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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입력 2018.03.03 21:16
  • 호수 1197

[NGO칼럼]#미투(Me Too), 이제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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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숙 당진어울림여성회 회장

우리는 얼마 전 한 방송에서 어느 여성 검사의 ‘미투 선언’을 목격했다. 떨리는 목소리로 침착하게 이야기해 나갔던 8년 전 성추행 사건과 그 이후 겪었던 부당한 일들을 들으며 온 몸에 소름이 돋는 것을 느꼈다. 서지현 검사는 그 많은 시간 동안 얼마나 큰 자책감과 괴로움을 느꼈을지 같은 여성으로서, 또 한사람의 인간으로서 함께 공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

온 국민이 보는 방송에 실명과 자기 얼굴을 들어내고 나갈 수 있었던 것은 전 세계에 들불처럼 번진 ‘미투(Me Too) 운동’을 보며 성폭력 피해자들에게 ‘당신의 잘못이 아니다’라는 말을 꼭 하고 싶어서였다고 말했다. 그 절절한 진심과 용기에 박수를 보내면서 동시에 우리 사회에 최고 엘리트 권력층에서도 여성이 성추행의 대상이라는 사실이 놀랍고 화가 났다. 여검사도 저렇게 성폭력의 대상이 된다면 다른 여성들은 처지는 과연 어떨까 그동안 성범죄에 관대했던 검찰의 판결이 이제야 이해가 될 듯도 싶었다.

아니나 다를까 서지현 검사의 ‘미투 선언’ 이후에 또 다른 미투가 쏟아져 나왔다. 문학계, 연극계, 종교계 그리고 교단에서 수많은 피해자가 자신의 피해 사실을 세상에 드려냈다. 하루가 다르게 폭로되는 사실들을 보면서 우리 사회 곳곳이 그동안 얼마나 썩어 있었는지를 알 수 있었다. 그런데 드러나는 사건들을 보면 이러한 성폭력의 양상은 여성에 대한 것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사회적인 약자에 대한 갑들의 폭력이었다. 배우를 지망하는 연기자나 학생들의 꿈을 빌미로 가해자는 권력자로  군림하며 아무런 자책감 없이 성폭력을 자행하고 있었다. 피해자들은 내가 빌미를 준 것은 아닌지, 나의 잘못은 없는지를 자책 하며 침묵을 강요당했고 피해사실을 밝혔을 때 돌아올 불이익과 비난에 대한 두려움으로 숨죽여 왔다.

이러한 사건들이 몇몇 유명인들과 연극계 문학계에만 한정되어 있을까? 드러나지 않은 우리의 일상 곳곳에 숨어 있다고 생각한다. 권력위계 사회인 직장 내에서 성희롱, 성폭력이 얼마나 일상적으로 발생하고 있을까? 결국 권력의 하위에 있는 여성이 참고 있거나 퇴사를 하는 것으로 끝나는 현실이다. 특히 비정규직 여성들은 갑질과 성희롱에 더 많이 노출되어 있고, 저항하면 직접적으로 일자리를 잃기도 하는 상황이라 더더욱 심각하다. 실제 최근 5년간 고용노동부에 접수된 성희롱 진정 2190건 중에서 노동부가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 사건은 9건에 불과하다고 한다.

이제는 우리사회가 진정으로 변화해야 할 시기가 왔다고 생각된다. 정부는 법 제도적으로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지원을 하고 2차 피해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아울러 드러난 가해자들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이에 따른 처벌을 강화할 수 있도록 법과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

우리 사회의 인식도 이제는 전면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학생들은 물론 교사들도 학교에서 여성비하 표현을 아무렇지 않게 사용하고 있는 현실에서 근본적인 인식과 교육부터 탈바꿈해야 한다.  초·중·고 교육 과정에서 제대로 된 성평등, 성 인권 교육이 절실할 뿐만 아니라 성 범죄자에게 관대한 사회적 문화를 분위기를 바꿔 나가야 한다.

이제 더 이상 피해자가 참아야 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앞으로 자라날 우리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피해자가 당당하고 가해자가 수치스러워야 하는 지극히 당연한 세상을 함께 만들어야 한다. 미투의 외침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우리부터 시작해서 자신의 잘못이 아닌 일로 아파했을 성폭력 피해 여성들과 함께하고 지역부터 변화를 고민해 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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