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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회
  • 입력 2018.06.22 19:27
  • 호수 1213

방사능 피폭 라돈 침대 ‘일파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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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항만-대진침대 45일 부두 야적장 사용 계약 체결
뒤늦게 안 당진시, 주민들 농성 벌이며 완강히 반대
대진침대 결국 천안 본사에서 해체작업 하겠다고 밝혀

▲ 당진동부항만운영(주) 고철야적장에 라돈이 이상 검출된 침대 매트리스 1만6900개가 쌓여있다.

1만6900개에 달하는 대진침대 매트리스가 송악읍 고대리 당진항에 반입돼 지역사회가 발칵 뒤집혔다.

대진침대 매트리스에서 기준치 이상의 방사선 물질 라돈이 검출돼 전국에서 대규모 리콜사태가 벌어진 가운데, 당진항이 매트리스 야적 및 해체작업 장소로 선정된 것이다. 주민들의 강력한 반발 등 지역사회가 격앙되자 대진침대 측은 매트리스를 다시 천안 본사로 옮기겠다고 약속했지만 논란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방사능 피폭량 최대 9배

대진침대 매트리트에 이상이 있다는 여론이 확산되면서 정부는 지난달 15일 대진침대 매트리스의 방사능 피폭량이 기준치 이내로 측정돼 안전하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닷새 만에 2차 브리핑을 열고 일부 대진침대 매트리스에서 라돈 수치가 기준치를 초과한다고 발표했다. 원자력안전위원회에서는 대진침대를 조사한 결과 7개 모델에서 최대 9배가 넘는 피폭선량이 측정됐다고 밝혔다.

라돈은 세계보건기구(WHO)가 발표한 1급 발암물질로, 방사선 물질인 라돈에 장시간 노출되면 내부피폭, 세포 파괴 및 변형으로 폐암을 비롯한 각종 암이 유발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음이온파우더의 원료인 모자나이트에서 라돈이 방출되는 가운데, 침대 매트리스에 음이온파우더를 사용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지난 4일 문재인 대통령의 특별지시에 따라 대진침대 매트리스 7개 모델이 전량 수거됐고, 이를 처리할 장소를 찾는 과정에서 당진항이 지목됐다. 이 사실을 뒤늦게 인지한 지역주민들이 현장에서 농성을 벌였지만 수거된 침대 1만6900개가 지난 16일 새벽부터 당진으로 반입됐다.                 

 

인부 식당 알아보다 지역에 알려져


천안에 본사를 둔 대진침대는 국무조정실과 원자력발전위원회의 지시에 따라 매트리스 해체작업 장소를 물색하던 중 당진항 부두를 선정했다. 천안 본사와 가까운 충남권이면서도 침대 용수철을 처리할 수 있는 제철소가 인근에 있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이곳에서 매트리스를 해체한 뒤 섬유는 현장에서 소각하고, 용수철 등은 인근 현대제철에 넘길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 사실을 뒤늦게 안 지역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졌고, 현대제철 역시 “현대제철 당진공장에서는 대진침대 용수철을 처리할 계획이 없다”고 일축했다.

한편 대진침대 측의 야적장 임대요청은 지난 12일 당진동부항만에 접수됐다. 당시 당진동부항만 측에서는 문제가 될 것을 우려해 수차례 이를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압박을 이기지 못하고 결국 부두 야적장 사용계약을 대진침대와 체결했다.

이후 당진동부항만 측이 매트리스 해체 작업 인력이 사용할 식당을 알아보는 과정에서 당진항지원센터에 문의했고, 당진항지원센터에서는 이 사실을 당진시 항만수산과에 보고하면서 지역사회에 알려진 것이다.

이러한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정부 국무조정실이나 원자력발전위원회, 대진침대 등 누구도 당진시에 협조요청을 보내지 않았고, 지역주민들의 의사는 철저히 배제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주민들은 이런 사안을 접한 뒤 즉각 현장에 천막을 치고 농성을 벌였다. 하지만 다음날인 16일 새벽부터 전국에서 수거한 라돈 매트리스가 당진항으로 모이기 시작했다.

주민들은 분노하며 “전국에서 수거한 라돈 침대가 마을과 불과 200m 떨어진 야적장에 들어오는 것을 뒤늦게 알았다”면서 “주민들과 한 마디 협의 없이 진행된 것은 주민들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은 “주민들의 의견을 묻지 않고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한 점에 대해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지만 주민들의 분노는 가라앉을 줄 모르고 있다.

매트리스 천안으로 이송 약속

결국 대진침대 측은 매트리스를 천안 본사로 옮겨 해체작업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국 집배원을 동원해 수거한 1만7000개에 달하는 매트리스를 대진침대로 옮기는 일이 쉽지만은 않아 시간이 다소 소요될 것으로 보이고 있다.

더구나 천안지역 주민들의 반발 또한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돼 사태가 더욱 커지고 있다. 한편 당진 주민들은 대진침대가 약속한 시일 내에 매트리스 반출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청와대 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겠다고 경고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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