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당진시니어클럽 ‘우리콩 우리두부’ 사업에 참여하는 조용희(우두동), 이명화(읍내동), 김윤환(읍내동) 씨
“우리는 당당하게 일하는 시니어입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00% 국산콩으로 정성껏 만드는 ‘우리두부’
무료하고 무기력한 일상에 노인 일자리는 희망

▲ (왼쪽부터) 우리콩 우리두부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조용희 씨, 임미숙 당진시니어클럽 센터장, 이명화 씨

평균나이 72세의 노인들이 두부 만들기에 나섰다. 우리콩으로 만든 건강한 두부다. 할머니·할아버지가 손주를 먹이는 마음을 담아 좋은 재료로, 정성을 다해 오늘도 고소한 두부를 만든다.

조용희(70세·우두동), 이명화(69세·읍내동) 씨는 우리콩 우리두부 사업이 시작된 지난 2015년부터 이곳에서 일하고 있다. 우리콩 우리두부는 당진시니어클럽(센터장 임미숙)이 추진하는 사업으로, 조용희 씨는 교회 사람들의 권유로 이 사업에 참여하게 됐다. 사람들은 책임감 있고 성실한 그에게 우리콩 우리두부 사업을 소개했고, 그는 이곳에서 어느덧 4년 동안 함께하고 있다.

이명화 씨는 지금까지 주부로 살아왔다. 나이가 드니 더욱 집에만 있게 됐고, 삶이 무료해졌다. 문득 이렇게 살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언가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던 찰나, 신문에 난 노인 일자리 참가자 모집 공고를 보게 됐다. 그는 처음으로 이력서라는 걸 써서 당진시니어클럽의 문을 두드렸다.

한편 최근 이 사업에 참여하게 된 김윤환(77세·읍내동) 씨는 개인사업을 하다가 70대에 들어서면서 하던 일을 접게 됐다. 60대까지만 해도 왕성하게 활동했지만 나이를 먹으니 할 일이 마땅치 않았다. 그러다 지인의 권유로 우리콩 우리두부 사업을 알게 됐다.

▲ (왼쪽부터) 우리콩 우리두부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조용희 씨, 임미숙 당진시니어클럽 센터장, 이명화 씨

이른 새벽 시작하는 하루
이들의 하루는 이른 새벽 시작된다. 새벽에 두부를 만들어야 아침 일찍 배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보통 새벽 5~6시 무렵 작업장에 나와 두부를 만든다.

전날 미리 불려둔 콩을 깨끗이 헹구고, 곱게 갈아서 96℃까지 끓인 뒤 간수를 넣어 걸쭉한 상태로 만든다. 몽글몽글 응고된 콩물을 가두어 기계를 이용해 누르면 단단한 두부가 완성된다. 이렇게 만든 두부를 일정한 크기로 자르고, 포장까지 마무리해야 작업이 끝난다.

이 모든 과정은 체계적으로 분업화돼 있다. 손발을 맞춰가며 각자 제 역할을 해야만 맛있는 두부가 만들어진다. 김 씨처럼 일을 한지 얼마 안 돼 서투른 이가 있다면 서로 도와가며 작업을 한다.

김윤환 씨는 “아직 일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하나하나 배워 가면서 일을 하고 있다”며 “매사에 긍정적으로 생각하면서 일을 통해 즐겁게 살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능숙하게 두부를 만들기까지 이들은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겪었다. 조용희 씨는 “사업 초창기엔 두부가 생각대로 만들어지지 않아 속상해 여러 번 울기도 했다”고 말했다. 작업장 내에 걸린 두부 만드는 방법은 이들의 땀과 눈물로 만들어진 것이다. 이 자료에는 우리콩 우리두부 생산라인에 있는 어르신들이 맛있는 두부를 만들고자 하는 염원이 담겨 있다.

“처음에는 몇 번의 실수가 있었어요. 그러나 지금은 기술이 늘어 언제나 한결같이 맛있는 두부를 만들고 있어요.” (이명화 씨)

“우리두부 많이 사랑해주세요”
정성을 다 해 만든 두부는 이들에게 큰 자부심이다. 100% 국산콩을 사용하며 모든 과정에 이들의 손길이 닿지 않는 부분이 없다. 두부를 만드는 일은 단순 봉사가 아니며, 한가로운 노년의 시간을 때우는 일은 더더욱 아니다. 소중한 직업이자, 다시금 삶의 활력과 목표의식을 주는 일자리다.

그래서 자신들이 만든 두부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소비되기를 바란다. 조용희 씨는 “사람들이 두부가 어디에서 어떻게 만들어지는 지 잘 모르고 있다”며 “읍내동 안신타워에 위치한 두부 사업장이 유동인구가 더 많은 곳에 자리 잡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람들이 오고가며 두부가 만들어지는 모습을 볼 수 있도록 해 우리콩 우리두부를 홍보하고 싶기 때문이란다.

그는 “새벽 2~3시에 나와 일을 해도 좋다”며 “우리가 더 일찍 나와서 일을 해야 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우리 두부를 찾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활력을 주는 노인 일자리
이들에게 우리콩 우리두부는 ‘두부’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나이 든 노인들이 무엇을 할 수 있느냐는 의구심과, 청년실업이 큰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노인들의 일자리는 더욱 소외받기 십상이다.

그러나 평균수명이 늘면서 60대에 은퇴한 노인들은 20년 이상 일거리 없이 무료하게 노년을 보내야만 한다. 사람들은 은퇴 이후 봉사도 하고, 여행도 다니고, 취미생활도 하라고 말하지만, ‘노는 것’도 하루 이틀이다. 20년 동안 일을 하지 않고 지내는 것은 노년의 삶을 더욱 무기력하게 만든다. 노인들에게 일거리를 주는 건 경제적인 문제를 넘어, 한 사람의 존재가 사회에 꼭 필요한 사람으로 설 수 있게끔 자존감을 회복시키는 일인 것이다.

이명화 씨는 “당진시니어클럽이 더 발전해 노인 일자리가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면서 “당진시에 일하는 노인들이 많이 생기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일을 하면서 시니어(노인)라는 개념을 잊고 살아요. 나이 먹은 노인, 할 일 없는 노인이 아니라 우리도 당당하게 일하는 시니어랍니다.” (조용희 씨)
 

<우리콩 우리두부>
■가격: 4000원(1모)
■판매처: △당진농협 하나로마트 계성지점 △당진축협 하나로마트 로컬푸드매장 △당진시장 내 대성계란·매일슈퍼 △청춘 해나루 식당
■문의: 당진시니어클럽(353-6188) 
 

저작권자 © 당진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5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