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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박두재 원당중앙교회 담임목사 / 당진시대 편집자문위원
시대의 요구 변화와 지방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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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티 우드의 <상대를 사로잡는 0.3초>라는 책이 있다. 우리는 속도가 성공과 실패를 좌우하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서울과 부산을 최고속도 1200km로 달려 16분 만에 주파하는 하이퍼 튜브 익스프레스(Hyper Tube Express : HTX)를 2026년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하고 있다고 한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비행기가 대략 시속 800km의 속도로 운항하니 그 보다 훨씬 빠른 속도다. 이런 초스피드 시대를 살아가면서 상대방에게 자신을 소개하고 마음을 사로잡으려면, 얼마의 시간이 필요할까. 영업이나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손님의 마음을 빼앗아 상품을 팔고 자신의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당진에서 태어나 고등학교 졸업 후, 20년 가까이 외지에 있다가 2004년에 고향으로 돌아 온 나는, 1980년대 중반에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방학이 끝나고 개학을 하게 되면, 어떤 선생님이 전근(轉勤)을 가시고 또 어떤 선생님이 오시는가가 우리를 설레게 하는 관심사 중 하나였다. 1학년 때로 기억된다. 남학생들을 설레게 만들만큼 아름다우신 영어 선생님께서 대학을 졸업하면서 당진에 있는 학교로 첫 발령을 받아 오셨다.

그 선생님께서 하신 첫 말씀은, 당진이라는 곳이 지도 어디에 있는지도 몰랐고, 먼지 날리며 털털거리는 비포장도로를 달리는 버스 안에서 이런 오지로 가서 어떻게 지낼까 하며 하염없이 울었다는 이야기였다. 결국 그 선생님께서는 얼마 계시지 못하고 서울로 올라가셨다.

일주일에 두어 번은 서울이나 대전을 다녀온다. 일을 마치고 고속도로로 접어들면서 ‘당진’이라는 글자의 이정표가 크게 눈에 들어온다. 서해대교가 건설되고 공단이 들어서면서 당진은 전국적으로 유명한 도시가 되었다. 10여 년 전부터 아파트가 들어서고 인구가 유입이 되어 시(市)로 승격도 되었다. 직장을 따라서, 혹은 직장을 찾아서 당진을 처음 찾은 사람들의 당진에 대한 첫 인상은 어떨까.

첫 발령지로 당진을 찾았던 선생님과 일을 위해 아무런 연고(緣故)도 없는 당진을 찾아 온 사람들의 당진에 대한 첫 느낌이, 30여 년이라는 세월의 차이만큼 변해 있을까.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출마를 선언한 사람들의 발걸음이 분주해지기 시작했다. 지방자치제도는 지역주민들의 복리증진을 목적으로 지역 주민과 지방자치 단체가 그 지역의 문제가 무엇인지 그리고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지방자치제도를 통해 정치에 참여하여 자신이 살아가는 지역의 현실과 필요에 맞는 업무와 정책을 추진하는 것이다. 따라서 살기 좋은 도시 당진을 만들기 위해서는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관심을 통해 자치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당진에 와서 정착한 대다수의 사람들이나 정착 중에 있는 사람들, 혹은 당진을 벗어나려는 사람들은 당진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 그들의 공통적인 불만 사항이며 개선을 바라는 부분으로, 열악한 교통과 교육환경, 극심한 대기오염 그리고 터무니없는 집값을 꼽고 있다.

시내 중심가의 교통편만 보더라도 시청 부근이나 대덕동, 당진초등학교 지역은 대중교통을 이용하기가 불편하다고 한다. 교육적인 환경에서도, 물론 극소수이겠지만 가정 내 부모의 문제로 인하여 아이들을 바르게 양육하지 못하는 부모들도 있고, 가정이 바로 서지 못하니, 청소년 비행(卑行) 건수가 당진과 근접해 있는 타 지역보다 높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리고 비싼 아파트 가격 부담으로 인하여 서산과 교육여건이 좋은 아산지역의 신도시로 주거 공간을 옮기고 당진으로 출퇴근하는 분들도 있다. 높게 책정된 상가의 임대료도 문제다. 장사하기가 힘들다고 하는 이야기를 이곳저곳에서 듣곤 한다.

선거일이 가까워 오면 후보자 간 정책 공약 대결이 치열해질 것이다. 어느 후보자가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과 시민들의 요구를 읽고 그에 맞는 정책을 약속하는지, 그리고 그 약속이 시민들의 마음을 어떻게 사로잡을지 관심 있게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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