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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12.18 11:17
  • 수정 2017.12.19 09:50
  • 호수 1187

[다문화 이야기] 베트남 출신 원하니 씨(신평면 거산리)
“베트남에서 태어났지만, 이젠 ‘당진 사람’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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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살에 찾은 한국… 어느덧 한국살이 11년차
베트남 쌀국수 전문점 ‘하노이 쌀국수’ 운영

‘응원 티 윰’이라는 베트남 이름보다 이제는 ‘원하니’라는 한국 이름으로 불리는 것이 더 익숙하다. 24살에 한국에 처음 와 어느덧 11년이 흘렀다. 낯선 타국에서 결혼이주여성으로 사는 게 쉽지만은 않지만, 새로운 가족이 생겼고 고향 친구들도 만났다. 그리고 더 나아가 고향의 맛을 전해주기 위해 지난 5월 ‘하노이 쌀국수’를 개업하고 직접 운영을 시작했다. 


베트남 현지 맛을 그대로

신평면 거산리에 위치한 ‘하노이 쌀국수’는 원하니 씨의 새로운 도전이다. 고향 지인이  식당을 운영하는 하노이에 찾아가 쌀국수를 배웠다. 5시간 이상 푹 끓인 육수를 사용하는 쌀국수는 원하니 씨가 가장 자신 있는 메뉴다. 싱싱한 재료를 사용해 신선함을 더하는 한편, 향신료는 베트남에서 공수해 와 현지의 맛을 살렸다. 쌀국수 뿐만 아니라 베트남식 만두 짜조와 베트남식 부침개 반세오에도 원하니 씨의 손맛과 정성이 가득 담겨 있다.   

“개업한지 6개월 정도 지났는데, 벌써 단골손님들이 많이 생겼어요. 한 번 하노이 쌀국수를 방문한 손님들이 지인들을 소개해 손님이 늘고 있어요. 그럴 때 마다 너무 감사하고 기뻐요. 베트남에서 행복했던 추억이 생각나는 그런 요리를 선보이고 싶어요.”

원하니 씨의 이러한 바람처럼, 베트남을 여행하고 온 젊은이들 뿐만 아니라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도 이곳을 즐겨 찾는단다. 군인 신분으로 베트남전쟁에 참전했던 이들은 이곳의 음식을 맛본 뒤 “월남전에 참전했을 때가 생각난다”며 “당시엔 무척 힘들었지만, 이곳에 오면 그때 월남에서 먹었던 쌀국수 맛을 느낄 수 있다”고 말할 정도다. 이렇듯 머릿속 기억은 희미해지지만 미각은 수십 년이 지나도 여전히 또렷하게 그 맛을 기억해 내고 있다.  

 

K-POP 좋아하는 ‘당진댁’

한편 원하니 씨는 당진보다 작은 도시인 하이퐁에서 태어났다. 하이퐁은 당진과 닮은 점이 많은 지역이다. 베트남의 주요 항구도시로 공업이 발달해 있다고. 가정형편이 어려워 어린 나이에도 신발공장에서 일했고, 재봉일을 하면서 생계를 유지했다는 그는 국제결혼을 결심하고 지난 2006년 24살에 한국을 찾았다. 동남아인에 대한 편견과 국제결혼에 대한 선입견으로 힘들기도 했지만. 다행히 성실하고 착한 남편을 만나 딸 하나, 아들 하나를 낳아 기르며 오순도순 행복하게 살고 있다. 

원하니 씨는 처음 한국에 도착했을 때를 잊지 못한다. 그는 “모든 게 신기했다”면서 “베트남에서는 전혀 볼 수 없는 눈이 펑펑 내리는 모습이 가장 놀라웠다”고 말했다. 한국살이가 즐거운 이유 중 하나는 신나는 K-POP 때문이다. 한국음악을 좋아하는 그는 가게에서도 늘 최신곡을 틀어 놓을 정도다.  

한국문화와 한국어를 이해하기까지 5년이라는 긴 시간이 필요했지만, 그럴 때마다 K-POP은 그에게 큰 도움이 됐다. 신나는 음악은 우울했던 마음까지 밝게 만들었다.  

원하니 씨는 “처음엔 가족들이 있는 고향이 그리웠다”며 “하지만 이제는 베트남에 있는 가족들도 종종 한국에 오고, 내게도 딸과 아들이 있으니 한국에서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외국인 친구들 돕고 싶어요”    

원 씨는 앞으로 한국에 적응하기 어려워하는 외국인 친구들을 도우며 살고 싶다. 코리안 드림을 갖고 한국에 온 이들이 열심히 살고 싶어도 언어와 문화적 장벽으로, 그리고 지독한 편견과 차별로 어려움을 겪는 일이 많이 때문이다. 

“많은 분들이 다문화 가정에 관심을 많이 가져주셨으면 해요. 타국에 와서 고생한다며 격려해주는 분들도 많지만, 외국인이여서 무시하는 사람들도 있어요. 그럴 때면 자존심도 상하고 상처도 많이 받는답니다. 이제는 나름대로 견디는 법도 깨달았지만, 지역사회의 구성원으로 더 따뜻하게 대해주세요. 앞으로 우리 자녀를 위해 열심히 살고 싶고, 지역에 제가 도울 일이 있으면 봉사도 하고 싶어요. 앞으로 지켜봐주세요!” 

 

>> 원하니 씨가 운영하는 하노이 쌀국수

■문의: 362-6032 
■위치: 신평면 거산리 3-21 목련상가 1층 102호(공간아파트 입구 상가 내)
김예나 기자 yena080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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