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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소개
  • 입력 2018.04.06 20:22
  • 수정 2018.04.10 08:46
  • 호수 1202

[책소개]갗누리공방 김영은 공예가
개성 강한 시가 인상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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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부터 읍내동 갗누리공방 운영
<노인들>, <빈 집> 등 와 닿는 시 많아

 

2014년부터 읍내동에 위치한 갗누리공방을 운영하고 있는 김영은 공예가는 송악읍 석포리 출신이다. 송악초·송악중·송악고를 졸업한 김 공예가는 스무 살에 고향을 떠나 경기도 수원으로 향했다. 수원에서 직장생활을 하다, 10여 년 만에 다시 고향 당진을 찾은 그는 만날 친구가 없고 낯선 생활에 우울증을 겪기도 했다.

우울증을 극복하고자 그는 독학으로 손 뜨개질을 배우기 시작했다. 목수인 아버지의 손재주를 물려받아서인지 손으로 만드는 것에 재능이 있어 그는 손 뜨개질 뿐 아니라 북아트, 리본아트, 클레이 등에 소질을 보였다.

김 공예가는 지난 2010년 가을에 가죽을 접했다. 북아트를 했었던 시기에, 가죽으로 책 표지를 만들다 가죽의 매력에 빠졌다. 당시에는 가죽 자격증도 없었을 때라, 가죽공예 인터넷 카페를 통해 공예가들과 정보를 공유하고 직접 가죽공방을 찾아다니며 배웠다.

심지어 가죽공예를 배우고자 당진과 서울을 매일 오가기도 했단다. 김 공예가는 “가죽공예를 하는 동안에는 잡념이 사라진다”며 “가죽을 만지고 있다 보면 빨리 작품을 완성하고 싶고, 결과물이 궁금해 작업에 집중하게 된다”고 말했다. 더불어 “가죽은 세월이 지날수록 자연스러워지고 느낌도 달라진다”며 “세월의 흐름을 타고 물들어가는 것이 마치 나와 같다고 느껴진다”고 전했다.

한편 김 공예가는 최근 두 권의 책을 읽고 있다. 하나는 당진시대 독자들에게 소개할 기형도 시인의 시집 <입 속의 검은 잎>이고, 또 다른 하나는 피천득 작가의 수필 <인연>이다. 김 공예가는 SNS를 통해 친해진 타 지역 교사에게 두 권의 책을 추천받아 읽게 됐다.

특히 시집 <입 속의 검은 잎> 중 ‘빈 집’과 ‘노인들’이라는 시는 김 공예가가 기형도 시인의 시 중 가장 좋아하는 시다. 김 공예가는 “‘노인들’의 경우에는 시 구절구절이 다 내 이야기 같다”며 “또한 ‘빈 집’의 경우는 시 전체가 모두 와 닿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시집은 마음이 아픈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며 “이 시집은 공감 요소가 많아 읽을 때마다 치유해준다”고 덧붙였다.

“기형도 시인의 시는 타 시인의 시와는 달라요. 시인이 유년시절에 겪었던 우울한 기억이나 도시인들의 삶을 담은 개성 강한 시들이 많아요. 그래서인지 더 강하게 와 닿아요. 기형도 시인은 서른의 나이에 뇌졸중으로 죽었는데, 너무 안타까워요. 살아있었더라면, 기형도 시인은 어떠한 시를 썼을까요?”

>>김영은 공예가는
·1972년 송악읍 석포리 출신
·송악초·중·고 졸업
·읍내동 갗누리공방 운영


읽은이가 소개하는 시 한편

노인들
          -기형도

감당하기 벅찬 나날들은 이미 다 지나갔다
그 긴 겨울을 견뎌낸 나뭇가지들은
봄빛이 닿는 곳마다 기다렸다는 듯 목을 분지르며 떨어진다

그럴 때마다 내 나이와는 거리가 먼 슬픔들을 나는 느낀다
그리고 그 슬픔들은 내 몫이 아니어서 고통스럽다

그러나 부러지지 않고 죽어 있는 날렵한 가지들은 추악하다

 

읽은 이가 추천하는 또 다른 도서

도서명: 인연
저자명: 피천득

아사코의 만남과 헤어짐에 얽힌 추억을 소재로 인연의 의미를 깨닫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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