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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에 손만대면 작품 만드는 ‘지게할아버지’ - 손낙서/고대면 진관2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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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사는 이야기

손 낙 서 / 고대면 진관2리
나무에 손만대면 작품 만드는 ‘지게할아버지’

“어떤 물건이든 내가 나무를 깎아 만들 수 있다 싶은 것은 만들어 보곤 했지. 어렸을 때부터 죽은 나무조각만 봐도 가만 놔두질 못했거든.”
자신의 이름 석자보다 ‘지게할아버지’로 더 유명한 고대면 진관2리 손낙서(63세)씨.
예전에 농촌에서 많이 보아왔던 지게와 멧돌, 절구, 쟁기등 농촌물건들을 실제크기보다 훨씬 작게 만드는 손낙서씨는 자신의 손을 통해 만들어지는 작품을 보면서 인생의 즐거움을 느낀다.
“어렸을 때부터 나무를 조각하고 자르고 하는 것을 좋아했지만 우리 아버님이 워낙 완고하셔서 절대로 하지 못하게 했어요. 그때만해도 예술을 한다는 것이 쉬운일이 아니었거든.”
어릴적 자신의 소질을 계발하고 조각분야에 공부를 더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을 가지고 있는 손낙서씨는 그나마 지금이라도 하고싶은 일을 하는 것에 대해 만족한다고 말한다.
손낙서씨 집에는 돈을 주고 산 물건은 좀처럼 찾아보기가 힘들다. 집에서 쓰는 절구며 전화받침대도 나무로 만들었다. 젓가락도 손낙서씨가 직접만든 대나무 젓가락이다. 또 대나무에 가죽을 덧대어 만든 파리채도 눈에 띈다. 그야말로 수공예품으로 가득차 있다.
하지만 손낙서씨가 이처럼 공예품 만들기에 전념하게 된 것은 불과 3~4년밖에 되지 않았다. 농사를 지어야 하고 소, 돼지, 개등 손씨네 마당을 가득채운 가축 돌보기만도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그러던중 사는데 바빴던 손씨에게 큰 위험이 닥쳐왔다. 몸이 너무 아파 아무것도 못하게 된 것이다. 아버님의 병환소식에 도시에 살던 큰아들내외가 급하게 시골로 내려왔다. 큰 아들내외의 지극한 병수발 때문인지 손낙서씨는 차츰 건강을 되찾게 되었고 큰아들이 농사를 도맡아 하고 있었기에 손씨에게 비로소 인생의 여유가 생긴 것이다.
“아이들이 집에서 쉬라고 하지만 또 일하던 사람이 그냥 앉아 있기도 그렇고 해서 산을 오르락거리면서 나무조각들을 주어모아 작품을 만들기 시작했지.”
그렇게 해서 장식용 지게며 멧돌 등을 만들게 된 것이다.
손낙서씨는 매일 아침 어김없이 8시30분 당진행 버스에 오른다. 등에는 커다란 지게에 자신의 작품을 가득 싣고서...
당진읍의 상가와 아파트등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자신의 작품을 판매하는 손낙서씨.
“수입을 위해서라기 보다는 내 건강을 위해서지. 여기저기 돌아다니면 건강에도 도움이 되고 또 여러사람을 만나 내가 만든 물건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도 되니 좋지.”
환갑을 넘긴 나이지만 자신이 정말 하고 싶었던 일을 하고 있는 즐거움에 빠져있는 손낙수씨는 남은 인생내내 나무와 함께 하고 싶다고 말한다. 나무를 깎고 다듬고 매만지는 속에서 탄생하는 작품을 가장 소중한 재산으로 여기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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