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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시대 창간 25주년 특집] 노인을 위한 지역사회 1 ‘할머니 바리스타’ 오효근·김종례·전상연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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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할 수 있어 행복해요”

▲ (왼쪽부터)오효근·김종례·전상연 씨

주위의 응원…자신감 UP
“노인이 일할 수 있는 기회 많아지길”

70~80대 노인들도 일거리를 찾는 시대다. ‘경로당에서 60~70세는 청년’이라는 농담이 나올 정도로 법적  기준으로는 노인들이지만, 건강하고 소득도 창출하며 삶의 질 또한 높일 수 있는 일을 하길 원한다.

인생 2모작 ‘바리스타’
오효근(82)·김종례(75)·전상연(75) 씨도 희고 고왔던 얼굴에 주름이 늘고, 까만 머리카락에 하얀 서리가 내려앉았지만 체력과 의지가 있기에 일을 하기로 결심했다. 이들은 7년 전 당진시를 통해 노인들이 일할 수 있는 곳들을 찾아, 일하기 시작했다.

송산면 송석리 출신의 오효근 씨는 그동안 농사와 살림을 해왔다. 결혼을 하고난 후에는 제대로 직장생활을 한 적이 없다. 반면 채운동 출신의 김정례 씨는 공직생활도 해보고, 서울 신도림에서 자신의 이름을 내건 양장점을 운영하기도 했다. 결혼 이후엔 남편과 함께 사업체를 운영하기도 했다고. 서산시 운산면에서 태어난 전상연 씨는 젊은 시절 대전에 위치한 방직공장에서 일하다, 결혼하면서 남편과 작은 슈퍼를 운영했다.

세 명 모두 나이가 들자 뭇 노인들처럼 주로 집에서만 생활했다. 그러다 다시 일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오효근·김종례·전상연 씨는 지역의 요양원 등을 방문해 노인들을 대상으로 치매예방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미술과 율동을 가르치는 일도 했다. 일보다는 봉사에 가까운 일이었지만 나이 먹은 자신들도 무언가 할 수 있다는 생각에 마냥 즐거웠다.

카페에서 바리스타로 근무
현재 오효근·김종례·전상연 씨는 채운동에 위치한 휴 카페에서 바리스타로 일하고 있다. 이들은 신순옥 당진가족성통합상담센터장의 권유로 바리스타라는 직업을 갖게 됐다. 이들은 지난 6월 경 카페가 오픈하기 전부터 바리스타 교육을 받으며 현재도 자격증 취득을 위해 공부하고 있다. 김종례 씨는 “배우는 과정이라 미숙한 부분이 많다”며 “부족함을 알고 있기에 젊은 사람들보다 몇 배 더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상연 씨는 “이 나이에 일을 할 수 있다는 기쁨이 크기 때문에 최선을 다하고 싶다”며 “주위에서 많이 응원해줘서 힘을 얻는다”고 전했다.

“엄마, 대단하세요!”
이들이 다시 일을 할 수 있었던 것은 가족과 주위사람들의 격려와 응원도 한 몫했다. ‘내가 잘할 수 있을까?’하는 걱정과 근심 속에서 자녀들은 “우리 엄마 대단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고, 그 순간 자신감이 생겼다고.

오효근 씨는 “처음엔 남편이 반대했지만 이제는 손님들과 함께 커피를 마시러 종종 카페에 들른다”며 “주위 친구들도 일하는 나를 부러워한다”고 말했다. 전상연 씨 또한 “내가 일하는 것을 좋아하니 가족들이 도와주려 한다”며 “묵묵히 지켜봐주는 가족에게 고맙다”고 덧붙였다.

“아들이 그러대요, 제가 일을 하면서 더 밝아지고 젊어졌다고. 카페에서 일하고 있으면 손님들이 ‘멋지다’, ‘대단하다’라는 칭찬을 해요. 그럼 기분이 더 좋아지고 자신감을 얻어요. 나이가 들었어도 할 일이 있어 행복합니다.”

단순노동 일자리가 대부분
   하지만 이들은 노인이 일할 수 있는 환경과 여건이 아직 적다고 말했다. 또한 청소나 음식 만드는 것 등 단순노동에 그치는 일자리가 다수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들은 “일을 하고 싶어 하는 노인들이 많지만 평생 농사만 짓다가 새로운 일을 하려니 막막해하는 노인들이 많다”며 “노인들이 일할 수 있는 자리가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자매처럼 재밌게 일할 것”
오효근·김종례·전상연 씨는 건강이 허락하는 한 일을 계속 하고 싶단다.

김종례 씨는 “일과 함께 봉사도 하고 싶다”며 “현재는 바리스타로서 커피에 진심을 담아 손님에게 제공하는 가장 큰 임무”라고 말했다. 전상연 씨는 “집에만 있으면 만나는 사람이 제한적인 반면 카페에 오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 좋다”며 “맛있는 커피를 손님들에게 선보일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오효근 씨는 “카페에서 일하면서 마음이 편안해졌다”며 “두 동생들과 힘을 합쳐 열심히 카페를 꾸려나가겠다”고 전했다.

“요즘엔 일부러 다른 카페를 방문해 다양하게 커피를 마셔보기도 해요. 커피마다 향·맛·색깔이 다르더라고요. 휴 카페에서 세 사람이 자매처럼 함께 오래오래 일하고 싶어요.”

>>채운동 카페 휴는
·위치: 서부로 67 운암빌딩 1층
·문의: 070-8848-2366
·운영시간: 월~금 오전 9시~오후 6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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