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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
  • 입력 2018.10.12 19:12
  • 호수 1227

■당진샘물마을예술학교 진단
허술한 프로그램…지역사회 연계도 미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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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향과 정체성이 모호한 사업 다수
“주기적 모니터링 체계 구축해야”

당진샘물마을예술학교(이하 예술학교)는 폐교된 남산초등학교를 활용해 지역 활성화 사업 추진과 함께 당진시민의 문화체험과 예술활동을 진흥하고자 설립됐다. 문화예술단체와 지역주민이 입주해 운영하기로 한 가운데, 지난 4월 내포디자인포럼(이사장 한기웅)이 사업자로 선정돼 예술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예술학교의 조성 취지와 목적에 맞게 운영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계속해서 일고 있다.

폐교된 남산초 예술학교로 재탄생
면천면 자개리에 위치한 예술학교는 지난 2012년 남산초가 학생수 감소로 폐교되면서 효과적인 폐교활용 방안을 논의하며 사업이 시작됐다. 현재 교실동 좌측교실 4칸은 문화예술인 및 문화예술단체가 입주해 사용하고, 우측교실 4칸은 지역주민공동체가 운영한다. 앞으로 학교역사관도 조성될 계획이다.

예술학교는 국비 등 총 5억 원의 사업비가 투입되는 창조적 마을 만들기 사업의 일환으로 올해부터 2020년까지 3년간 문화공방과 카페를 조성하고 운동장에 실외 문화예술 활동공간을 조성할 계획이다.

문화예술·지역과 동떨어진 사업
예술학교 입주자로 선정된 내포디자인포럼은 지난 4월 10일부터 2021년 4월 3일까지 3년간 입주해 예술학교 교실동 1층 좌측교실 4칸(459㎡, 공용 91.8㎡ 포함)을 사용한다. 하지만 사용허가일로부터 7개월 가량 흐른 현재, 예술학교 설립 목적에 맞지 않게 운영되고 있다는 지적이 곳곳에서 일고 있다.

문화관광과에서 제공한 내포디자인포럼의 사업 계획에 따르면 내포디자인포럼은 △농업체험 교육 △힐링댄스 교육 △영어로 배우는 댄싱&뮤직 △아트드림 체험 △문화스케치 여행 등을 사업 세부과목으로 계획했다.

이곳에서 문화예술체험 프로그램으로 △귀농·귀촌자를 위한 6차산업 아카데미 △힐링댄스교실 △영어로 배우는 댄싱 △영어로 배우는 음악 △짚공예디자인교실 △문화스케치여행 △재활용 창의디자인교실을 기획했다. 하지만 이를 두고 지역의 문화예술 관련 전문가들은 정체성이 모호한 프로그램이라며 비판하고 있다.

익명을 요청한 지역의 문화예술인 A씨는 “농업체험이 예술과 직접적 연관이 있는 건 아니지 않느냐”며 “주민자치센터에서 할 법한 프로그램들이 다수”라고 지적했다. 이어 “예술학교에 입주해 문화체험과 예술활동을 펼친다는 방향성과 예술학교의 정체성이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또한 지역과 연계되지 않고 있다는 문제도 제기됐다.

또 다른 지역 예술가 B씨는 “면천에는 두견주나 영탑사 등 지역의 문화유산이 풍부하지만, 프로그램에 지역적 특색이 반영되지 않았다”며 “다른 기관·단체의 프로그램을 따라하는 듯한 프로그램이 주로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재형 당진문화연대 회장 또한 “예술학교를 운영함에 있어 지역주민이나 지역의 예술가와 협업 및 연계가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평가했다.

모니터링 체계 구축해야
이에 따라 예술학교가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지를 감시하기 위해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익명을 요청한 문화예술 관계자 C씨는 “지역의 공적 자산이 제대로 활용되고 있는지, 지역에 기여하고 있는지 계속 점검해야 한다”며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적어도 1년 단위로 사업을 평가해 당진샘물마을예술학교에 입주한 개인이나 단체가 제대로 운영하고 있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면서 “문제가 있다면 중간에라도 입주계약을 취소할 수 있을 정도로 평가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도 높게 말했다.

문화 관련으로 방향 잡아야
예술학교는 문화예술단체와 지역주민이 함께 입주해 운영한다. 문화예술단체가 입주하는 예술분야 공간과 공방이 예술학교의 목적을 이루려면 지역 공동체가 어떤 활동을 펼치느냐가 중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A씨는 “지역주민공동체 사업이 무엇이냐에 따라 시너지효과가 크게 좌우될 수 있다”며 “지역주민공동체 사업도 예술, 넓게는 문화와 어울리도록 방향을 잡아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좀 더 두고 봐 달라”
한편 한기웅 내포디자인포럼 이사장은 “요즘의 문화예술은 융합”이라며 “힐링 댄스교육, 영어로 배우는 댄싱&뮤직에는 춤과 노래, 음악이라는 예술이 들어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내년에는 당진농촌재생포럼을 면천진달래민속축제와 연계해볼 생각”이라며 “이를 통해 예술활동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지역주민과 지역의 예술가를 배제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배제한 적이 없다”면서 “오히려 지역과 함께하고 싶은 입장”이라고 말했다. 한 이사장은 “우리는 지역주민과 지역의 예술가와 협업해 사업을 진행할 의사가 충분히 있는데 오히려 지역의 호응도가 낮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주 금요일에 열리는 짚공예 아카데미에 면천면에 거주하는 예술가와 기지시줄다리기 박물관의 짚공예가들이 함께 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당진샘물마을예술학교 추진과정 및 향후 계획

>> 추진과정
▪ 2012. 09. : 남산초등학교 폐교
▪ 2014. 10. : 남산초 폐교 활용 관련 토론회 개최
▪ 2015. 03. : 남산초 폐교 부지 분할매입 완료
▪ 2016. 03. : 남산초 폐교 활용 TF팀 구성(문화관광과→정책개발담당관)
▪ 2017. 04.~ 5. : 2017 마을공방 육성사업 공모 사업 신청→미선정(정책개발)
▪ 2017. 07. : 명칭 결정(당진샘물마을예술학교)
▪ 2017. 09. : 농림축산식품부 공모사업선정(창조적 마을 만들기 사업 5억)
▪ 2017. 08~12 : 당진샘물마을예술학교 설치 및 운영 조례 제정 추진
▪ 2018. 01. 30. : 문화예술단체(인) 입주자 모집 공고 접수(1개 단체)
▪ 2018. 02. 06. : 운영위원회 구성 및 개최(입주자 미선정)
▪ 2018. 03. 15. : 입주자 모집 재공고 접수(4개 단체)
▪ 2018. 03. 21. : 운영위원회 개최(입주자 선정-내포문화디자인포럼)
▪ 2018. 04. 10. : 예술분야 입주허가 2018. 4.10 ~ 2021. 4. 9일(3년)
▪ 2018. 04. 24. : 창조적 마을 만들기 사업공사 실시설계 착수

>> 향후 계획
▪ 2018. 11. : 창조적 마을 만들기 사업공사 실시설계 준공
▪ 2018. 12. : 학교역사관 조성(자료수집 등), 지역주민사업 구상
▪ 2019~2020 : 창조적 마을 만들기 사업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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