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년전 영탑사의 봄이다. 아름드리 왕벚나무가 대웅전 지붕을 덮을 만큼 흐드러지게 꽃을 피울 즈음이면 상춘객들로 고찰도 함께 흥청댔다. 학생들에겐 봄소풍 1번지이자, 대웅전 앞마당에 무대를 설치해 놓고 면민노래자랑까지 열었던 곳. 초파일이 되면 저수지며 주변 산에는 사람들이 빼곡히 들어차 여흥을 즐겼다. 영탑사가 그렇게 사람들 마음을 사로 잡았던 것은 바로 고찰의 창연함과 운치 때문이었다. 사진 속의 이 건물은 지금의 대웅전(85년 신축)이 위치해 있는 곳에 있었던 과거의 대웅전이다. 이 벚나무는 대웅전을 새로 지을 때 베어졌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