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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사진] “개구쟁이 꼬마가 결혼을 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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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옥
서양화가

>>이상옥 서양화가는
- 대구대 미술대학 회화과 졸업
- 현 (사)한국미술협회 당진지부,
    충나현대미술작가협회 등 회원
- 현 학동인회 회장
 

어느덧 막내아들 진호가 다 커서 결혼을 한다. 올해 27세인 아들은 아직도 내 눈엔 어리기만 한데, 이제 부모 품을 떠나 새로운 가정을 꾸린다고 하니 느낌이 새롭다. 지난해 여름 진호가 결혼해도 되냐고 물었을 때, ‘아들이 언제 이렇게 컸지’하는 생각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동시에 못해준 게 생각나 미안한 마음에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더 많이 안아줄 걸 하는 아쉬움도 들었다. 이런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아들 녀석은 신혼의 단꿈에 푹 빠져있다.

첫 번째 사진은 진호가 첫 돌을 맞아 찍은 기념사진이다.
이 사진은 최영근 사진작가가 찍어줬다. 방긋방긋 잘 웃는 진호의 모습에 최 작가는 카메라 셔터를 여러 번 눌렀다. 진호는 낯가림이 없고 사람을 좋아했다. 특히 큰 목소리로 동네사람들에게 인사를 잘하곤 했는데, 아파트 경비원 아저씨들로 부터 칭찬을 많이 받곤 했다.

진호는 큰 아들 규호를 낳고, 3년 뒤에 낳은 둘째 아들이다. 진호의 태몽은 아직도 생생하다. 남편이 반듯하게 파 놓은 골망에 내가 탐스럽고 커다란 양파를 가져다 심는 꿈이었다.

한편 진호는 갓 태어났을 때, 황달이 심해 인큐베이터에 있다가 나보다 일주일 늦게 퇴원했다. 당시 아이의 머리에 주사바늘 구멍이 나 있는 것을 보고 구석에서 얼마나 울었는지, 지금도 눈이 시릴 정도다. 그 이후 진호는 다행히도 큰 병치레 없이 건강하게 잘 컸다.

두 번째 사진은 진호가 유치원을 졸업할 때 찍은 사진이다.
탑동초 병설유치원에 다녔던 진호는 장난꾸러기였다. 뛰어놀다가 무릎이 까지는 일도 많았다. 노는 걸 좋아했던 진호는 놀다가 가방도 자주 놓고 오곤 했다. 또 운동을 좋아해 장래희망도 축구선수였고, 축구를 하고 싶어서 학교 가는 날을 기다릴 정도였다.

세 번째 사진은 장애경 서양화가와 함께 작업실을 사용했을 때, 마당에서 찍은 사진이다.
진호는 작업실에 가는 나를 곧잘 따라 나섰다. 초등학생 시절 진호는 친구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통지표에는 항상 밝고 활달하며, 교우관계가 좋다고 쓰여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공부보다 친구들과 노는 걸 더 좋아했던 아들이다.

네 번째 사진은 운산에 위치한 목장에서 찍은 사진이다.
진호가 중학교 1학년 정도 됐을 때다. 어렸을 때보다 많이 의젓해진 모습이다. 중학생이 되자, 나와 대화도 안 하고 가족여행에도 잘 참여하지 않으려 했다. 사춘기를 거치며 ‘알아서 한다’는 아들에게 서운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마지막 사진은 곧 결혼할 진호와 예비며느리(김민숙)의 사진이다.
진호와 민숙이는 당진고등학교 선후배 사이로 만났다. 고등학교 때부터 8년 동안 연애하다 다음 달에 결혼한다. 학생 때 연애한다기에 걱정도 됐었는데, 지금은 딸이 없어 그런지 민숙이가 딸처럼 너무 예쁘다.
나는 아들 부부가 모든 일에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행복하게 살았으면 하는 게 가장 큰 바람이다. 항상 즐거운 마음으로 살길 바란다. 아들아! 너 똑 닮은 아들 낳아 키워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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