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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사는 이야기 경희신성철한의원 신성철 원장
한의사의 ‘즐거운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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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스트 기계공학과 입학해 야학 활동
경희대 한의대로 재입학…노래패 활동까지
지역 밴드 ‘리턴즈’ 보컬 “즐거운 인생”

낮에는 흰 가운을 입고 환자를 돌보는 한의사가 이따금씩 일탈을 벌인다. 청바지를 입고 컴컴한 무대 위에 올라, 스포트라이트 조명 아래 열정적으로 노래를 부르는 락밴드 보컬로 변신하는 것이다. 마치 ‘지킬 박사’처럼 신성철 원장은 두 얼굴을 가졌다.

경희신성철한의원을 운영하는 신 원장은 스스로 “자제가 필요하다”고 말할 정도로 마흔을 넘긴 나이에도 장난기가 가득하다. 뿐만 아니라 그가 살아온 인생을 돌아보면 꽤 독특한 삶을 살았다.

카이스트 입학한 공학도

읍내동 출신으로 당진초와 당진중, 호서고를 졸업한 신 원장은 본래 한의대가 아닌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 기계공학과에 입학한 공대생이었다. 노래를 좋아했던 그는 대학 밴드에 들어갔지만, 선배들이 주구장창 권하는 술에 질려 동아리 활동을 멀리하게 됐다. 이후 친구와 함께 야학에서 활동하며 학교를 가지 못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글을 가르쳤다. 일이 끝나는 늦은 저녁이면 야학이 열렸고 3년 동안 그렇게 부모님 뻘 되는 사람들을 가르쳤다.

“야학을 하다 보니 누군가에게 가르쳐 주는 재미를 알게 됐어요. 오히려 제가 배우는 것이 많았죠. 쉽게 할 수 없었던 사회 경험을 그 곳에서 하게 됐고, 여러 사연을 가진,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어요.”

그렇게 열심히 야학에서 활동했지만, 정작 전공공부에는 관심이 없었던 그는 결국 카이스트를 박차고 나와 재수를 준비하기 위해 서울 노량진으로 향했다. 야학 활동에 즐거움을 느낀 그는 교사가 되길 원했다. 교대 혹은 사범대를 가고자 했는데, 마침 수능 성적이 잘 나와도 너무 잘 나와버렸다(?). 부모님도 의대에 가길 원했는데, 점수까지 잘 나온 그는 경희대 한의대에 지원해 합격했고 그렇게 한의사의 길을 걷게 됐다.

민중가요 통해 세상을 배우다

경희대에 들어간 신 원장은 민중가요 노래패에서 활동을 했다. 그는 “친한 형이 밥 사준다고 해서 들어갔는데, 노래만 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목소리를 내는 기회가 됐다”며 “군대를 제대한 뒤 복학해서도 노래패 활동을 이어가 졸업 때까지 6년 간 활동했다”고 말했다. 그는 노래패 활동을 계기로 이후로도 아프가니스탄 파병, 미국산 소고기 수입 문제 등 우리나라의 굵직한 사회적·정치적 사안이 있을 때면  집회에 참여하면서 진보적인 목소리 내왔다.

기타 치고 노래 부르는 한의사

대학을 졸업한 뒤 한의사로서 본격적으로 일하기 시작했다. 인턴부터 시작해 부원장을 거쳐 지난 2007년 고향 당진에 내려온 그는 한사랑경희한의원으로 시작해 현재 경희신성철한의원을 운영하고 있다.

한의사로서 낮에는 환자를 돌보면서도 늘 음악은 놓치 않고 산다. 노래를 연습하기 위해 기타도 독학으로 배웠다. 신 원장은 틈틈이 환자가 없을 때면 기타를 치면서 노래를 부른다. 원장실 한편에는 그와 가장 가까운 자리에 항상 기타가 놓여 있다. 그는 “교사가 그림 그리는 취미를 갖거나, 직장인들이 운동하는 취미를 갖고 있는 것처럼 나에게도 밴드 활동은 하나의 취미생활”이라고 말했다.

일요일 저녁마다 되면 밴드 연습실로 향하는 그는 ‘리턴즈’에서 활동하고 있다. 총 5명의 멤버가 함께 하고 있는 리턴즈는 본래 예산주민들이 모여 시작한 밴드로, 지금도 연습실은 신례원에 마련돼 있다.

리턴즈는 지난 6월 제4회 당진문화동아리주간사업 2017생활문화예술제에 참가해 우수동아리로 선정, 수상의 기쁨을 누렸다. 이밖에 왜목마을에서 열린 바다불꽃축제에서 무대에 올라 공연을 선보였다.

“노래하는 것도, 밴드 활동을 하는 것도 너무나 재밌어요. 무대에 오르면 정말 즐겁죠. 최선을 다 해 환자들을 돌보면서, 한편으론 취미활동을 통해 인생을 재미있게 살고 싶습니다.”

>> 신성철 한의사는
-1974년 읍내동 출생
-부 신윤재·최경묵
-당진초·당진중·호서고 졸업
-경희대 한의대 졸업
-현 경희신성철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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