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혁신 ‘사회적 경제’에서 답을 찾다 5] 스페인 몬드라곤 협동조합
“대기업과 경쟁하는 협동조합”

좋은 사회, 좋은 일자리 지향
7만 조합원, 노동자가 주인인 기업
최종길l승인2017.11.12 11:30l(118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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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구 2만2000명이 거주하고 있는 몬드라곤시의 모습

최근 스페인이 카탈루니아 지역의 분리독립 문제로 세계뉴스의 조명을 받고 있다. 스페인의 인구는 4900만 명, 국토 총면적은 50만5370㎢로 한반도의 약 두 배이다. 전통적으로 지역성이 강한 스페인은 카탈루니아 지역 뿐만 아니라 바스크 지역도 분리독립 문제로 홍역을 치룬 바 있다. 협동조합 운동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성지와도 같은 몬드라곤 협동조합은 바스크 지방의 기프스코아주 몬드라곤시에 자리잡고 있다. 세계적인 도시재생의 성공신화를 만들어낸 비스카야주 빌바오시가 몬드라곤시 인근에 위치해 있다.
 
스페인 기업 순위 7위 협동조합
2만2000여 명의 인구가 살고 있는 몬드라곤에 있는 몬드라곤 협동조합은 스페인 기업 순위 7위를 차지하고 있다. 연매출 120억 유로(환화 14조8000억 원)의 몬드라곤 협동조합은 금융, 제조업, 유통(대표기업 에로스키), 지식(대학교·기술연구소) 등 4개 부문에 102개의 협동조합, 140개의 자회사, 26개의 외곽조직을 포함해 7만4000명의 조합원을 갖고 있다.
 
호세 신부로부터 출발
세계적으로 주목 받고 있는 몬드라곤 협동조합은 빌라오 근처 다른 도시에서 태어나 1941년 몬드라곤으로 부임온 호세마리아 신부로부터 출발했다. 호세 신부는 1941년부터 1976년 생을 마칠 때까지 36년간 몬드라곤 협동조합을 창립하고 일구는데 헌신했다. 호세 신부는 세상을 바꾸는 일을 지역에서부터 출발해야 된다고 생각했고 이를 실천했다. 스페인은 1936년부터 1939년까지 치열한 내전을 치르면서 갈등과 가난이 심화됐다. 호세 신부는 이를 극복하고 공동체를 일구기 위해 교육의 필요성을 절감했고 성당에서, 학교에서 그리고 소모임을 만들어 시민들을 교육시키는데 주력했다. 또한 후세에 몬드라곤 대학으로 발전한 전문학교 설립을 주도해 노동자들이 공부할 수 있게 설득하고 여건을 마련했다. 호세 신부는 △인간의 존엄성 △연대 △노동의 가치 △교육 등 네 가지 철학을 시민들에게 강조했다.

노동자가 주인인 기업
몬드라곤 협동조합의 가장 큰 특징은 출자자 중심인 우리의 협동조합과는 달리 직종에 관계없이 노동자가 주인인 기업이다. 의사결정시 근무연수와 적립금에 관계없이 조합원 1명당 1표를 행사하게 된다. 몬드라곤 협동조합에서는 임금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는다. ‘우리(노동자)’의 사업이기 때문이다. 1년이 지나고 정산해야 수익을 알 수 있다. 배당은 일과 역할에 따라 1:3배가 넘지 않도록 정했지만 오늘날에는 1:6배까지 차이가 나고 있다. 스페인의 일반기업의 임금차이는 1:70배에 달하는 것에 비하면 대조적이다. 기업이윤의 30%는 조합원(노동자)에 배당하고 60%는 적립해 재정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사용되며 10%는 지역사회 공헌기금으로 활용하고 있다. 조합원의 정년은 65세인데 퇴직 후에도 조합원 자격은 유지되며 7,5%에 가까운 이자를 지급한다.
 
“특혜는 없다”
스페인은 협동조합에 대한 중앙정부나 지자체의 지원이 없다. 협동조합 제품이라고 해서 정부나 소비자가 특별히 구매해주거나 한국처럼 인건비를 지원해주는 일도 없다. 일반기업은 26%의 세금을 내고 협동조합은 14%의 세금을 내지만 협동조합에서는 10%의 사회환원 기금을 내야 하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일반 기업과 큰 차이가 없다. 또한 협동조합의 가치가 상품구매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사기업과 협동조합, 몬드라곤 복합체 협동조합과 타 지역 협동조합에서 들어오는 모든 상품은 질과 가격, 서비스로 경쟁한다. 몬드라곤 협동조합의 홍보책임자인 안데르 씨는 “스페인 사회에서는 사회적경제, 협동조합에 대한 인식과 협동조합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진 않다”며 “하지만 스페인사회가 건강하게 성장하려면 협동조합이 더 성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협동조합과 일반기업의 차이
협동조합과 일반기업의 차이점에 대해 안데르 씨는 “일반기업은 한 사람이 여러 개의 집, 고급자동차를 소유하는 등 개인의 부를 축적하기 위해 일하는 반면, 협동조합은 개인 뿐만 아니라 동료, 주변지역이 함께 잘 살 수 있도록 일한다는 차이점이 있다”면서 “사내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특징 또한 갖고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 안데르 씨는 몬드라곤 협동조합과 일반 협동조합의 차이점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와인 생산지역에서 일반 협동조합은 농가가 와인을 생산하고 협동조합이 와인을 판매한다고 본다면, 몬드라곤 협동조합은 와인이 아닌 일자리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지난 2008년 대표적인 전자회사 파고르가 파산했을 때 노동자를 해고하는 대신 그룹 내 다른 조합의 일자리를 제공했다.
 
협동조합에서 기술혁신이 가능할까
몬드라곤 협동조합의 특징은 노동자가 주인인 기업이자 제조업 분야가 포함돼 있다는 점이다. 글로벌 시대에서는 의사결정이 신속하게 진행돼야 하고 끊임없는 기술혁신과 과감한 투자가 이뤄져야 시장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하지만 ‘분배와 과정을 중요시 하는 협동조합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까’ 라는 의문에 대해 안드레 씨는 “몬드라곤 협동조합의 가장 중요한 과제는 혁신”이라며 “이를 위해 본부와 기업, 대학과 기술센터가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다”고 말했다. 또한 “1950년대에 이미 몬드라곤 협동조합 창업자인 호세 신부는 ‘한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 그리고 지금 가진 것에 안주하지 말라’며 혁신에 대해 고민했다”고 덧붙였다.
 
어떻게 운영되나
몬드라곤 협동조합도 1973년 석유파동을 빗겨가진 못했다. 1956년 협동조합을 창립해 오랫동안 노동자 100%가 조합원으로 가입했다. 하지만 석유파동을 겪으면서 변화를 가져왔다. 85%의 노동자를 조합원으로 하고 15%의 노동자는 계약직을 거쳐 조합원으로 가입시키는 과정을 거쳤다. 몬드라곤 협동조합 그룹(MCG) 본부는 조합이 위기에 처하거나 폐업할 경우 일자리를 재배치하는 역할을 한다. 협동조합 가치와 기업혁신에 대한 지속적인 교육과 훈련도 본부에서 담당하고 있다. 재정 운영은 단위협동조합 수익의 10%를 본부에 내고, 2%는 학교에, 2%는 위기에 처한 협동조합을 지원하는데 사용하고 있다. 몬드라곤 협동조합은 지역 내 산재해 있던 협동조합이 통합하면서 급속도로 성장했다. 조직 가입과 탈퇴는 자유로이 할 수 있다. 안드레 씨는 “분화하기 쉬운 속성을 가진 조직의 특성상 단체의 양보가 필수였기 때문에 어려움이 있었다”며 “공동으로 노력할 때 더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함께 할 때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고 서로의 도움을 필요로 했기 때문에 통합을 이룰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취재·보도합니다.

몬드라곤 협동조합의 10대원칙
1. 공개적인 조합원제도 (Open membership)
2. 민주적인 조직 (Democratic organization)
3. 노동 주권 (Sovereignty of Labor)
4. 자본은 부차적 수단 (Capital is instrument and subordinate)
5. 참여 경영 (Participation in management)
6. 급여 연대 (Pay solidarity)
7. 협동조합의 협동 (Inter cooperation)
8. 사회변화 (Social transformation)
9. 보편성 (Universality)
10. 교육 (Education)

미니인터뷰 몬드라곤 협동조합 본부 홍보책임자 안드레 씨

몬드라곤 협동조합의 가장 큰 특징은 무엇인가?
노동자가 주인인 기업이다. 또한 제조업을 운영하고 있는 협동조합이라는 특수성을 갖고 있다.

몬드라곤 협동조합의 성장 배경은?
조합원의 조직에 대한 신뢰다.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몬드라곤 협동조합의 철학은?
좋은 사회를 만드는 것, 질 좋은 일자를 만드는 것으로 압축해서 말할 수 있다.

몬드라곤 지역 내에 지역신문사도 협동조합으로 운영되나?
몬드라곤 내에 주간 지역신문사가 운영되고 있다. 협동조합으로 운영되지만 몬드라곤 복합체 소속의 신문사는 아니다. 하지만 지역발전을 위해 서로 협력하는 관계다.   

몬드라곤 협동조합의 정치적 성향과 호세 신부로부터 출발한 카톨릭과의 관계는?
몬드라곤 협동조합은 특정한 정치적 성향을 갖고 있지 않다. 카톨릭과는 우호적인 관계다.

 

 


최종길  cjgil196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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