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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입력 2017.10.13 21:30
  • 호수 1178

[독자마당] 윤영기 당진해나루산악회 회원
꿈 속의 알프스 & 돌로미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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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일부터 17일까지 꿈 속에서 그리던 알프스 등반을 다녀왔다.
인천공항을 출발해 이탈리아 말펜사 공항에 도착한 후, 또 4시간30분을 차로 달려 고소적응을 위해 4200m의 브라이트호른을 전 대원이 오르는 것으로 이번 알프스&돌로미테 등반대의 공식 일정이 시작되었다.

첫날부터 내가 속한 산악회의 선배이자 알프스 산악가이드 겸 아웃도어 디자이너인 한국인 임덕용 선배의 치밀한 계획이 요소요소에서 드러났다.
대부분 큰 산 경험이 없는 후배들을 위하여 우리가 진짜 하고자하는 북벽 등반을 위한 철저한 사전훈련과 고소적응이다.

나 역시 히말라야의 8047m 브로드피크를 등정하기 위하여 훈련을 한 것 빼고는 암벽, 빙벽, 설벽의 믹스등반은 실로 오랜만인지라 최선을 다하였다. 지난달 4일 이탈리아를 떠나 프랑스 샤모니로 이동하여 샬레(한국식 펜션)를 잡고 꾸르마에르 마르브레(3800m)와 프리제르 및 브레방 등을 등반하며 북벽에 대한 의지를 다졌다.

9월 8일 결전의 날이 왔다. 우리는 목표였던 에귀디미디 남벽과 따귈 삼각북벽을 오르기 위해 팀을 나눴다. 전원이 조를 나눠 파상 등반이다. 가스통레뷔파길 1개조, 꽁타민루트 1개조, 따귈삼각북벽 1개조, 트레킹팀 1개조가 최대한 신속하게 움직이고 등반을 시간내에 마쳐야 죽음의 비박을 경험하지 않는다는 임덕용 선배의 말에 다들  긴장했다.

새벽까지 걱정스런 마음에 잠을 설쳤지만 다음날 각 조는 모두 무사히 등반을 마치고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웃음을 지으며 우리는 서로를 축하하며 따뜻한 악수를 나눴다. 알프스에 와서 가장 맛있는 저녁을 먹고 가장 맛있는 소주와 와인을 마시며 행복한 꿈을 꾸었다.
이것이 알프스다. 꿈 속에서도 그리던 알프스!
나는 지금 몽블랑 밑에서 잠을 자고 있지만 마음은 몽블랑을 넘었다.

이번 등반의 최대 목표였던 에귀디미디 남벽과 따귈삼각북벽을 등반한 우리는 최상의 컨디션이었다. 다음날 샤모니 샬레를 철수하여 스위스를 거쳐 다시 이탈리아 볼자노까지 약 800km를 이동하는 내내 우리는 행복했다.

볼자노에 도착하여 돌로미테 등반을 기대했으나 하늘이 우리를 돕지 않았다. 3일 내내 비가 내려 우리의 속을 태우더니 비가 그친 후 2000m 이상의 고지대가 설국으로 바뀌었다. 그동안의 마음 고생이 일순간에 날아갔다.
돌로미테에서 가을을 맞이한 것에 모두가 황홀함에 빠졌다.

눈과 비가 그치자 우리는 조급한 마음을 억누르지 못하고 모두가 등반을 서둘렀다. 돌로미테에 속한 셀라산군의 셀라 1봉을 등반하고 비아페랏타 등반을 했다. 돌로미테로 이동하여 일기가 받쳐주지않아 목표했던 등반을 모두 하지는 못했으나 스포츠클라이밍의 발원지인 아르코를 잠깐 이나마 경험하는 기회를 가졌다.
우리는 모두 최선을 다했고 결과에 만족했고 행복했다. 이로써 꿈속의 알프스는 꿈이 아닌 현실이 되어 영원히 나의 기억 속에 남을 것이다.


>> 윤영기 씨는 1965년 생으로 현재 송악읍 중흥리에 거주하고 있다. 현재 악우회와 당진해나루산악회, 당진MTB에 소속돼 있으며 월간 <사람과 산>의 객원 기자이자 현재 서울시산악연맹 대회협력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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