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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입력 2018.01.11 21:52
  • 수정 2018.01.15 07:50
  • 호수 1191

[칼럼] 엉뚱한 상상
정용선 세한대학교 경찰소방대학장, 전 경기남부지방 경찰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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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소망을 물어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족의 건강과 행복, 자녀들의 입학과 취업, 그리고 장사나 사업이 잘 되길 바란다고 답한다. 그 다음으로 북핵, 청년 실업, 사회적 양극화, 저출산 같은 국가적 난제들이 하나씩 해결되기를 기대하곤 한다.

하지만 연말연초에 발표된 각계의 지표와 전망은 이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듯하다. 지난해 태어난 신생아 수가 사상 처음으로 36만 명 아래로 떨어졌다. 고령층의 빈곤률은 역대 최고 수준이고, 30대와 40대의 빈곤률도 모두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를 비롯한 신규 설비 투자는 지난해 14.1%에서 올해 3.0%로, 건설분야 투자는 지난해 7.6%에서 올해 0.8%까지 모두 급감할 모양이다.

지난해 11월부터 계속되고 있는 원화가치와 유가의 동반 상승은 수출과 내수 소비를 위협하고 있다. 여기에 더하여 금리인상 마저 계속된다면 설상가상이다. 경제성장률 3.0%라는 정부의 목표달성도 쉽지 않아 보인다. 나아가 경기부진과 모금단체에 대한 불신이 심화되면서 올해에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도 모금액 3994억 원이라는 목표 달성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하니 중산층과 서민들의 삶은 자칫 더욱 힘겨워질 우려가 높다.

그럼에도 정치권은 국민의 기대와 달리 정쟁과 상대 비방에만 몰두하고 있다. 대다수 국민들의 삶의 질 향상과 별다른 관계도 없는 이슈(아젠다)를 놓고 우리 편은 무조건 옳고 상대편은 무조건 잘못되었다며 사사건건 충돌한다. 이 같은 진영논리에 편승하여 사회적 갈등을 더욱 부채질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안타까운 일이다.

무한경쟁과 승자독식, 공정하지 못한 사회시스템, 타인을 존중하고 배려하지 않는 이기적인 분위기는 우리 사회에 화와 분노를 쌓아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미 우리 사회가 2012년도부터 분노사회에 진입했다고 선언할 정도다. 한번뿐인 인생인 만큼 현재를 우선 즐기고 보자는 욜로(YOLO)족의 등장과 개인주의 심화는 크고 작은 공동체들을 서서히 해체시켜 나가고 있다.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야 한다고 너도나도 주장하지만 원론적 내용에 머무르고 있다. 근본적인 교육개혁, 미래에 대한 구체적인 청사진과 대비책은 흐릿하기만 하다. 그동안 경쟁 상대였던 일본 외에도 맹렬한 기세로 추격해오고 있는 중국에 뒤처지지 않을까 걱정이다. 그럼에도 누구하나 속 시원한 묘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엉뚱한 상상을 해본다. 국가차원의 발전 전략에도 개방적 혁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부분적 리모델링이나 보수 수준의 개선이 아니라 파격적이고 혁신적인 대안부터 먼저 검토해 보는 것이다. 가령,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8세 미만 어린이들의 보육문제만큼은 정부가 완벽하게 책임진다. 공무원과 공공기관 신규채용인력의 1/2은 형제자매가 3명 이상인 젊은이들에게만 응시자격을 부여한다. 형제자매가 3명 이상인 가구의 경우 셋째부터는 대학까지 학비를 완전 면제해주고, 병역의무도 형제 중 1명만 이행하면 나머지는 면제해준다.

30~40대 빈곤률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그 주된 원인이 주택 마련과 사교육비 지출에 있는 만큼, 부부 합산소득이 일정 기준 이하일 경우 본인이 원하면 수도권 이외의 지역에서부터 서민주택 입주가 언제나 가능하도록 보장하고, 사교육은 근본적으로 불가능하도록 교육과정과 시스템을 전면 개편 한다 등.

하나 같이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이 같은 상상은 문제해결의 단초가 될 수도 있고, 답답한 마음을 달래줄 수도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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