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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입력 2018.08.24 21:10
  • 호수 1221

[의정칼럼] 두 달여 간 의정활동을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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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숙 당진시의회 의원


지방선거가 끝난 지 두 달여의 시간이 지났다. 13일 동안 선거운동으로 지역에선 홍역을 겪는 일처럼 선거휴유증으로 약간의 갈등과 상처들이 남았다. 풀뿌리민주주의를 시작으로 지방선거가 시작된 지 27년의 시간이 흘렀건만 아직도 지방선거는 유권자들이 가까이하기엔 너무 먼 존재로 그들만의 리그가 된 것이 안타까운 마음이다.

그간의 시행착오도 겪었고 나름 선거제도도 투명해졌지만, 일부 유권자의 의식과 지방선거 후보자들에겐 여전히 선거법위반과 금권선거에 대한 딜레마로 선거가 끝난 후에도 논란의 여지가 많은 부분이었다. 처음 여성으로서 지역구 출마를 하겠다고 했을 때 많은 지인들께서 어렵지 않느냐 하면서 반대를 하였다. 아직도 우리 사회에서는 선출직에 여성의 출마는 어렵고 힘든 고난의 길이라고 반대가 심했다.

정치란 ‘냉혹하리만치 가혹한 적자생존의 정글’이라고 한다. 많은 고민과 시행착오로 내린 결론은 여성정치인으로 새로운 도전을 하겠다는 각오로, 7개월의 시간을 지역에서 맨땅에 헤딩하며 시작하였다. 당선과 더불어 의회에 들어온 지 50여 일의 시간이 지났다. 좌충우돌 의회적응은 쉽지만은 않았지만, 새로운 영역에 도전은 새로운 역할을 부여받았다. 초선의 여성시의원으로서 의욕과 사명감은 크지만, ‘정치는 무엇을 하는 것인가’란 내가 꿈꾸는 지역을 만들기에 ‘나는 무엇을 할 것인가’를 끊임없는 고민과 갈등을 하고 있다. 다양한 직종과 삶의 형태가 다른 지역에서 모인 13명의 의원들이 다양한 출마동기와 생각의 틀을 가지고 모였고, 각자 다른 색들을 가지고 캔버스에 13명의 의원들이 큰 그림을 그려나가야 한다. 다양한 모양과 색들이 입혀져서 한 폭의 조화로운 그림이 완성이 되는 것이 당진시의회다. 하루의 시작은 일정표 확인으로 지역구 행사참석과 인사 다니느라 분주하고 의회의 일정에 따라 하루가 숨 쉴 틈도 없이 시간이 흐른다. 처음 의욕과 사명감으로 시작한 마음이 하루의 일과를 보내기에 급급한 마음과 민원요청에 의한 지역주민과의 만남, 의회업무파악으로 시간을 쪼개서 왔다갔다 하다보면 동료의원들 얼굴보기도 어려운 상황이었다. 의원이 되기 전엔 이런 과다한 업무라는 것을 체감을 하지 못했다. 힘든 과정을 거쳐서 시의원직을 부여받았지만, 역할의 한계는 분명히 존재했고, 그 한계를 넘으려는 시도와 노력은 계속 지속 돼 왔다. 하루의 일과를 마치고 돌아가는 시간은 정해진 시간이 없다. 나의 일상에 저녁이 있는 삶은 사라졌다. 운전하고 지나다가 지역의 어르신을 뵈면 정차해서 인사를 해야 맘이 편해지고 장날에 가면 쪼그리고 앉아계신 어르신께 인사를 하고 안부를 묻는다. 이제는 서서히 내 몸에 체화가 되는 듯 일상이 지역주민들과 함께 웃고 논하고 생각하는 전부가 되었다. 내 삶의 전부가 지역이 된 것이다. 처음엔 낯설고 익숙해지지 않았지만, 이제는 너무 익숙하게 행동되어지는 내 모습에 대견함을 느낀다. 뜨겁게 대지를 달구던 열기도, 입추가 지나니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더니 가을의 문턱에 슬그머니 걸터앉아 있다. 가뭄으로 지역의 모든 주민들의 고민과 한숨을 온전하게 느끼고 보아온 이번 여름은 감사한 마음과 측은지심을 갖게 되었다. 들판의 농작물과 잡초들도 생기 잃은 모습으로 서로를 마주하니 측은한 마음으로 눈에 보여 지는 모든 것들이 안쓰러워서 ‘너도 힘들구나’ 하면서 스쳐지나가는 소리로 위로를 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올여름의 가뭄과 뜨거운 열기로 사람을 겸손하게 해주었는데, 아주 강력한 곤파스의 1.5배나 되는 태풍 솔릭이 온다고, 모든 행사가 취소되었고, 태풍대비를 하고 있다. 더 이상 가뭄과 고온으로 심신이 지친 농어업인들과 지역주민들에게 태풍 피해가 없기를 간절하게 바란다. 쌓여져 있는 업무와 해결할 현안들이 기다리고 있는 나의 홈이 되어버린 의회와 지역구에서 공감의정으로 배려와 소통의 의정활동으로 노력하고 지향하고 있다. 1만7여 장이 쌓여진 라돈 매트리스, 환경문제, 소상공인의 눈물 등 현안들이 산재해 있지만, 해결의 시작은 소통이었다. 단순하지만 결코 쉽지 않는 소통을 제3대 당진시의회는 ‘확실한 변화, 열린 의회, 일하는 의회’의 슬로건과 소통하는 의정으로 당진시민에게 최선을 다하는 것이 지역주민들에 대한 도리이고 제게 맡겨진 책무이다.

故 노무현 대통령의 어록에 “우리 꿈을 가지고 삽시다. 아름다운 추상과 구체적인 목표를 잘 조화시켜 가면 삽시다. 너무 느슨하지도, 너무 각박하지도 않게 살아가 보면 어떨까요?”라고 故 노무현 대통령이 2000년 국회의원 초선의원 때 첫 대정부 질문에서 한 말씀이 초선 시의원인 내게 마음속 깊이 울림이 되었다. ‘초심을 잃지 말라’ 그리고 ‘재선을 생각하지 않으면, 의원역할을 잘 해 낼 수 있다’는 말을 선출직 공직자들은 귀담아 들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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