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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입력 2017.08.21 11:13
  • 호수 1171

[칼럼] 최병부당진시 행정동우회 감사
대덕산의 슬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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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당진군청 근무시절 나를 무척이나 아껴 주셨던 이명환 산림축산과장님이 갑자기 운명하셨다는 연락을 받았다. 그 분은 항상 나를 만나면 “못 먹어서 걸린 병은 고칠 수 있으나, 잘 먹어서 걸린 병은 못 고친다”고 하시면서 유독 돼지고기 삼겹살을 좋아하는 나를 무척이나 걱정하셨다.

그리고 건강은 건강할 때 지키라는 말과 행복의 기본은 건강이라는 말을 수 없이 하셨던 그 분이 나이 70세도 못 넘기고 하늘나라로 가신 것이다. 그러나 현 사회는 건강관리만 잘 하면 120세까지 살 수 있다고 한다.

현대인의 네 가지 건강 요소로는 균형적인 식사, 적당한 운동, 충분한 휴식, 스트레스 해소라고 한다. 현대인의 건강관리의 목적은 오래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는 날까지 활동 할 수 있도록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과장님은 평소 금은 불로 시험되고, 우정은 곤경에서 시험된다고 하시면서 원활한 인과관계를 강조하셨다. 그는 그렇게 물 만난 고기처럼 젊음과 인생을 담보로 건강을 소홀히 하면서 앞만 보고 달려온 것이다. 당진청년연합회 창립과 당진아동센터후원회를 조직하였으며, 염소조합 설립 등 끝없는 도전과 자립의지로 숭고한 삶을 살아가고자했던 영원불멸의 인간이기도 했다.

그리고 생존 시 이 과장님은 어렸을 때 대덕산에 올라가 나무를 해다가 밥을 지어 먹었다고 몇 번이나 나에게 말씀하셨다. 그러던 그분이 결국 대덕산에 한줌의 흙으로 영면하셨다. 한 삽의 흙을 덮고 장지를 떠나 올 때는 발걸음이 떨어지질 않아 몇 번이나 뒤돌아보며 눈시울을 붉혔는지 모른다.

사람이라면 다 가야 하는 그 마지막 길에서 누군가를 그리워하지도, 염려하지도 않은 채 그냥 돌아서서 가는 죽음에서 나는 인생무상의 말로를 읽을 수 있었다. 영원한 생명이 나에게 가져다 줄 무한한 혜택보다 죽음이란  주어진 생명에 순응하고 최선을 다하며 현재에 살아가야 하겠다. 영원히 산다면 한 번의 기회 앞에 아쉬워하고 애가 탈 일도 없어지지만 여러 번의 기회는 더 이상 기회가 아니라 평범함이 되고 말 것이다.

사람이 죽을 때를 정확히 알고 살아간다면 지금보다 더 열심히 살아 갈 것이다. 남은 시간을 알고 있으면서 어찌 자신의 모든 열정과 정성을 다해 살지 않겠는가? 다만 도착지의 시간을 몰라 불안함에 욕심을 부리기도 하고 간이역에서 망설임으로 정차하기도 할 것이다. 인간에게 한정된 생명이 있다는 건 더 이상 거만하지 말라는 하나님의 마지막 선물 인지도 모른다.

청산은 나를 보고 / 말없이 살라하고 / 창공은 나를 보고 / 티없이 살라하네 탐욕도 벗어 놓고 / 성냄도 벗어 놓고 / 물같이 바람같이 / 살다가 가라하네

평소 투철한 불교신자 이셨던 과장님은 이런 시를 암송하며 모든 일에 긍정적이고, 현실에 순응하며 열심히 살아오신 분이셨다. 이 세상에 건강이 없다면 부(富)나 재물  따위는 하찮은 것이라고 인도네시아의 에디원(Edwin)이 갈파했다. 이처럼 건강만큼 소중한 것은 없으니, 앞으로 우리 모두는 건강관리에 더욱 힘써야 하겠다. 건강은 행복의 어머니이다. 병에 걸리기 전까지는 건강이 얼마나 중요한지 모른다.

긴 병에 효자 없다는 말과 같이 이 과장님은 아프면 얼른 세상을 떠나야 한다고 평소 지론처럼 오래 앓지도 않고 일찍 하늘나라로 가셨다. 돈이 잃으면 조금 잃은 것이고, 건강을 잃으면 많이 잃은 것이라는 명언처럼 사람은 반드시 죽는다. 그러므로 죽음은 한 과정일 뿐이다. 천하에 범사가 기한이 있고, 모든 목적이 이룰 때가 있나니 날 때가 있으면 죽을 때도 있다는 것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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