기를 완료하였으나 가뭄이 계속될 경우 피해가 불가피하다. 장기적인 대책으로는 ‘산동지구 농촌용수개발사업’을 통해 석문호의 물을 송수관로를 통해 부족한 농업용수를 보충하도록 본 사업을 조속히 마무리하려고 노력중이다.

당진지역 농민을 ‘수혜받은 농민’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1979년 삽교천개발사업으로 조성된 삽교호의 물을 이용하여 큰 걱정 없이 농사를 지어온 것을 이야기 함이다.
그러나 이것도 옛말이고 계속되는 가뭄으로 삽교호의 저수율이 낮아져 현재 20%대로 떨어지고 있다. 영농기 모내기 이후 활착기, 수잉기 이후 등숙기 까지 많은 양의 물이 계속적으로 필요한데 향후 비가 오지 않는다면 영농차질이 예상된다.

앞으로 무강우에 대비하여 농업용수 절약이 필수적이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서 용수를 2~3일 공급하고 3~4일 중단하는 간단관개(통제급수)를 실시하고 있으며 성공적인 효과를 거두려면 농업인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 용수로, 양수장 등 수리시설물을 활용하여 영농기 농업용수를 공급하다 보면 아쉬운 점이 많이 있다. 1979년 삽교천개발사업시 설치된 수리시설이 30년이 되어가면서 노후화되어 계속적인 보수보강이 필요한 곳은 늘어만 가는데 예산상의 제약으로 농업인들의 요구사항을 다 들어주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운 현실이다.
해마다 계속되는 가뭄을 대비하여 물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고 절약하는 자세가 절실히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물 관리를 하다보면 올해 같은 가뭄에도 불구하고 용수로에서 물이 넘쳐나는 경우를 본다. 농어촌공사는 농업용수의 절약을 위해서 농업인들에게 홍보를 하고 동참을 호소하고 있지만 내 것이라는 한결같은 마음이 적다. 농업인의 입장에서도 용수로 말단에서 내 논까지의 물 관리는 내가 책임진다라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기후변화에 따라 해마다 연례행사가 되어가는 가뭄을 극복하기 위하여 지자체와 물 관리 주체인 농어촌공사 그리고 농업인들 간의 상호 협력과 소통이 어느 때 보다 절실하다.

저작권자 © 당진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5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