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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종교
  • 입력 2017.10.21 15:25
  • 호수 1179

[종교칼럼]박용완 탑동감리교회 담임목사
하나님, 자연, 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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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일 오후에 우리 교회는 ‘환경주일’ 예배를 드렸습니다. 석문방조제를 몇 차례인가 지나면서 널려진 쓰레기가 너무 많아 교우들과 함께 쓰레기를 치우며 예배를 드리고 싶어서 결정한 행사였습니다.

자원하는 어린이들과 어른들을 포함해 120여 명이 두 시간동안 주은 쓰레기가 산더미같이 쌓여졌습니다. 수많은 종류의 쓰레기 중 단연 담배꽁초가 1위, 2위는 1회용 물티슈였습니다. 먹다버린 음식물, 비닐봉지, 각종 휴지 조각들, 낚시줄, 음료수 병 등 다양한 종류가 대부분 방조제에서 낚시하는 사람들이 버린 쓰레기였습니다. 낚시질하다가 고기가 잡히지 않아서 홧김에 담배를 피워댔는지도 모릅니다.

앞에 펼쳐진 바다가 시원해서 기분좋아 담배를 피웠는지도 모릅니다. 수년 동안 돌 틈에 끼어 있거나 풀 속에 붙어있는 물티슈를 보면서 지저분한 자기 손은 닦고 휴지는 자기 발등에 버리는 마음들이 야속하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현대인들은 3개월마다 자기 몸무게 만큼의 쓰레기를 버린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버려지는 음식물 쓰레기는 하루에 1만3000톤, 10톤 트럭 1300대 분량이라고 합니다.

이 음식물 쓰레기를 조리비용을 뺀 식품 원자재가격으로만 환산하더라도 하루에 404억 원, 연간 15조원을 버린다고 하니 어려운 경제를 운운 할 필요가 있을까 합니다. 그러한 손실과 더불어 아름다운 산하가 수년이 지나도 지워지지 않을 불결함으로 덮여지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성경은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실 때 인간을 위해 두 가지 관계를 목표하셨는데 그것은 하나님 자신과의 교감을 나누는 현장으로 자연을 만드셨다는 것입니다. 사람이 행복한 공동체를 이루도록 자연을 만드셨습니다. 그리고 자연을 잘 관리하라는 책임적인 사명도 주신 것입니다. 자연, 지구를 잘 돌보라는 사명을 부여받은 것이기 때문에 파괴하거나 망가뜨려도 된다는 권리는 아닙니다. 원래 땅의 소유주는 하나님이라는 것이 성경의 개념입니다. 그래서 이스라엘 백성들의 율법에는 토지를 영원히 사고 팔지 못하도록 규정을 지었습니다.

“땅은 아주 팔아 넘기는 것이 아니다. 땅은 내 것이요, 너희는 나에게 몸붙여 사는 식객에 불과하다.(공동번역/레위기 25:23)”

사실 우리가 발 딛고 사는 땅들은 누구의 소유이던지 예전부터 항상 거기에 있는 것입니다. 이 땅에 살아가는 동안 잠간 빌려 쓸 뿐입니다. 자연 속에 살다가 생명을 다하면 흙에서 시작된 인간이기에 육신은 흙으로 돌아갑니다. 인터넷상에서 어떤분의 글을 통해서 사람의 몸과 자연의 생김새가 구조적으로 매우 비슷하다는 분석비교를 한 것을 보았습니다.

몸이 오장육부로 되어 있듯이 지구는 오대양육대주입니다.
몸의 70%가 수분이고 지구는 70%가 바다와 강물로 이루어졌다는 것입니다. 몸은 팔과 다리 4자로 되었고, 1년은 4계절로 되어 있습니다.
몸이 12개의 관절로 형성되어 있듯이 1년은 12개월입니다.
우리의 몸은 365개의 경혈을 이루고 있고 1년은 365일입니다.

물론 끼어 맟춘 말이기도 하지만 자연과 인간의 관계가 서로 숙명적 관계라는 것입니다. 하나님, 자연, 인간... 동양의 산수화에서 인간의 현주소를 보곤 합니다. 거대한 하나님의 숨결 속에서 먼저 지음받은 자연 속에서 인간은 작은 흔적에 불과할 뿐입니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은 자연을 사랑하는 것이며, 자연을 사랑하며 인간을 사랑하며 살아가는 것입니다. 처음 쓰레기를 주워봤다는 어린이가 소감을 묻자 이렇게 말했습니다.

“쓰레기가 아무 곳에나 있으면 안돼요. 쓰레기를 버리는 사람들을 생각하면 너무 속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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