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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사는 이야기 25살 주부 고아라 씨(석문면 통정리)
사고뭉치 소녀, 억척주부 되다

21살 결혼, 가족보다 소중한 것 없어
“6시면 퇴근! 주말엔 쉽니다!”
나를 성장시킨 가족…고마워
이영민l승인2017.06.24 19:59l(116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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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남편과 결혼에 골인

고아라 씨는 대학 시절 남편 박영재 씨를 만났다. 선배의 소개로 만난 박 씨는 군인이었다. 훈훈했던 외모의 박 씨가 마음에 들었던 그는 제대까지 기다리기로 결심했다. 시간이 지나서 박 씨가 전역했고, 두 사람이 만나서 결혼해 두 아이를 낳기까지 단 4년만에 모든일이 이뤄졌다. 어린 나이였지만 집안에서 결혼 이야기가 오갔다. 그 무렵 첫째 아이 보름이가 생겼다. 두 사람 모두 하늘이 내린 선물이라고 생각해 두 달 뒤 결혼식을 올렸다.

시댁살이 1년, 처가살이 1년

결혼한 뒤 1년은 서울 시댁에서 살았다. 행복할 줄 알았던 신혼생활은 그리 행복하지 않았다. 술을 좋아하는 남편과 매일 부부싸움을 했다. 고 씨는 군대에서 제대한 지 얼마 안 된 남편을 이해하려 노력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가정을 책임지는 남자의 모습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친정엄마가 있는 당진으로 무작정 내려왔다. 그렇게 두 사람에게 이혼 위기가 찾아왔다. 이혼 도장을 찍기 위해 다시 만난 부부 사이에 냉랭한 기운이 감돌았지만 서로 눈물을 펑펑 쏟으며 화해했다. 이후 친정에서 1년 동안 남편과 함께 살았다.

“무엇보다 가정을 지키는 것이 중요했고 우리 가족을 위해 행복하게 살자고 다짐했어요.”

소녀에서 억척 주부로

고 씨 부부는 당진에서 살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허리띠를 졸라맸다. 남편 박 씨는 취업에 성공했지만 적은 월급으로 네 식구가 살아야 했다. 고 씨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돈을 모았다. 고기가 먹고 싶어도 비싼 삼겹살은 엄두도 못냈다. 이럴 때는 시장에서 세 근에 만 원하는 막고기를 사서 돈가스, 구이, 찌개 등 다양하게 요리를 했다. 과일이 먹고 싶을 때는 저녁 9시에 마트 반짝 세일을 할 때 상하기 직전인 물건을 구입했다. 둘째를 가졌을 때는 당진시 보건소에서 철분제, 기저귀, 분유 등을 무료로 받았고 시에서 지원하는 식품을 받아 생계에 보탰다. 더불어 나라에서 실시하는 희망키움통장을 이용해 적금까지 들었다. 그렇게 아끼고 아껴서 1000만 원을 모았고 석문LH임대아파트에 집을 구했다. 두 사람에게는 너무나도 소중한, 집 이상의 의미를 갖는 공간이었다.

“일반적인 소비습관으로는 절대 집을 살 수 없었어요. 그렇다고 남편의 적은 월급을 탓한 적은 없었죠. 그래도 주말에는 쉬고 6시면 퇴근하니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은 누구보다 많기 때문에 행복해요.”

가족을 위한 시간, 행복의 비결

한편 20살부터 블로그를 운영하며 옷을 팔았던 고 씨는 당진에 살면서 당진맘카페를 통해 엄마들을 대상으로 의류를 판매했다. 생각보다 반응이 좋았고 살림살이에 보탬이 될 만큼 수익이 날 때도 있었다. 얼마 전에는 여성 의류 매장도 개업했다.

고 씨는 조금은 다른 매장 운영 방침을 갖고 있다. 무조건 저녁 6시면 문을 닫고 주말에는 쉰다. 남편의 근무시간도 고 씨와 같다.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은 것이 행복의 비결이라고.

또한 고 씨의 집에는 TV가 없다. 아이들의 장난감은 책이 전부다. TV가 없는 대신 아이들과 놀아줄 수 있는 시간이 많다. 고 씨는 “나는 공부를 잘 못했지만 아이들은 똑똑하게 키우고 싶다”며 “아이들이 쑥쑥 크는 것만 봐도 대견하다”고 말했다.

“결혼하고 나서 더 성장했다고 생각해요. 남편과 보름이, 보은이가 있었기에 이렇게 단단해질 수 있었죠. 제 또래 나이에 결혼한 사람들이 이혼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들의 삶을 나무랄 수 없지만 이혼한다고 더 완벽한 사람을 만날 거라고 생각하진 않아요. 항상 내 옆에 있는 사람이 가장 멋진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더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죠. 바빠도 가정에 소홀하지 않은 엄마이자 아내가 되고싶습니다. 여보, 보름아, 보은아. 사랑해!”

※의류매장 코알라는?
■위치 : 채운동(코아루아파트 1층 상가)
■문의 : 010-2703-0810

“어머, 그 나이에 벌써 애를 둘 씩이나 낳아서 어떡해?”
“일찍 아이 낳으면 좋죠! 저는 너무 행복해요~”
“머지않아 셋이서 부둥켜 안고 울 날이 올거야. 고생하겠어.”

“며칠 뒤 집에서 둘째 보은이가 기저귀를 푼 사이에 큰일을 보더라고요. 옆에서 첫째 보름이는 변기 솔을 담는 통에 변기물을 담아서 마시고 있었죠. 그날 처음으로 울었어요. 제가 우니까 아이들도 덩달아 울더라고요. 시장에서 만난 아주머니의 저 말이 현실이 될 줄이야…. 당황스러웠지만 애들이 우는 것을 보고, 나는 엄마니까 더 이상 울지 않겠다고 다짐했죠.”


이영민  erfgp9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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