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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칼럼

당진시대l승인1997.03.17 00:00l(16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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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덕기
한보사태는 정언유착의 산물

한동안 신문과 잡지는 김영삼 대통령의 차남 현철씨에 대한 기사로 꽉차 있었다. 김현철씨
는 세간에서 뭇사람의 입에 오르내리며 의혹과 불신의 대상이 되고 있다. 마치 김대통령의
아들이 아니라면 우리나라 정치ㆍ경제적 상황이 이렇게 파탄에 빠지지 않고 정권이 이토록
궁지에 몰리지는 않았으리라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김현철씨는 1987년 13대 대통령 선거에서 아버지가 패배하자 아버지 대통령 만들기 최선
봉에 나섰으며, 14대 대선에는 여론조사와 정보를 수집하는 두개의 기관을 운영하며 대선자
금을 관리했다는 것이다. 정통야당을 자임하던 김영삼씨가 야합이라는 비난을 감수하며 소
원대로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대통령 만들기에 성공한 후에는 두기관에 참여했던 인물들이 청와대를 비롯한 정부 요직에
진출하고 15대 총선에는 신한국당 공천으로 다수가 국회에 진출했다. 물론 그들은 현철씨와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며 권력을 느긋하게 즐기고 이 나라를 좌지우지 해왔다는 것이다.
김현철씨는 대통령의 아들로 만족하지 않았다. 대통령 취임후 현철씨에 관한 좋지 않은 소
문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그를 가리켜 부통령 또는 소통령이라고 불렀다. 김대통령의 아호
거산을 빗대 소산이라고도 불렀다. 정부투자기관이나 시중은행장이 되려면 그의 손을 거쳐
야 했다는 것이다. 신한국당 공천을 받으려면 여당중진보다 현철씨를 찾아가는 것이 빠르다
는 소문도 있었다. 또 군대의 요직도 좌지우지 했다는 것이다.
김대통령의 인사스타일을 깜짝쇼라고 하는데 중요보직을 인선할 때는 철저히 비밀리에 이
뤄지며 작업에 참여자는 오직 김현철씨 뿐이라는 것이다. 광범위한 여론수렴과정이 생략되
기 때문에 시야가 좁아져서 적합한 인물선정이 될리 없다. 결국 실패로 돌아가고 잦은 인물
교체로 정책의 일관성이 없어졌다.
김영삼 대통령은 취임초부터 문민정부라 해서 자부심이 대단했다. 가족은 물론 친인척이
비리에 가담하는 것은 결코 용서하지 않겠다고 단언했다. 인사가 만사라고 하면서 유능한
인물을 적소에 배치, 정치ㆍ경제등 각 분야에서 개혁을 꾸진히 추진하고 임기 5년동안 통일
기반을 완성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임기 1년을 남긴 현재 김영삼 정권의 치적을 논하라
면 참담할 정도이다.
그런데 문제는 김영삼 대통령과 그의 아들 현철씨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실정을
거듭해서 나라꼴이 엉망이 되는데 신한국당 실세그룹인 민주계와 언론은 침묵을 지켜왔던
것이다. 지금에 와서 모든 언론들이 준엄한 논조로 김현철씨는 꾸짖고 비리를 들추려고 안
간힘을 쓴다.
언론의 정보수집 능력은 어느 집단보다 뛰어나다. 현철씨의 무소불위의 행위가 지난 4년동
안 언론에 감지되지 않았을리 없다. 한보사건과 황장엽 망명사건에서 언론은 특종을 얻기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지도적 위치를 자임하는 언론사들은 이제 각성해야 한다. 어둠을 밝혀야 할
언론이 제구실을 못하고 너무 기회주의적이다. 오로지 한건을 올려 독자를 더 많이 확보하
겠다는 저의가 번득인다. 한보사건은 정경유착이며 정언유착의 결과이기도 하다. 정언유착이
계속되는 한 국민이 당하는 피해는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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