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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입력 2017.11.11 18:08
  • 호수 1182

[출향인 칼럼] 마을에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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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경 부천시 성곡동 우리마을 주민기획단장 / 여월커뮤니티봉사단장

사람들이 살아가는 최소한의 공동체를 ‘마을’ 또는 ‘동네’라고 한다.
마을 만들기라는 표현 속에는 공동체, 마을가꾸기, 주민 등 다양한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 이제 마을 만들기는 마을(지역)이 지니고 있는 과제를 주민 스스로 해결해 나가는 과정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1970년 대 관 주도의 획일적인 새마을운동을 시작으로 1980년 대 생활상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형태의 다양한 운동들이 전개되었다. 2000년대 청주시 주민과 함께 ‘도시기본계획’이 수립되었고, 2004년 광주 북구에선 전국 최초 마을 만들기 지원 조례가 제정되었다. 2008년엔 안산 전국최초 ‘좋은마을만들기 지원센터’가 설립되기도 했다.

2010년 대에 들어서는 서울시와 수원시가 민선5기 지자체의 핵심 사업으로 마을 만들기사업을 추진하였다. 마을 만들기의 사회·문화적 배경은 주민의 삶의 질 향상과 가치관의 변화, 지방자치제도 실시에 따른 시민의식의 변화, 시민단체와 전문가 집단의 관심 증대, 도시문제 해결에 대한 대안 마련, 도시계획 패러다임 변화이다.

뉴타운 재개발 사업의 부작용으로 사회적 약자가 늘어나고, 주민공동체가 와해되고, 골목길과 정든 이웃들이 사라져가고 있다. 또한 협동보다 경쟁은 더욱 심화되어가고 학교폭력 왕따, 자살 등의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사회에서 우리는 ‘진정 행복한가?’를 되내이며 더불어 살아가는 주민의 정(情)과 주거지 문제해결의 대안을 주민 스스로 찾고자 하는 것이다.

“마을에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요즘은 모든 사람들이 바쁘게 살다보니 마을에서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마을에서 아이들의 재잘거리는 소리가 사라진지 오래다. 한참 유행했던 드라마 ‘응답하라 1988’과 ‘응답하라 1994’가 기성세대뿐 아니라 젊은이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있었던 것은 현 시대에 마을에서 느끼지 못했던 사람과 사람이 서로 부대끼며 살아가는 정(情)을 그리워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무한한 경쟁 속에서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는 1980년대 까지만 해도 마을을 떠나 홀로 사는 것은 매우 불안한 일이었다. 하지만 주거형태의 변화 등으로 인해 비록 물리적으로 같은 마을에서 살고 있어도 이웃은 이웃대로 각각 분리됐다. 심리적, 정서적으로 남의 일이 되어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드라마속의 마을은 선망의 그리움이 된 것은 아닐까?

드라마 속의 마을은 어느 순간 우리 주변에서 사라진지가 오래되었던 것이다. 그래도 우리는 여전히 ‘마을’속에서 살고 있다.  옛 추억 속 ‘마을’은 아니지만 더불어 어울리며 살 수 있는 ‘마을’(공동체)을 살리기 위해 주민들이 움직이기 시작하였다. 이제는 큰 틀의 ‘도시재생’과 어우러져 지역주민들의 힘을 모아 우리 마을을 만들어 가야 한다.

골목에 화단을 만들고 꽃을 심는 일부터 시작한 마을 활동은 해가 지나며 골목 벽화, 공동 텃밭, 마을 생태하천 지킴이를 비롯해 지역 내 학생들과 동네를 돌면서 마을의 역사도 찾아보고, 지명도 알아보면서 뛰어다니다보니 어느새 나를 마을 활동가로 만들어 버렸다.

마을 활동가가 돼, 두 아이를 키우며 힘들었던 점과 경험들을 바탕으로 워킹맘들이 자녀들과 함께 저녁이면 같이 모여 밥도 먹고 친구도 만들어 줄 수 있는 ‘공동저녁밥상’을 진행하였으며, 방학이면 학교 급식이 끊기는 맞벌이 부부의 자녀를 위한 행복한 밥상도 12회 째 진행하고 있다. 물론 나 혼자의 힘으론 어림없는 일이다. 동네 주민들이 모여 커뮤니티 봉사단이라는 이름으로 ‘함께’하니 가능한 일이다.

이런저런 공모사업을 통하다 보니 어느덧 마을의 공동체가 형성되고 공동체 안에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마을 만들기란 마을이라는 인간의 공동체적 생활터전이 마련된 물리적 공간에 하드웨어적 환경과 문화, 복지, 교육, 공동체형성 등 소프트웨어적 영역을 창조하는 활동이다. 즉 주민들의 참여를 통해 스스로 마을을 형성하고 발전시키는 일련의 계획이자 실천 과정인 것이다.
진정한 마을 만들기란 주민이 앞장서서 주민 스스로 프로그램 개발과 자립기반을 마련하고 주민의 행복지수를 높이기 위한 사업을 추진, 마을공동체를 활성화 시켜 지속가능한 마을 만들기가 이루어져야 한다. (조력자로서의  행정지원은 필요하다)

마을은 그 안에 주민들이 스스로 만들어가야 한다. 마을에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사람이 있는 곳이 마을이다.

>>최은경 씨는
당진시 수청동 출신으로, 계성초·당진중·신평고를 졸업했다. 이후 1998년부터 경기도 부천시에서 거주하고 있으며 현재는 경기도 부천시 성곡동 우리마을 주민기획단장과 여월커뮤니티봉사단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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