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 칼럼
  • 입력 2017.09.30 16:25
  • 호수 1177

신완순 석문면 교로3리이주대책위원회 집행위원장
기업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단상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창 수확의 기쁨을 누리고 축제를 즐기며 이웃과 함께 정담을 나누어야 할 이때에 우리의 공동체인 당진 지역사회는 생존권을 지키고자 하는 깃발과 환경파괴 우려의 함성으로 가득하다.

지난 9월 4일 당진시의회 앞 광장에서는 대호호 인근에 대규모의 가축 사육시설 건축허가 신청 취소를 촉구하는 대규모 궐기대회가 있었다. 도시의 확장과 개발로 경기지역과 내포신도시 등에서 거액의 보상금을 받고 밀려난 가축사육 업자들이 거대자본을 앞세우고 첨단시설 운운하며, 토지를 매입하고 피해가 없을 것이라는 감언이설로 주민들을 설득하여 건축허가를 신청한 것이 38건에 달한다고 하니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집단 가축사육시설에서 흘러나오는 각종 오폐수와 악취 등을 제거하기 어려운 현실을 어쩐다는 말인가?

첨단시설로 해결한다고 하겠지만 그렇다면 초락도 일원의 대규모 돈사에서 흘러나와 농지를 망가뜨리는 오폐수와 악취는 첨단시설이 아니어서 그렇다는 말인가. 아름답고 청정한 우리의 당진 땅을 일부 가축 사육업자의 배를 채우는데 내어줄 수 없다는 것을 그들은 알아야 할 것이다. 당장의 이익에만 눈이 먼 그들의 이러한 건축허가 신청 등의 행정요구는 혹세무민이 아닐 수 없다. 세상을 어지럽히고 시민을 속이는 아주 나쁜 행위인 것이다. 행정기관에서도 이러한 상황을 잘 인식하여 절대로 허가를 내어주어서는 안 될 것이다.

또한 지난 8월 28일부터 한국동서발전 당진화력발전소 설치지역인 교로3리 주민들은 시끄러워 못살겠다며 300여 가구의 주민들이 이주를 요구하는 집회가 한 달 간 이어지고 있다. 당진화력발전소는 1999년 1호기 준공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10호기의 발전시설을 준공함으로써 국내 최대의 석탄 화력발전 시설로 6000MW 이상의 전력을 생산 공급하고 있다.

대규모 전력공급 시설이기 때문에 아무리 첨단시설이라 하더라도 공해 배출량은 한계치에 이르렀고 바람에 날리는 석탄가루, 미세먼지(PM10)와 초미세먼지(PM2.5)는 물론이고 황산화물, 질소산화물 등의 대기오염물질로 인한 폐해와 지탱 할 수 없는 일상생활의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것이다. 열심히 정성껏 농사지어 김장이라도 하려고 하면 배추 속은 온갖 검정으로 가득 차있으니 어쩌란 말인가. 참고 견뎌보려 애써보지만 해도 해도 너무한다고 생각한 주민들의 처절한 아우성이라고 동서발전 경영진은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는지 묻고 싶다. 그들은 늘 상생발전, 사회공헌, 동반성장을 논한다. 언론에 홍보하며 요란하다. 발전-조선-벤처중소기업의 동반성장을 위하여 중소기업과 협력펀드 100억 원을 조성했다고 자랑한 지난 5월에 읽었던 기사가 생각이 난다.

동서발전에서 배출하는 공해의 60~70%를 당진화력에서 배출하는데도 불구하고 협력펀드를 조성하여 울산시의 조선소 협력 중소, 벤처기업에 집중 지원한다고 하면 당진시민들이 이해하겠는가. 공해는 당진에 뿌리고 혜택은 울산시에 남겨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이러한 사실들을 행정가와 정치인들도 소상히 알고 있을 터인데 모르는 척 애써 외면하는 모양새다. 시리고 아픈 가슴을 안고 살아가는 지역주민과 시민에게 다독여 주지는 하지 못하더라도 상처 난 가슴에 소금을 뿌리는 것과 같은 짓은 도저히 해서는 안 될 것이라 생각한다.

2016년도 동서발전의 경영실적을 보면 4조 2473억 원의 매출액과 6,721억 원의 영업이익, 4575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이루었다고 발표했으며 매출액순이익률이 무려 10.77%에 이른다고 자랑한다. 물론 경영진의 경영능력도 무시하는바 아니지만 바꾸어 생각하면 그만큼 이익창출에만 집중하고, 공해저감 시설개선과 공기업의 사회적 책임에는 소홀히 하여 지역주민과 시민에게는 소음과 공해로 인한 고통이 컸었음을 깊이 인식해야 한다.

공기업, 특히 공해를 유발하는 발전소와 같은 공기업은 더욱 철저하게 공해방지와 국민의 건강에 관심을 가져야 하며 사회공헌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 역할을 다해야 함이 마땅하다. 
고통 받는 당진시민이 무엇을 말하는지,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읽어야 한다. 이러한 시민들의 아우성에 귀를 기울여 주지 않는다면 당진의 토종기업이라고 주장하는 동서발전의 역할과 존재가치를 상실한 것이라고 우리 시민들은 생각할 것이다.

지난 7월에 동서발전에 제안하여 한국농어촌공사에서 추진하는 세계최대규모의 수상태양광 발전 사업을 하겠다고 발표한 공고문을 읽었던 기억이 난다.  친환경 신재생 에너지사업이기에 우리 시민들이 무작정 환영할 것이라 생각한다면 착각이며, 지역주민, 시민들과 소통 없이 그들만의 생각으로 추진한다면 당진미래에너지타운 사업 개발 또한 어려움에 봉착할 것이다. 동서발전 경영진에게 한마디 충고 한다.

사회적 책임과 진정한 역할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부족함과 균형추가 기울어진 사회공헌활동의 지양과 우리 당진시민과 상생할 수 있는 진정한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하라고. 그리고 시민의 대표인 김홍장 시장께 정중히 묻는다. 기업도시라고 자처하는 당진시와 기업, 시민이 상생할 수 있는 해법을 찾는 것이 그리도 어려운지?

저작권자 © 당진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5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