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는 이야기] 송악읍 부곡리 동암하이테크 신현철 대표
상록초 문 지키는 키다리 아저씨

아동지킴이 활동비 매달 학교에 기부
한보 때 당진 찾아 이제는 제2의 고향으로
한수미l승인2017.06.19 10:50l(116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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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지킴이 활동비를 학교에 기탁하고 싶은데….”

매일 아침 상록초등학교의 수문장 역할을 하는 아동지킴이 신현철 씨가 행정실을 찾았다. 아동지킴이 활동비로 38만8000원이 입금됐다며 아이들을 위해 사용하고 싶은데 방법을 모르겠다고 물었다. 그렇게 3월이 지나고 4월, 5월에도 어김없이 행정실을 찾았다. 그는 “처음에 간식을 살지, 쌀을 사서 전할지 많이 고민했다”며 “다행히 행정실장님의 도움으로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에게 잘 쓰였다고 하니 오히려 감사하다”고 말했다.

“나도 봉사하고 싶은데”

상록초등학교 앞 동암하이테크를 운영하고 있는 신현철 대표는 매 아침마다 등교하는 학생들을 위해 교통안전 지도를 하는 문성만 교감을 보며 늘 부러웠단다. 그는 “교감선생님이 아니라 그냥 봉사자인 줄 알았다”며 “봉사하는 모습이 부럽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선뜻 나서기가 쉽지 않았다. 봉사할 마음은 있었지만 먼저 나서기가 쑥스럽고 부끄러웠다.

그러다 우연히 당진경찰서 여성청소년계에서 동암하이테크를 찾았고 아동지킴이 활동을 권유했다. 상록초의 지리적 특성 상 인근에 아파트 및 주택이 적어 아동지킴이를 나서는 사람이 없었고, 당진경찰서에서 상록초 바로 앞에 위치한 동암하이테크를 찾은 것이다. 신 대표는 제안에 바로 수락했고 지난 3월부터 매일 아침 학교 앞을 지키고 있다.

“아이들에게 쓰였으면”

3월 한 달 동안 활동을 끝내니 활동비로 38만8000원이 입금됐다. 이 돈을 학생들을 위해 쓰고 싶었던 신 대표는 한참을 고민했다. 고민 끝에 행정실을 찾은 그는 전현만 행정실장으로부터 아직도 어려운 가정형편의 아이들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고 그 아이들을 위해 활동비 전액을 기탁하기로 결정했다. 3월이 지나고 4월이 지나, 5월 활동비까지 모두 상록초에 전달했으며 전달된 기탁금 중 일부는 형편이 어려운 학생 5명의 현장체험학습비로 지원되기도 했다.

“저는 사실 한 게 별로 없거든요. 아동안전지킴이도 우연히 얻은 봉사의 기회기도 했고요. 그러다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이 있다는 것을 듣고 매달 기부하기로 했어요. 오히려 이번 기회에 상록초에 더 애정이 깊어진 것 같아요.”

한보 부도 후 당진 떠나

전 대표는 경상북도 안동 출신으로 1994년 당진을 찾았다. 제철소 정비 기술을 갖고 있던 그는 한보 철강이 있는 당진을 오게 됐다. 하지만 3년이 지난 1998년 한보철강이 부도나며 일자리를 잃었고 결국 당진을 떠나야만 했다. 당진을 떠나 다른 직종에서 일을 했지만 철강업에 대한 향수가 남아있었다.

그는 “자전거 수리하는 사람이 자동차 수리못하는 것처럼 정비 기술은 있었지만 제철소가 아니면 적응하기가 어려웠다”며 “내가 설치한 기계가 다시 돌아간다는 소리를 들을 때는 너무 반가웠다”고 말했다. 그 후 2003년 현대제철이 들어서며 제철소에 남아있던 기억을 가지고 다시 당진을 찾았다.

애정 가득 상록초

다시 당진을 찾은 그는 제철 관련 공구 판매업인 동암하이테크를 시작했다. 그 후 2005년 상록초 바로 앞에 문을 열고 상록초와 인연을 맺어갔다. 동암하이테크가 문 열 그때 당시 상록초는 폐교 위기에 놓인 6학급의 작은 학교였다. 지금의 주차장 자리에는 울창한 소나무가 있었으며 지금의 정문이 작은 후문이었다고. 이후 송악읍 이주단지가 들어서며 학생 수가 늘어났고 후문이 정문으로, 6학급이 20학급으로, 또 학교 건물이 하나 둘 늘어나기 시작했다.

전 대표는 한 발 뒤에서 이 과정을 전부 지켜봤고 학교에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커질 때마다 함께 웃었다. 그는 “학교가 발전되는 모습을 볼 때 남 일 같지가 않았다”며 “그리고 ‘상록초등학교’라는 이름도 너무 예쁘다고 생각해 왔다”고 말했다.

“저는 타지에서 온 사람이잖아요. 당진에 연고도, 학연도 없어요. 근데 지역의 지명이 아닌 상록초라는 이름은 저도 같은 동네 주민으로 반겨주는 것 같았어요. 더 친근하게 느껴졌죠.”

이제는 제2의 고향으로

얼마 전에는 아내까지 당진에 이주했다는 그는 이제 제2의 고향으로 당진과 함께 할 예정이다. 신 대표는 “당진은 참 좋은 동네”라며 “이제는 서울을 다녀오더라도 당진 표지판만 보이면 마음이 놓일 정도로 당진이 좋다”고 말했다. 한편 신 대표는 지금처럼 상록초 아동지킴이 활동을 계속 이어가겠다고 전했다. 그는 “책임을 다 해야 한다는 마음에 부담을 느낄 때도 있다”며 “하지만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말했다.

“상록초등학교 앞은 대형 차량들이 많이 다녀서 위험해요. 아동지킴이 활동을 하기 전에도 혹여 아이들이 사고라도 당할까 노심초사했죠. 이 부근을 지나가는 분들이 학교 앞 만큼은 조심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있는 동안은 아이들이 다치는 일이 없길 바라요.”

 


한수미  d9111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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