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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종교
  • 입력 2018.03.16 20:49
  • 호수 1199

[종교칼럼] 주여! 분별력을 주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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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종만 팔복감리교회 담임목사


2018년 새해 들어 뉴스시간이면 빠지지 않고 오르는 단골 메뉴가 하나 있다. 성희롱, 성폭력에 관한 뉴스다. 이름 석 자만 들으면 알 수 있는 사회 저명인사들의 이름이 뉴스와 지면에 오르내린다. 평생 쌓아올린 명예와 사회적 공로가 하루아침에 무너져 내리고 불명예스럽게 자리를 떠난다. 어떤 이는 쫓겨나기도 하고, 어떤 이는 잠적해 버리기도 하며, 어떤 이는 진실이 밝혀져 수갑을 차고 끌려가기도 한다. 법조계로부터 시작해서 연예계, 종교계, 교육계, 정치계 그 어느 곳도 예외가 없다. 뉴스에 오르내리지 않았다고 해서 그곳은 예외일까. 필자는 오네시모라는 선교회를 조직해서 천안소년교도소에서 10년 넘게 교화활동을 했던 경험이 있다. 교도소를 방문해서 설교를 하는 설교자 중에 이렇게 말하는 분들을 여러 번 보았다.

“여러분은 들킨 죄인이고, 우리는 들키지 않은 죄인입니다” 이 말에 나는 ‘아니다’라고 말 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Me Too 운동이 계속되면 수많은 가정이 무너져 내릴 것이다. 상황만 주어지면 예외 없이 똑같은 죄를 범한다. 그러고 보면 보디발의 아내가 요셉을 유혹할 때 “내가 어찌 이 큰 악을 행하여 하나님께 죄를 지으리이까?”라며 그 유혹을 물리친 청년 요셉의 의지는 존경받기에 충분하다. 나는 들키지 않은 죄인일 뿐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삶의 현장은 들킨 죄인들과 들키지 않은 두 죄인들이 공존하고 있다. 어쩌면 들킨 죄인보다 들키지 않은 죄인들이 훨씬 더 많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그들이 우리를 대신해서 들켜주므로 우리에게 각성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렇게 생각하고 각성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은 것 같다. 지인이 수모를 당하고 불명예스럽게 자리를 떠나는 뒷모습을 두 눈으로 똑똑히 보면서도 똑같은 일을 반복하다가 똑같은 수모를 당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특히 뇌물에 관해서 더 그런 것 같다. 엡5:15에 보면 “그런즉 너희가 어떻게 행할 것을 자세히 주의하여 지혜 없는 자같이 말고 오직 지혜 있는 자같이 하여”라는 말씀이 있다. 그렇다. 우리가 하는 일들 중에는 마땅히 해야 할 일이 있는가 하면, 해서는 안 되는 일이 있다. 자세히 주의하여 지혜 없는 자같이 하지 말고 지혜 있는 자같이 해야 한다. 나는 새해 들어 어느 날 부터인가 이렇게 기도하기 시작했다.

주여! 오늘도 나에게 분별력을 주옵소서. 나는 오늘 무엇을 해야 할지 알 수 없습니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므로 하지 말아야 할 일을 하지 않게 하옵소서. 나는 오늘도 누구를 만나야 할지 알 수 없습니다. 마땅히 만나야 할 사람을 만나므로 만나서 안 될 사람을 만나지 말게 하옵소서. 나는 오늘도 어디를 가야할지 알 수 없습니다. 마땅히 가야할 곳을 가므로 가서 안 될 곳을 가지 않게 하옵소서. 나는 오늘도 무슨 일을 먼저 해야 할지 알 수 없습니다. 먼저 해야 할 일을 먼저 하므로 나중에 해도 될 일을 먼저 하므로 기회를 놓치지 않게 하옵소서. 나는 오늘도 어떤 음성을 듣고 따라야 할지 알 수 없습니다. 마땅히 듣고 따라야 할 주의 음성을 듣고 따르므로 듣지 말아야 할 사단의 미혹의 음성을 듣고 따르므로 수치를 당치 않게 하옵소서. 선물과 뇌물을 분별할 수 있는 분별력을 주셔서 뇌물을 선물로 착각하지 않게 하옵소서. 사역과 내 개인의 일을 분별해서 사역에 써야 할 돈을 나 개인을 위해서 쓰지 않게 하옵소서. 사랑해야할 사람과 사랑하지 말아야 할 사람을 분별해서 사랑해서 안 될 사람을 사랑하므로 돌이킬 수 없는 후회를 하지 않게 하옵소서. 육신의 소욕과 성령의 소욕을 분별하여 육신의 소욕을 따르지 않고 성령의 소욕을 따라 성령의 열매를 맺게 하옵소서. 주여! 오늘도 나에게 분별력을 주셔서 하나님을 근심케 하지 마옵시고 주님의 이름에 합당한 영광을 돌려드리게 하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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