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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아동, 치료사로부터 성추행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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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각지대서 1년6개월 간 지속적 성추행 혐의
피의자 일부 혐의 인정…2차 공판 앞둬

언어장애와 지적장애가 있는 10살 수빈(가명)이가 언어치료를 마치고 집에 왔다. 평소와 달리 이상한 말과 행동을 했다. “(언어치료사) 선생님이 내 머리에 오줌 쌌어.” 또 손을 둥글게 움켜 지더니 눈을 찌르는 동작을 했다. 몇 번이나 행동을 반복하기에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학교에서는 진행한 성교육 시간에 유독 수빈이만 아무런 반응이 없다고 선생님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설마하는 마음으로 수빈이가 다니는 복지시설 직원에게 이야기를 했다. 그는 수빈이를 담당하는 언어치료사 A씨에게 주의를 주겠다고 말했다.

A씨와 수빈이는 프로그램이 끝날 때까지 1년6개월 간 함께했다. 프로그램 종료 후 대기 기간을 거쳐 지난 5월 경 새로운 프로그램이 시작됐다. 새로운 언어치료사 B씨가 수빈이를 맡아 진단 시간을 가졌다. B씨는 수빈이가 이상한 말을 한다며 연락을 했다. 그는 수빈이가 구체적으로 이야기 하고 있다며 알아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B씨가 해준 얘기와 수빈이가 과거에 했던 말과 행동이 일치했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아이를 앞에 앉혀두고 넌지시 물었다.

수빈이의 입에서 나온 말들은 충격적이었다. 엄마로서는 차마 들을 수 없는, 믿기 힘든 말이었다. 녹음기를 켜놓고 아이가 하는 이야기들을 녹음했다. 수빈이는 또다시 “선생님이 내 머리에 오줌을 쌌다”고 말했다. 이전에 아이를 데리러 갔을 때, 머리가 축축하게 젖은 것을 보고 A씨에게 물었던 것이 그 순간 기억났다. A씨는 “실수로 물을 엎질렀다”고 답했었다. 수빈이는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 A씨가 자신의 성기를 수빈이 손으로 잡게 한 것과 수빈이 입에 넣은 것, 성기로 수빈이의 눈을 찌르고, 엉덩이를 만지는 등 믿을 수 없는 충격적인 말들이 쏟아졌다.

 

언어치료사 성추행 논란 충격
당진의 한 장애인 복지시설에서 장애아동 성추행 사건 논란이 일어 충격을 주고 있다. 사건은 경찰서에 신고된 뒤 현재 1차 공판을 마쳤으며, 다음달 2차 공판을 앞두고 있는 상태다. 피의자 A씨는 구속 수감됐고, 재판에서 일부 혐의를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빈이 엄마 ㄱ씨는 “너무도 마음이 아프다”며 “아이가 아직도 성폭행 트라우마로 가끔씩 이상행동을 할 때면 가슴이 무너진다”고 울부짖었다.

“다른 아이들에게는 야동 보여줘”
사건은 지난 2015년에 발생했다. 당시 10살이었던 수빈이는 언어장애 4급으로 언어 표현에 문제가 있으며 지적 능력이 다소 부족했다. 하지만 묻는 말에는 곧잘 대답할 정도로 의사소통이 가능한 상태였다. 수빈이는 1년6개월 동안 지역 내 한 복지시설 언어치료실에서 20대 남성 언어치료사 A씨로부터 치료를 받았다.

해당 언어치료사가 그만둔 뒤 새로운 언어치료사 B씨으로부터 치료 진단을 받으면서 수빈이의 문제가 드러났다. 엄마 ㄱ씨는 피해자의 진술을 확보해 지난 19일에 경찰에 신고했으며 해당 복지시설도 경찰서와 교육청, 당진시에 신고했다. 경찰은 “A씨가 수빈이 이외에 다른 아이들을 직접적으로 성추행을 하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며 “하지만 다른 아이들에게도 야한 영상을 보여준 것으로 확인된다”고 말했다. A씨가 일부 혐의를 시인했다는 것이다.

한편 A씨는 수빈이의 치료가 끝나던 시점 해당 복지시설에서 퇴사했으며, 타 지역에서 언어치료사로 근무하다 그만두고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 이후 수빈이는 현재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상담 등을 지원하는 해바라기센터에서 심리치료를 받고 있다. 수빈이의 가족 또한 정신적 충격에 상담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엄마 ㄱ씨는 “일찍이 문제를 알아차리지 못했다는 죄책감이 자꾸만 든다”며 “또 아이에게 이 문제가 트라우마로 남게 될까봐 너무도 두렵다”고 전했다.   

“시설 내 사각지대 없어야”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떠나 성폭력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지만, 특히 저항하기 힘든 어린 학생, 게다가 장애를 가진 아이에 대한 성폭력이 이뤄진 것에 대해 지역사회는 충격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수빈이가 프로그램을 진행한 해당 언어치료실에는 CCTV가 설치돼 있지 않은 점이 지적되고 있다.

해당 시설 관계자는 “CCTV를 설치하고자 학부모 조사를 실시했지만 과반수 이상의 동의가 없어 설치를 하지 못했다”며 “창문을 보수했어도 해당 치료실이 구조상 사각지대가 있던 곳”이라고 말했다.

충남장애인부모회 당진지회 한숙자 지회장은 “장애인 중에서도 중증의 발달장애인은 표현을 잘 하지 못해 성폭력 피해를 당해도 알려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성폭력 사건이 일어나지 않도록 문제요소를 차단하고 사각지대를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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