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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입력 2018.03.03 21:18
  • 호수 1197

[기고]어린이 위한 전문병원 유치, 다양한 방법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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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원 당진시보건소장

아이가 아플 때 시간에 구애 받지 않고 언제든지 믿고 치료를 맡길 수 있는 병원이 가까운 곳에 있기를 바라는 마음은 자녀를 둔 부모 모두 같을 것이다. 지난달 9일 당진에서는 한 학부모 단체가 소아․청소년 전문 응급의료병원 건립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밤 9시가 넘으면 소아전문 응급센터가 있는 천안의 한 대학병원 외에는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물론 이는 당진뿐만 아니라 인근 서산이나 아산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소아전문응급센터가 있는 병원은 전국적으로 9곳에 불과하다. 서울에도 두 곳 뿐이고, 충남에는 천안에 있는 대학병원 한 곳이 유일하다. 어린이들을 위한 야간진료 병원인 달빛어린이병원도 올해 1월 기준 전국적으로 17곳 뿐이다. 정부가 2015년 말까지 30곳으로 확대하려고 했지만 3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절반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아이들을 위한 의료기관 부족은 비단 당진만의 문제가 아니다.

어린이 전문 치료기관이 생각만큼 확대되지 못하는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다. 가장 큰 원인은 전문인력의 부족이다. 소아전문병원이 운영되려면 일반 병원보다 많은 전담인력이 필요하다. 응급의료법 시행규칙의 소아전문응급센터 인력기준에 따르면 전문의 2인 이상을 포함한 소아응급환자 전담의가 4인 이상 되어야 한다. 또한 24시간 소아응급환자 전담 전문의 또는 3년차 이상 레지던트가 1인 이상 상주해야 하며, 간호사의 경우에도 소아응급환자 전담간호사가 10명 이상 필요하다. 또한 성인 환자와 달리 성장 단계에 따른 전문적인 진료가 필요하고, 별도의 소아전용 시설‧인력‧장비 기준을 충족해야한다. 매년 적게는 수억 원에서 많게는 150억 원까지 발생하는 적자는 보건복지부 지원 없이 자체 재원으로 충당하기 어렵게 만든다. 야간진료의 낮은 수가와 응급의료시설 운영 대비 수익발생이 여의치 않다는 점도 어린이 전문 의료시설이 확대되지 못하고 있는 이유 중 하나다.

당진에는 약 170개의 의료기관이 있는데, 소아과 전문 의료기관은 6곳에 불과하고, 전문의도 11명 뿐이다. 당진종합병원이 응급의료센터로 지정되어 있지만 소아과 전문의가 부족한 상황에서 소아환자들을 위해 24시간 진료체계를 갖추기에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 그렇지만 시에서도 어린이 전문 병원 건립을 요청하는 시민들의 목소리를 마냥 외면할 수만은 없었다. 지난 2016년에는 가칭 석문아동병원 설립이 추진되기도 했고, 지역병원을 달빛어린이병원으로 유치하려고 했지만 야간근무 의료진 확보가 어려움으로 무산되기도 했다. 그렇다보니 가장 현실적인 대안은 시립병원을 건립하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당진시는 지난 1월과 2월 시립병원 건립 추진을 위해 다른 자치단체의 사례를 조사하고, 충남연구원에 자문을 의뢰하기에 이르렀다. 이러한 노력으로 충남연구원에서 ‘당진시 보건의료여건 및 현황에 대한 자료 분석’을 위한 조사연구가  진행 중이다. 이에 당진시에서는 충남연구원의 조사자료를 토대로 타당성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 조사에서는 당진지역의 보건의료여건에 대한 현황 분석과 의료 수요자 분석, 소아․청소년 응급환자 발생․발병 및 유병률에 대한 조사 등이 이뤄지게 된다.

당진시립병원이 건립된다고 해도 소아전문 의료진을 확보하기가 용이한 상황은 아니다. 시립병원을 건립하고, 이곳에 아동 전문 의료시설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중소도시보다 생활여건이 좋은 대도시에서의 근무를 희망하는 의료인력이 다수인 상황인만큼, 당진시로 유능한 의료인력을 유치하려는 노력과 제도가 필요하다. 또한 정부도 정책적으로 지역별 의료인력 불균형 현상을 해소하고, 특정 진료과목에 의료 인력이 쏠리는 현상도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차별받지 않고 누구나 공평하게 의료혜택을 받을 수 있으려면 무엇보다 시민 모두가 함께 뜻을 모으고 합리적인 해결방안을 찾아야 한다. 우공이산(愚公移山)의 마음가짐으로 함께 노력하면 천리 길도 금방 다다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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