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시가 에너지 기본계획 수립에 이어 지난 9월 28일 에너지 비전을 선포했다.

이전에도 에너지기본계획과 에너지전환 비전을 수립한 기초자치단체는 몇 군데가 있었지만 당진시처럼 시민들이 참여단을 구성해 직접 비전과 전략을 수립한 사례는 당진이 처음이다.
당진시가 지난 20여 년 동안 산업화 도시화가 급속하게 진행되면서 발전을 많이 한 것도 사실이지만 그로 인해 환경이 매우 심각할 정도로 악화된 것도 사실이다.

당진이 수도권 미세먼지의 주범이고 철탑공화국이라는 오명을 듣고 있으며 대기환경오염이 심해 생활에 지장을 초래할 지경에 이르렀다. 당진의 대기환경이 이렇게 악화된 것은 중국과 인근 대산 석유화학단지로부터 오는 외부 요인에 의한 것도 있지만 대부분 내부적 요인에 의한 것이다. 당진에는 세계 3위 규모의 석탄화력발전소와 대기오염물질 배출 전국 2위인 현대제철 등 많은 산업체가 입주해 있다. 이로 인해 현재 당진이 전국에서 온실가스를 가장 많이 배출하고 있다. 이런 문제들을 살펴보면 모두 에너지에서 비롯된 문제들이다. 그래서 시민사회에서는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에너지 전환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당진시가 에너지 전환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건의했다.

당진시도 이에 동감하고 지난해부터 금년 3월까지 1년에 걸쳐 에너지기본계획을 수립했다. 그리고 올해 6월 말부터 50명의 당진시민이 참여한 가운데 시민참여단을 운영하여 당진시 에너지전환 비전을 수립하기 시작했다. 세 차례의 시민참여단 교육 및 워크숍과 7차례의 실무추진단 회의, 3차례의 기획단 회의를 통해 에너지 비전을 선정하고 전략을 수립했으며 지표를 설정하고 이행과제를 만들고 세부사업까지 선정했다.

이렇게 만든 당진시의 에너지전환 비전은 ‘시민이 이끄는 에너지전환특별시 당진’이다. ‘시민이 이끄는’라는 키워드에는 시민들이 에너지 전환을 주도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그리고 또 하나의 키워드인 ‘에너지전환 특별시’에는 당진시가 에너지 전환에 모범을 보이고 선도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또한 더 이상 중앙정부의 일방적인 에너지정책에 끌려 다니지 않을 것임을 대외적으로 선포하고 에너지자치와 에너지분권을 실현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5가지의 전략과 그에 따른 지표와 목표를 만들었으며 15가지의 이행과제를 선정하고 75개의 세부사업을 정했다.

먼저 ‘탈 석탄으로 에너지 생산을 바꾸자’라고 정한 에너지 생산 부문 전략에는 당진시의 에너지 전환의 핵심과제 중에 하나인 탈 석탄발전을 분명히 했다. 다음 에너지 소비부문의 전략으로는 ‘기업 참여로 에너지소비 줄이자’라고 정하여 당진시 에너지 소비의 95%를 넘게 차지하는 기업이 에너지 절약에 앞장서야 한다는 뜻을 담았다.

그리고 에너지전환을 시민이 선도하기 위해서는 시민의식이 변하고 에너지소비 문화가 바뀌어야 하기에 에너지 시민부문의 전략으로는 ‘에너지 시민과 에너지 문화 만들자’라고 정했다. 다음 에너지 기업 부문의 전략으로는 에너지 전환으로 지역주민들이 실익을 챙길 수 있어야 하고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지는 메리트가 있어야 시민들이 적극 참여할 것으로 생각돼 ‘시민 참여형 에너지기업 키우자’라고 정했다.

마지막으로 현재의 에너지 정책이나 제도로는 에너지전환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실천 단위인 기초정부가 나서야 되며 기초정부에 그만한 권한을 주어야 한다고 생각해  ‘에너지 자치와 에너지 분권을 이루자’를 에너지 분권 부문의 전략으로 정했다.

당진은 에너지 자급률이 400%가 넘고 전력 생산량은 가장 많지만 에너지 다소비 기업이 많아 에너지 소비도 상당히 많은 편인 특이한 구조를 갖고 있다. 그리고 에너지 문제로 환경피해를 가장 많이 보고 있기도 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당진시가 나서서 에너지 전환에 앞장서고 이끄는 수밖에 없다. 아무리 좋은 계획을 세우고 목표를 정해도 실천이 담보되지 않으면 아무소용이 없다. 이런 계획과 목표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당진시민과 행정이 함께 부단한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