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수 전 당진항만관광공사 사장
당진항 활성화를 통한 지역 일자리 창출 및 부가가치 증대 방안 제언

당진시대l승인2018.05.01 11:24l(120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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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7년 2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컨테이너정기선사인 ㈜한진해운이 파산하면서 그동안 해운항만산업 발전에 혼신의 노력을 다했던 정부와 기업, 그리고 세계 해운시장에서 활약해 온 해운항만 전문가들과 일반국민들까지 아쉬움과 불편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제 한진해운사태의 원인과 경과, 그리고 향후 대책에 대한 논란을 멈추고 어떻게 하면 우리나라 해운항만산업이 국가경제는 물론 세계 해운시장에서 위상을 되찾을 수 있는지 당진시민들도 함께 고민해 볼 때라고 생각한다.

1. 글로벌 해운항만 환경변화와 대응전략

당진(唐津)은 예로부터 육지보다는 바다를 통해 성장해 온 도시이다. 통일신라시대 당진을 통해 우리나라 경상도 지방과 중국 산동반도간에 사람과 물자가 오갔고 고려와 조선시대에도 중국배와 한국배, 그리고 동서양의 크고 작은 원양선박이 당진 앞바다를 빈번하게 항해하였다. 그러나 당진 주변에서 임진왜란과 청일전쟁, 6.25사변 등 크고 작은 전쟁이 일어나고 경부 철도와 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 당진의 전통적 기간산업인 해운항만분야는 세계중심세력에서 오랫동안 소외되었다.

최근 우리나라 중부지역 국가전략항만으로 비약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평택항이나 충청권 서해안 물류중심지로 부상하고 있는 대산항에 비해 당진항은 컨테이너부두가 한 선석 없는 정체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과연 지금처럼 세계화에서 뒤떨어진 당진항 모습을 보고만 있다 하면 ㈜한진해운이 세계 해운환경 변화에 효율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결국 파산한 것 같은 심각한 사태가 당진항에도 오지 않으리라고 누가 감히 장담할 수 있을 것인가?

조선시대 대표적인 북학파 실학자였던 박제가는 ‘무역은 바다를 통해 일어나고 바다를 통행하는 선박을 어떻게 잘 만드느냐가 국가번영을 좌우한다’ 라고 해양입국 필요성을 당시 정조 임금에게 건의하였다. 오늘날 해운항만, 해양수산, 조선산업 등 바다를 통해 세계를 하나로 통합하는 글로벌산업의 시대에도 매우 잘 어울리는 말이다.

한진해운사태 이후 북미 컨테이너 정기선항로에서 ㈜한진해운을 대신하여 부상하고 있는 국제선사가 프랑스의 CMA–CGM사와 일본의 K-Line사이다. 이 중 K-Line사 에이조 무라까미 사장의 말은 우리나라 해운항만분야 종사자는 물론 일반국민들도 참고할 만하다. 그의 말을 요약해보면 다음과 같다.

“1945년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직후 일본의 유수한 해운기업이었던 K-Line사는 배 한 척 없는 빈털터리였습니다. 그래도 우리는 실망하지 않고 전쟁 중 침몰한 화물선 한 척을 인양하여 해운서비스를 재개하여 오늘날 세계적 컨테이너 정기선사로 성장하였습니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 사회적 책임, 신뢰경영, 기업문화를 존중하면서 미래지향적이고 친환경적인 글로벌기업을 만들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위 에이조 무라까미 사장의 말 중에서 주목해야 할 예기가 미래지향적이고 친환경적인 기업을 만든다는 내용이다. 단순하게 구호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Blue Seas for Tomorrow」 라는 슬로건을 걸고 지구온난화에 대비하여 이산화탄소(CO2) 배출량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노력을 모든 임직원들이 매일매일 실천하려 노력하고 있다.

우리나라 정부는 녹색기후기금(Green Climate Fund) 사무국을 유치하여 전세계적으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려는 UN의 노력에 적극 동참하고 있으며 당진항을 비롯한 주요 항만들도 친환경경영을 목표로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실제 친환경적이고 지속가능한 기업경영이나 지역개발정책은 아직 구체적으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향후 당진항과 우리나라 해운항만산업이 세계적인 추세인 친환경적이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도모하려면 지금부터라도 철광석과 석탄 하역에서 발생하는 분진을 줄이는 동시에 컨테이너에 화물을 담아서 보다 신속하고 안전하게 수출입화물을 수송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2. 당진항의 주변 입지여건 현황과 전망

당진항은 충청남도 당진시 서북해안에 위치해 있으며 평택항과 함께 국가에서 관리하는 무역항으로 지정되어 있다. 평택항과는 아산만을 사이에 두고 서해대교와 삽교방조제로 연결되어 지금까지 「평택당진항」 이라는 이름으로 모든 항만행정과 해운서비스가 통합되어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평택항에 비해 당진항은 일반국민들은 물론 지역사회에도 잘 알려지지 않고 있다.

당진시와 같이 항만을 끼고 있는 도시를 항만도시(port city) 라고 부른다. 우리나라에서는 부산과 인천이 대표적인 항만도시지만 이웃나라인 일본과 중국, 그리고 동남아 주요도시들은 예외없이 항만도시의 형태를 띠고 있다. 이들 항만도시는 고속도로, 철도 등 주요 교통수단이 부두시설과 연결되고 주민들의 일상생활도 대개 항만과 관련되어 있다.

당진지역에는 항만과 관련된 지명들이 많이 있다. 당진포, 한진포, 기지시, 삽교호 함상공원 등 이 지역이 역사적으로 중요한 항만의 역할을 하였음을 알 수 있는 지명이 있는데도 당진시민들이나 다른 주변지역사회는 당진항의 존재조차 모르는 경우가 있어 우리를 당혹스럽게 한다. 모르는 것인지 혹은 모르는 체 하는 것인지 알 수 없으나, 바르게 알려야 한다고 우리는 믿는다.

당진항에 들어오는 배들은 조수간만의 차이가 큰 아산만을 통해 행담도의 서쪽 건너편에 있는 부두에 접안하게 된다. 서쪽부터 보면 당진화력발전소, 당진제철소, 동국제강 등 산업시설과 연결된 부두가 해안선과 평행선으로 잘 구비되어 있다. 향후에는 다목적부두 또는 컨테이너부두와 LNG부두가 현재 부두시설이 있는 곳에서 외해쪽으로 건설될 전망이다.

당진항에서 서울, 인천, 경기도 등 수도권으로 가는 화물자동차들은 서해안고속도로, 서울외곽도로를 통해 주요 공장과 시장까지 운행하고 세종, 대전, 부산 등 남쪽으로 가는 화물자동차들은 당진-대전 고속도로, 경부고속도로 등 고속도로를 통해 움직이게 된다. 앞으로 2020년까지 서해선 철도가 홍성에서 화성까지 이어주고 당진시에 합덕역이 예정대로 건립되면 철도를 통한 대량수송을 하여 도시환경이 크게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현재 온양온천역까지 내려온 수도권 전철도 당진시로 이어질 전망이다.

3. 당진항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

항만에서 발생하는 화물에 대해 지역주민이 갖고 있는 생각은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이 교차하게 된다. 1960년대 부산항의 경우를 보면 국가나 지역주민들 모두 부정적인 평가가 많았다. 가장 큰 불만이 쓰레기와 악취에 대해 쏟아졌다. 부산시민들은 집에서 발생하는 생활쓰레기를 바다에 버리고 선박들은 쓰다가 남은 폐유를 바다에 쏟아 놓았다. 여기에 밀수가 성행하고 사고가 많아 스스로 부산항을 ‘벙어리항만’ 이라고 비아냥거리는 사람들도 있었으나 지금 부산항은 깨끗하고 풍요한 세계 5위권 항만으로 발전하였다.

부산항이 세계적인 컨테이너항만으로 거듭난 배경에는 항만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고 미래세대에 좋은 일자리를 창출해 줄 것이라는 정부와 국민들의 인식전환이 절대적이었다. 단순히 항만에 가면 수산물시장이 있어 먹거리와 놀거리가 된다는 생각보다는 우리나라 수출입화물이 부산항에서 대부분 처리되어 국가경제와 지역사회에 크게 기여한다는 연구결과가 계속 나오면서 부산시를 해운항만의 중심지로 만들자는 운동이 강하게 일어났다.

어느 한 나라의 기업과 국민, 정부가 일년 동안 생산해 내는 각종 상품과 서비스를 돈으로 환산한 수치를 ‘국민소득(GNP)’ 이라고 한다. 또한 수출과 수입을 통해 국제적으로 이루어지는 경제활동을 돈으로 환산하면 ‘무역액’이되는 바 무역액을 국민소득으로 나누면 그 숫자를 ‘무역의존도’ 라고 한다. 우리나라는 무역의존도가 100%에 가까워 무역이 국민경제를 좌우하고 있다.

같은 논리로 당진항과 같은 특정항만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기여도)을 숫자로 표시할 수 있다. 당진항이 속한 당진시의 일년 총생산액을 ‘지역소득(GRDP)’ 이라고 하고 항만을 이용하는 수출입화물의 경제적인 파급효과를 산출하여 두 금액을 비교한 비율을 ‘항만의 지역경제 기여도’ 라고 부른다. 이 때 수출입화물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산출하는 방법은 지역산업연관표를 쓰거나 개별항만에서 일일이 산출하는 것이 있는데 우리나라는 앞의 방법을 쓰고 있으나 선진국에서는 뒤의 방법을 쓰고 있다.

부산항과 인천항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약 30% 전후로 추정되었지만 당진항의 경우 공업항 위주인 현시점에서는 화물취급량은 많으나 항만배후물류단지 등 항만 인프라 절대부족으로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낮다는 것이다.

4. 당진항 활성화를 위한 수출입화물 특화전략

당진항이 지역경제에 기여하는 비중을 보다 높이는 방법은 항만물동량을 무작정 늘이는 것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단순하게 생각해도 상품의 수량보다 단가를 높이는 방법으로도 가능하며 대표적인 것이 고부가가치를 가져오는 컨테이너화물을 유치하는 노력을 들 수 있다. 이것이 단시간 내에 이루어지기 힘들다면 수출입화물 유통물류단지를 확충하여 항만에서 발생하는 화물들을 가공하거나 포장하여 수출입을 하는 전문물류기업을 유치하는 방법도 있다.

당진시는 충청남도 서북도시지역에 위치하여 농축수산물과 함께 각종 산업용 원자재의 수출입이 많은 도농 복합도시 형태를 띠고 있다. 따라서 당진항의 발전방향을 농수산물을 포함한 각종 생활필수품과 철광석, 유연탄 등 산업용 원자재 및 철강제품을 취급하는 ‘종합물류항만’ 으로 잡고 있는 것은 누구나 동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당진시에서 생산하는 해나루 쌀을 비롯한 각종 농산물과 축산물, 그리고 중국을 비롯한 해외에서 수입하는 마늘이나 두류를 신선한 상태에서 보관하고 유통하며 배송하는 것은 유망한 발전전략이다.

이러한 당진시와 당진항의 발전전략이 성공적으로 추진되려면 지금보다는 훨씬 더 세련되고 지혜로운 방법이 요구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경쟁력있는 수출입화물에 발굴하여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는 소위 ‘당진항 특화전략’을 전체 당진시민들과 해운항만 종사자들이 심도있게 논의해 보는 일이다.

최근 당진시 가곡리에 소재한 시유지에 국내외 수출입 농산물 유통물류단지를 조성을 실현하기 위한 항만관련 단체 등에서 ‘당진항 특화전략’ 일환으로 당진항에서 처리할 수 있는 대량 화물수요 및 유치를 위하여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으며 중장기적인 당진항의 발전전략과 연계시켜 이를 추진하는 방안을 지역역량을 모아 심도 있는 추진방안을 강구하여야 하도록 하여야 할 것입니다.

필자는 그동안 당진항만관광공사 경영을 책임지고 운영했던 경험에 비추어 향후 이러한 특화전략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 몇 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5. 당진항 활성화를 통한 일자리 및 부가가치 증대방안 제언

현재 당진항은 연간 6천만 톤 이상의 물동량을 처리하는 국내 5위권내 항만의 위상을 갖고 있다. 특히 당진제철소를 중심으로 주요 원료인 철광석, 유연탄 등 벌크화물과 철강제품을 비롯한 일반잡화가 안정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평택항과 함깨 아산만 거점 화물부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러나 세계 해운항만 환경은 한진해운사태 이후 글로벌 해운기업을 중심으로 합종연횡이 이루어져 경쟁력있는 기업과 항만만이 살아남은 무한경쟁시대에 처해있다. 또한 친환경적이고 지속가능한 발전이 없으면 국제기구와 지역주민들로부터 무관심과 혐오시설로 간주되는 위험에 처해 있다.

당진항 주변의 다양한 신규 교통시설 건설과 함께 지역사회의 경제발전에 기여하는 긍정적 효과를 가져오려면 당진항은 보다 더 전문화되고 부가가치높은 화물을 처리할 수 있는 항만으로 거듭나는 정책의 전환이 매우 시급한 시점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당진항 활성화를 위한 수출입 화물 유통물류단지 조성을 통해 보다 많은 일자리 창출, 부가가치 증대, 지역경제 발전을 도모하는 방안에 대해 아래와 같이 제언하고자 한다.

첫째, 당진항의 발전을 위해서는 특화된 대량화물을 유치하기 위하여 다른 항만에 비해 절대적으로 부족한 항만배후단지를 시급하게 확충하여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석문방조제 주변에도 매립지에 신규 배후물류단지를 조성하고 송산부두는 다목적부두로 건설하여 컨테이너 화물도 처리가 가능하도록 하는 부두시설과 연계하여 발전하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

둘째, 당진시 가곡리 소재 시유지는 민간자본유치방식 과 공영개발방식을 함께 검토하되 보다 더 저렴한 임대료로 부지를 제공할 수 있는 공영개발방식을 우선적으로 추진하여야 할 것이다. 다만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등 공공부문의 투자한계를 고려하여 특화된 대량화물을 보유한 실수요자 중심의 국내외 민자유치를 병행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셋째, 당진항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보다 긍정적으로 바꾸기 위해서 당진시 및 관련 업·단체 등이 참여하는 농수산물 유통물류단지 조성방안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수출입 화물 유통물류단지 조성 및 운영을 통해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고 부가가치를 증대하는 방안에 대해 간단하게 제언을 하고자 한다.

우선 유통물류단지는 조성과정에서 건설 및 지원인력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운영과정에서 지역주민들의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상세하게 추정하는 것은 추후 전문가그룹에서 담당할 것이지만 여기서 개략적으로만 이를 추정해보면 연간 1,500명의 추가 고용효과가 예상된다.

또한 유통물류단지 조성과 운영을 통해 지역사회에 부가가치 유발효과를 극대화하려면 기업과 지자체. 항만관련 단체 및 정부, 지역주민 등 당사자 사이에 긴밀한 대화와 협력이 요구된다. 기업은 한중 FTA를 활용한 수익성모델을 개발하고 정부는 규제개혁과 함께 투자유치에 필요한 조치를 신속히 실행해야 할 것이다. 또한 지역주민은 당진항의 친환경적이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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