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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입력 2018.08.24 21:07
  • 호수 1221

[이슈] 협동조합 정신은 어디에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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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섭 전 당진시농민회 사무국장

과학이 발전하고 산업이 발달하면서 어느 때부터인가 농업이 삶의 중심에서 밀려나고, 농민이 도시로 이동하면서부터 농협은 소수 농촌 토호세력에 의해 독점지배당하고 있다. 우리지역 농협뿐만 아니라 전국의 농협에서 발생되고 있는 비리와 부실경영으로 정작 농민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는 것이다. 농협이 농민들이 설립한 경영체이면서도 재벌기업제품 수출을 위한 외국농산물을 수입할 때도 농협과 경영진들은 침묵했던 것이다. 지난 1월 합덕농협에서는 야적했던 벼가 썩어서 6200만 원의 손해를 입었다. 이를 조합 손실 처리하려한 것을 농민들이 반발하니, 조합 경영진에서 변상했다. 그 당시에 이미 지금 사건이 된 합덕농협 벼 판매미수금 6억9000만 원의 부실은 예고됐는데도 조합 경영진은 걱정 말라면서 조합원에겐 피해가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런데 반년이 지나고, 지난달에 합덕농협은 6억9000만 원 부실채권에 대하여 중앙회 감사결과를 근거로 RPC장장을 비롯해 관련 직원들에게만 3억8000여만 원의 변상과 감봉 처분 등 징계를 결정했다. 그리고 나머지 손실액 3억1000만 원을 조합손실로 처리하려한 것이다. 그렇다면 조합장과 상임이사는 부실채권 발생에서 아무런 책임도 없고 수억 원의 벼 판매행위가 최고경영자인 조합장과 상임이사의 판단 없이 결정됐다는 것인가? 이게 사실이라면 합덕농협은 조합장을 무보수 명예직으로 했어야 되고 상임이사도 필요 없게 되는 것이다. 두 자리는 조합의 최고 경영자로서 연봉이 억대에 가깝고 그들이 결재하는 사업규모가 엄청난 금액인데 이처럼 무책임하고 무능한 자들이 하나마나한 결정을 해야 되는 자리는 결코 아니라는 것이다. 오죽했으면 농민단체들이 두 번씩이나 기자회견을 열고 방송차량을 몰고 부실경영자 물러가라고 외치겠는가? 우리들이 분노하는 것은 비단 벼 유통업자에게 돈을 떼였기 때문만은 아니다. 농협이 매년 정부로부터 위임받아 벼 수매를 해오면서 정작 정부보다 더 야박하게 벼 수매가를 결정해오고 있으며 그 선봉에 조합장과 경영진이 있는 것이다. 합덕농협이 주장하는 것처럼 농민들의 벼를 전량수매하느라 무리하게 수매량을 받아서 발생한 사건이라는 변명은 이제 듣고 싶지 않다. 합덕농협을 비롯해 여러 RPC농협에서 정미기계를 놀리면서도 수매한 원료곡을 타 조합에 판매하는 반 농협적인 경영행태를 보여온  것이다. 어찌 농협이 농민을 배반한 것이 이뿐이겠는가? 농민의 농협이라는 명분아래 온갖 정부지원은 독점해오면서 버젓이 수입농산물과 가공품을 전시판매해 오고 있다. 농협중앙회와 지역농협들은 역대정권에 하수인으로 전락해 온갖 정권비리에 연루되며 반 농민적인 정책 앞에 침묵하며 동조해온 역사가 있기에 분노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제 더 이상 농민조합원을 희생 제물로 삼지 말 것이며 우리 또한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 이제 썩은 것은 도려내고 협동조합 7대 원칙을 바로 세워서 농민에 의한 농민을 위한 농민의 농협으로 다시 출발해야 한다. 그것은 내년 3월 13일 조합장선거에서 무능하고 무책임한 사이비 농사꾼들이 얼씬도 못하게 해야 된다는 우리들의 다짐이다. 그리고 이 뜨거운 폭염 속에서 합덕농협의 개혁을 위한 투쟁을 이어가는 농민들의 진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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