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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입력 2017.08.12 16:08
  • 수정 2017.08.14 16:05
  • 호수 1170

노화용 송악농협중흥지점장
농협합병의 필요성과 성공의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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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농협의 합병문제가 급격하게 부각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갑론을박으로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왜 농협의 합병이 필요한 것이고, 합병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어떤 조건들이 선행되어야 할까?

농협의 설립목적은 농업인의 자주적인 협동조직을 바탕으로 농업인의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지위를 향상시키고 농업의 경쟁력 강화를 통하여 농업인의 삶의 질을 높이며 경제의 균형 있는 발전에 이바지 하는 것으로 되어있다.

그러나 1961년도에 농협이 설립되어 56년이 된 지금의 농업농촌 환경을 보면 1980년에 216만 호이던 농가수가 2015년에는 108만 호로 약 50%가 감소하였고 농가인구는 1980년 1087만 명에서 2015년에는 256만 명으로 지난 35년간 76.4%가 감소하였다. 농가인구 고령화와 더불어 농업인 조합원들의 평균연령 또한 66세로 농업생산기반 자체가 위축됨으로서 농가소득은 연간 3700만 원으로 도시근로자의 64.4%밖에 되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2016년 국가GDP가 1589조 7000억 원으로 세계 11위인데 이 중에 농업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은 50조 300억 원 약 3.15%정도로 농업은 각종 정책에서 홀대받고 있는 뼈아픈 현실이다.

그리고 우리지역 농협의 사업 환경 또한 가히 숨이 막힐 정도로 악화되어 가고 있다. 농협은 신용사업에서 발생된 손익으로 교육지원 사업을 통한 농민 조합원들의 실익제고사업과 경제사업 특히 RPC 벼 수매로 농협마다 매년 수십억 원씩 지원을 해오고 있는 구조다.

그러나 최근에는 신용사업 수익이 줄어들면서 점차 경영여건이 악화되고 있는 와중에 인터넷 은행인 카카오뱅크까지 출범하면서 금융사업의 급격한 판도변화로 농협신용사업은 더욱더 위축이 커질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설상가상으로 우체국에서도 대출업무를 조만간 할 수 있도록 모든 준비를 마친 상태여서 향후 농협이 지속가능한 경영체로서 존재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만큼 매우 심각한 위기상황이다.

따라서 앞에서 언급한 모든 상황들을 종합해 볼 때 농협의 사업경쟁력 제고와 농협 설립목적에 부합하는 조직으로 존립하기 위해서 농협의 합병은 언제 할 것인가 시기의 문제가 남아 있을 뿐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므로 농협합병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서 농협경영진에서는 합병의 의사결정권자인 농업인 조합원들의 공감대 조성을 통한 동의를 이끌어 내기 위하여 다음과 같은 합병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해야 하며 농업인조합원들 또한 사사로운 이해관계를 목적으로 농협합병의 근본취지나 본질을 왜곡하여 여론을 호도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될 것이다.

첫째 합병이 왜 필요한 것인지에 대한 확실한 명분을 제시해야 되고, 둘째 합병을 하고자 하는 농협끼리 유·불리에 따른 이해관계가 복잡하므로 합병을 할 경우에 어떤 문제가 발생할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이고 세밀한 과제를 도출해야 한다.

예를 들면 RPC는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 주사무소의 위치는 어디에 둘 것인지, 합병지원 자금을 어디에 어떻게 활용하여 새로운 수익을 창출 할 것이지, 안일 무사한 고비용 저성과자들에 대한 인적 쇄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 등을 도출해야 한다. 셋째 합병을 위한 실무협상 과정에서 발생되는 첨예하게 대립되는 갈등문제를 누가 어떻게 조정하고 조율할 것인가 등을 사전에 고려해야 할 것이며, 넷째 합병을 한다면 어떠한 사업에서 얼마만큼의 시너지 효과를 도출할 것인지 그리고 그러한 성과를 농업인 조합원들에게 얼마만큼 더 많은 이익을 돌려줄 것인가 합병효과의 배분에 대한 대안 또한 구체적이고 정확하게 제시해야 한다.

다섯째, 합병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임직원들의 의식전환이다. 농업·농촌의 환경이 급속하게 나빠지고 농협경영의 여건이 힘들다고 말만하지 말고 임직원들 스스로 고민하고 연구해서 생산성을 높이고 그 이익을 사업이용액에 비례하여 이용자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함으로써 농업인 조합원들로부터 농협합병 목적이 농협의 임직원들을 위한 것이라는 비판이나 오해를 받지 않도록 환골탈태하는 모습을 가시적으로 보여줘야 할 것이다.

끝으로 농협합병을 바라보고 있는 농업인조합원과 농협경영진과 직원 그리고 차기 조합장에 출마하고자 뜻을 두고 있는 분들의 시각을 보면 금강경강해편에 「주천난」이란 한시의 내용처럼 각자 생각이 다른 것 같다.

하늘노릇하기 어렵다지만 4월하늘만 하랴/누에는 따뜻하기를 바라는데 보리는 춥기를 바라네/집을 나선 나그네는 맑기를 바라는데 농부는 비오기를 바라며/뽕잎 따는 아낙네는 흐린 하늘을 바라네.

각자 생각이 다른 것은 인지상정의 이치일 것이다. 하지만 농협합병의 성공을 위해서 상부상조의 이념을 되살려서 농협과 조합원은 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리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순망치한」이라는 사자성어의 뜻처럼 상생의 길을 가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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