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연덕 칼럼니스트
공정사회를 향한 불편한 길

당진시대l승인2017.12.04 10:13l(118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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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 강원랜드, 우리은행, 낯설지 않은 이름이지요. 최근에 인사청탁 문제로 뉴스를 장식했던 기관의 이름입니다.

한 가지 여쭤보겠습니다. 당진시청에, 혹은 당진시 산하의 기관 중에, 시민 여러분이 아는 인사청탁이나 부정채용은 없습니까?

저는 있다고 말씀드리겠습니다. 있습니다. 제가 압니다. 알아도 말하지 않아왔습니다. 친인척이기 때문입니다. 4년 전에 채용과정에서 서류가 부족해 해당기관 인사담당자가 집으로 돌아가는 지원자에게 전화해, 다시 무엇무엇을 해오라는 연락을 합니다. 그렇게 서류가 보강되고 나서 합격한 뒤 이런 말을 하지요. “내가 너, 니네 아버지 봐서 합격시킨 거야.”

제가 이런 말을 당사자와 당사자의 부모에게서 직접 들었습니다. 그 자리는 정당한 경쟁을 통해 객관적으로 평가돼야 하는 자리이고, 그 자리를 통해 얻는 사회적 안정이라는 것은, 그것이 절실한 누군가에게는 정당한 탈락사유가 있어야 하는데 제가 침묵했습니다. 잘못했습니다. 누구에게나 그 사회적 안정이 중요하고 연봉이 중요하지요. 더 중요하고 덜 중요한 것이 없습니다.

게다가, 서류의 문제는 모든 이가 공정하게 통과해야 합니다. 그런데 미비한 부분을 담당자가 지원자에게 사적으로 전화해서 다시 돌아오게 만들었다는 점은, 사실 공정성을 탈락시킨 부분입니다. 이 지원과 경쟁과 합격이 어떻게 완전한 합법이라 말할 수 있겠습니까. 제가 양심적으로 말씀드립니다. 이것은 그럴 수가 없습니다. 이런 가까운 이가 공공기관에 연줄을 통해 취업한 사실을 아는 분들이 이 좁은 당진에 저 하나뿐이겠습니까. 해당되는 인물이 한 둘일까요?

그런데 우리에게, 이 부분에 대해 신분보장을 받으며 제보할 수 있는 창구가 열려 있습니까? 이 지자체는 그 창구를 열어놓고 있었나요?

공공기관의 자리라는 것은 이렇게 취업난이 심하고 생계가 어려운 청년들이 많아지는 시대에, 가장 안정적으로 가난을 피할 수 있는 자리입니다. 물론 원의에 부합하는 공공기관의 근무자의 의미는 공적봉사에 있겠지만요, 사실은 우리 청년들이 배가 고파서 자신의 꿈과 재능을 포기하고, 안정을 위해 지원하는 의미가 더 큽니다.

절실하기 때문에 공공기관에 지원하는 젊은이들은 남보다 더욱 노력합니다. 우리가 이 자리를, 내가 아는 누구누구의 무엇이다라는 이유로 “뺏거나, 뺏는 행위를 묵인하거나” 하는 것이 적폐입니다. 뻔히 오랜 기간 이뤄져 온, 숨결 같은 불법을 용인하며 자기 이익과 안정을 도모하는 행위, 이것이 적폐입니다. 우리는 이미 이 적폐가 나라를 어렵게 만드는 것을 보았습니다. 계속 침묵하시겠습니까.

<구해줘>라는 드라마를 보셨을 겁니다. 불법을 키우는 것은, 혈연 그리고 지연으로 이뤄진 좁은 지방의 관계선상에서 이뤄지는 집단적인 침묵이었습니다. 그 안에서 범죄가 이뤄졌지요. 다시 여쭤봅니다. 계속 침묵하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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