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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입력 2018.01.27 17:37
  • 호수 1193

문화칼럼 장철석 한국미술협회국제분과위원회 위원장
미술한류 파도를 타고 남아시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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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루네오섬 북서쪽 끝단에 아랍 어디쯤에 있어야 할 왕국이 그 섬에 있었다. 보루네오의 푸른 심장(green heart of Borneo) 왕정국가 브루나이(Brunei).

‘한류! 이제는 미술이다’라는 슬로건 아래 필자가 국제분과위원회 위원장으로 있는 한국미술협회의 이사장과 임원 90여 명이 인천공항에 모였다. 수속을 마치고 탑승하는 순간 이미 나의 마음은 브루나이에 있었다. 다섯시간 이십분의 적당한 비행시간, 연일 중국발 스모그에 찌들었던 나의 허파에 풀내음 잔뜩 머금은 공기가 들어왔다. 드디어 브루나이였다. 

한국미술협회와 브루나이미술협회가 MOU를 체결하고 기념하는 제1회 아트페어를 한국작가 100여 명과 브루나이작가 100여 명이 지난 14일부터 18일까지 브루나이 수도 반다르스리브가완에 위치한 앰파이어 호텔 대연회장 특별전시장에서 전시를 진행했다. 이날 우리는 세계에서 2개 밖에 없다는 7성급 호텔인 앰파이어 호텔에서 숙박하는 호사를 누렸다. 전시 오프닝에는 브루나이 문화부장관과 브루나이미술협회장, 브루나이한국대사, 한국미술협회 이사장 등이 참석하였고, 전시기간 내내 수많은 감상객들이 작품을 보고 갔다.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들에게 싸인을 해주며 한글로 이름을 써주었는데 젊은 학생들은 한글을 꽤 많이 알고 있었다. 한국드라마와 K-POP을 나보다도 더 많이 알고 있는 것 같았다. “괜찮아”, “오빠”, “사랑해요”, “헐”, “빨리빨리”등 아는 만큼 재잘거린다. 나는 그냥 바라만 볼 뿐이었고, 기분이 좋았다. 그곳에도 한류의 물결이 넘실대고 있음을 실감했다. 브루나이 사람들이 생각하는 한국은 호감도가 최고라고 한다. 중국의 화교들이 많이 사는데 그들에 대한 인식은 매우 안 좋았다. 이를테면 “너희들은 돈이나 열심히 벌어라”라는 식으로 본다고 한다.

전시 셋째 날 한국 대사관의 참사관이 나의 부스에 왔다. 함께 기념사진도 찍고 이런저런 얘기 도중 외갓집이 당진시 원당동이란다. 필자가 잘 알고 지내는 형님이 외사촌이라고. 얼마나 반가웠던지 한참 어렸을 때 외갓집의 추억으로 이야기 꽃을 피워냈다.

한편 브루나이는 경기도의 반 정도 면적에 인구 44만 여명이다. 영어를 공용어로 쓰며 국민소득은 4만 불 정도인 왕국이다. 국가 수입원의 73%가 석유, 천연가스 수출이다. 또한 모든 국민들은 무상교육과 무상의료 그리고 주택을 정부에서 공급해 준다. 학생들이 해외 여행 중 자기가 쓰고 있는 학용품보다 더 좋은 학용품을 보고 쓰고 싶으면 사고 영수증을 정부에  제출하면 처리를 해준단다. 또한 해외유학시 정부가 전부 지원하고, 학위를 받아오면 바로 공무원으로 채용한다하니 취업난에 몰려있는 우리의 젊은이들이이 글을 읽으면 어떻게 생각할 지, 미안한 마음이 든다.

브루나이는 택시가 없는 나라이며 한 집에 4대 정도 차를 국왕이 주었다고 가이드는 전한다. 산업은 주로 1차산업이며 공무원이 많은 편이다. 브루나이에 살고 있는 교민은 약 50여명 정도로, 전시기간 중 웬만한 교민은 다 다녀간 느낌이다. 브루나이에 정착하여 시민권을 얻으려면 25년이 걸린다고 한다.

불평 없이 왕을 따르는 국민들,
좋은 것만 베풀려하는 국왕.

필자가 보는 브루나이는 부럽기도 하고 씁쓸한 여운이 남는 나라다.

하나 둘씩 무너지는 왕정국가들을 보면서(네팔 2008년 왕정 종식) 21세기에 그리 많이 남아 있지 않은 왕정국가들 그중의 한나라 브루나이, 왕이 가진 것이 많으니 (수많은 유전, 로얄브루나이항공 등) 국민들에게 더 많이 베풀기를 바란다.

필자는 오는 11월 개인전을 하기 위해 다시 브루나이에 간다. 오직 왕만을 위한 작품으로 전시를 제안 받았다. 국왕이 기사로 나온 신문이 한 박스 나의 화실로 날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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