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실시간뉴스
편집 : 2024-04-14 23:40 (일)

본문영역

  • 칼럼
  • 입력 2018.10.12 20:07
  • 호수 1226

[칼럼] 유병기 면천농협 상무
공자(孔子)와 생강(生薑)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골정저수지앞에 ‘공기 2569년 추기 석전봉행’이라고 걸려있는 플래카드를 바라보며 면천향교를 향해 차를 몰았다. 골정저수지에는 아직도 연꽃 몇송이가 피어있고 연암 박지원이 지었다는 건곤일초정에는 서너명이 모여 휴식을 취하고 있다.

음력 5월과 8월에 향교에서는 석전(釋奠)을 봉행(奉行)하고 있는데, 올해 가을봉행은 9월 12일이다. 내가 태어나고 자란집은 향교와 50~60m정도 떨어져 길하나를 사이에 두고 나란히 남면(南面)하고 있었다. 추기 석전봉행에 참여하지는 않지만 태어나고 자란 동네에서 행해지는 행사라 잠시 시간을 내어 들려보기로 했다,

면천향교를 소개하는 외삼문앞 입간판에는 조선시대에 지방민의 교육과 교화를 위해 나라에서 세운 교육기관이라고 향교를 소개하고 있다. 하지만 나에게 면천향교는 딱히 놀이문화와 놀이터가 없던 어린시절 문화제라는 인식보다 동네 또래들에게는 훌륭한 놀이터였다. 향교담의 기와사이에서 새알을 찿고, 명륜당(明倫堂)과 대성전(大成殿)사이의 넓은 공간은 항상 뛰어놀기 좋은 운동장이었고 동제(東齊)의 마루는 놀다 피곤하면 낮잠을 자던 장소였다.

요즘이야 관리가 엄하여 그럴일은 없다지만, 이젠 마을에 예전처럼 뛰어놀만한 아이들이 없다는 것이 슬프기만 하다.

석전봉행이 끝나고 향교앞 학고제(學古齊)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행사관련 수고하신분들과 동네 어르신 몇분에게 인사를 하고 다시 사무실로 향했다.

면천향교의 대성전에는 공자(孔子)를 비롯한 5성(聖)과 송나라 2현(賢)및 우리나라의 18현(賢)의 위패가 모셔져 있다고 한다. 그래도 그중에서 공자님이 제일 중요한듯싶다. 그러니 연도도 공기(孔紀)를 사용하는가 보다.

농협에서 경제사업을 담당하며 조합원이 생산한 농산물을 판매하는 일도 내 업무중 하나이다. 그중 생강도 판매농산물중 하나인데 농협입사후 판매하는 생강의 이름이 분류에 따라 원강, 재강, 구강등 다양하게 불려져 혼란을 겪은 적이 한두번이 아니였다. 왠 뜬금없이 생강얘기인가 하면 공자님하면 생각나는 농산물이 생강이기 때문이다. 공자님께서는 밥상에 생강이 없으면 밥을 드시지 않았다고 한다. 논어(論語)에는 공자님의 말씀뿐만 아니라 공자님의 식습관에 대해서도 나와 있다. 논어 향당(鄕黨)편 불철강식 부다식(不撤薑食 不多食)이라는 글은 생강을 때마다 드시되 많이 드시지는 아니하셨다라고 공자님의 생강사랑을 말해주고 있다. 생강은 음식재료지만 뛰어난 건강기능으로 약에 가까운 식품이라고 말하고 싶다. 공자님의 장수 비결의 하나가 생강의 뛰어난 효능을 알고 꾸준히 드셔서 그렇지 않나 싶다.

생강은 항상 마늘, 토마토등 여러 기능성식품중에서도 뛰어난 항암효과를 인정받고 있으며, 항암효과 외에도 면역력증진, 혈중 콜레스테롤 농도저하등 그 뛰어난 효능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지금도 생강은 건강식품으로 각광받고 있지만 오히려 생강의 탁월한 건강식품적 가치는 지금보다 옛날사람들이 더 알아준듯하다. 옛날 서당의 교재인 천자문(千字文)에도 채중개강(菜重芥薑)이라는 말이 나온다. 채소중에서는 겨자와 생강이 최고라는 말이다. 이처럼 어려서부터 생강이 사람에게 좋다고 배운 학생들은 어른이 되었을 때도 생강을 즐겨 먹었음은 당연할 것이다.

생강은 주로 향신료적기능으로 음식에 쓰이기도 하지만 먹기 편하게 편강으로 만들어 먹거나 차로해서 마신다. 그런데 석 달 전 뉴스에서 표백제의 주성분인 이산화황이 기준치보다 최대 138배 넘게 들어간 편강등 중국산 식품이 불법 유통되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예전부터 사람이 먹는 음식가지고 장난치지 말라고 했는데, 해도해도 너무하다 싶었다. 건강을 위해 돈을 주고 사먹은 편강이 오히려 건강을 해치는 독이 되었다 생각하니 눈앞이 아찔하다. 이런 불량식품이 당진시민들에게는 팔리지 않았길 바라며, 당진시민들은 당진에서 생산되는 품질이 좋은 생강으로 건강을 지키길 바란다.

당진에서 생강재배는 정미면나 대호지면을 주축으로 전지역에서 골고루 재배되고 있었는데 요즘은 송악읍 영천리와 신평면 초대리쪽에서 새로운 소득작물로 품질좋은 생강을 재배하여 생산하고 있다. 과채류등은 한곳에서 오랫동안 재배를 하면 연작으로 인해 그 품질이 떨어지는 현상이 있는데, 당진에서 생산되는 생강은 그재배경력이 오래되지 않아 연작으로 인한 피해가 적고 토질이 우수한곳에서 재배하여 병충해가 적고 품질이 우수하다. 생강은 주로 10월 하순부터 11월 상순에 수확을 실시한다. 보편적으로 종자용은 서리전에 캐고, 식용은 서리후에 캔다. 한 달 정도가 지나면 생강을 수확하기 시작하니 올겨울 건강을 위해서나 김장 등에 생강이 필요한 당진시민들은 지역에서 재배한 품질좋은 생강을 구매하여 지역농업인들도 도와주고 공자님처럼 불철강식(不撤薑食)하여 건강을 지키며 행복해지길 기대해 본다.

 

 

 

 

저작권자 © 당진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5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