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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세 청년농업인 박덕영 씨(합덕읍 원신흥리·父 박수현 母 이용남)
내 꿈은 ‘농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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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청년 농업인상 수상
“배우며 성장하는 농업인 될 것”

가을 녘 황금물결이 넘실대는 합덕읍 원신흥리. 바라만 봐도 마음이 넉넉해지는 풍경이다. 28살 청년농업인 박덕영 씨는 이곳에서 아버지를 따라 모를 심고, 물을 대고, 거름을 주고, 벼를 수확하며 농사의 기쁨을 맛보며 자랐다. 농사일이 쉽지만은 않지만 벼 가마가 하나 둘 쌓여갈 때면, 수확의 기쁨에 고됐던 수고는 금세 잊는단다. 아직 배울 게 많은 어린 청년이지만 영락없는 농부의 마음을 가졌다.

대를 이어 농사짓는 승계농

박덕영 씨는 대를 이어 벼농사를 짓는 승계농이다. 아버지의 아버지, 그 아버지까지 원신흥리에 터를 잡은 선조들을 따라 땅을 일구며 살았다. 어린 시절부터 어른들이 농사짓는 것을 지켜봐왔기 때문에 농사일이 익숙하다는 박 씨는 “아버지가 벼농사 짓는 법을 적극적으로 알려주시곤 했다”며 “아버지의 권유로 농수산대학에 입학해 본격적으로 농업인의 길을 걷게 됐다”고 말했다.

“아직도 구만리”

어릴 적부터 농업인의 꿈을 키워왔다는 그는 현재 아버지 박수현 씨와 함께 광야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광야농장은 개인 브랜드를 내고, ‘흙돌이와 밥순이’라는 이름의 쌀을 생산하고 있다. 당진시 브랜드인 해나루쌀처럼 대대적인 홍보를 하진 못하지만, 광야농장의 쌀을 먹어본 사람이라면 당진은 물론 전국 방방곡곡의 소비자들이 다시 찾을 정도로 밥맛을 인정받았다. 학생 때부터 아버지를 도와 인터넷 판매와 홍보를 맡아온 박덕영 씨는 흙돌이와 밥순이 브랜드를 10년 넘게 이어오는데 역할을 톡톡히 했다.

하지만 가족이 함께 해도 늘 좋을 수만은 없는 법. 박 씨는 “4년 전부터 정식으로 아버지와 함께 농업을 시작했다”며 “협농을 하고 있기 때문에 품종이나 수매율을 정하는데 있어 아버지와 의견충돌이 있기도 했지만, 현재는 아버지와 뜻을 모아 농장을 잘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30년 넘게 농사를 지어온 아버지의 영농기술을 습득하기엔 아직도 배울 것이 많다”고 덧붙였다.

남들과는 다른 길을 가다

28살, 인생의 가장 푸르른 때지만 대부분의 청년들은 취직 준비로 가장 힘든 나날을 보낼 시기다. 어려운 관문을 넘어 취업에 성공했다 하더라도 회사일이 녹록지만은 않다. 오죽했으면 ‘워라밸(워크 앤 라이프 밸런스, 일과 개인의 삶의 균형을 이르는 신조어)’이라는 말이 생길 정도니 말이다.

20대 청년이 시골에서 농사를 짓는다는 게 흔한 일이 아닌 만큼 남들과는 조금 다른 길을 선택한 박덕영 씨는 오히려 친구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일반적인 승용차가 아닌 트랙터를 타고, 영어학원이나 도서관이 아닌 논에 나가야 하는 농부의 삶이 누군가에겐 선망의 대상이라는 것이다.

박 씨는 “도시에서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친구들의 경우 농촌에 기반이 있다는 것을 부러워한다”며 “반면 이미 취업한 친구들은 회사에서 벗어나 내 스스로 주도적인 삶을 살 수 있다는 걸 부러워한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다른 친구들과 공감대가 부족하다보니 아쉬울 때도 많다”면서 “이러한 부분은 4-H회 등 청년농업인들을 만나 소통하며 의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승계농업인 지원 확대됐으면

한편 당진에서 청년농업인으로 사는 게 힘들 때도 있다. 청년농업인의 경우 창업농업인과 승계농업인으로 나뉘는데, 박 씨와 같은 승계농업인의 경우 지원이 다양하지 않기 때문이다. 박 씨는 “승계농업인이라도 혼자 자립하고자 하는 청년농업인들이 많다”며 “농촌으로 내려와 사는 청년들이 부족한 만큼 지원이 확대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농업의 어려움 함께 나눌 것”

어린시절부터 꿈꿔오던 농업인의 꿈을 이뤄가고 있는 박덕영 씨는 지난 2일 농협중앙회가 수여하는 올해의 청년 농업인상을 수상했다. 이 상은 젊은 농업인을 발굴해 미래 농업 농촌을 이끌어 갈 후계농업인 육성하기 위한 것으로, 박 씨는 고품질 농산물 생산을 위한 과학영농 실천과 초경량 비행장치(드론)를 농업에 활용한 점을 높게 평가받았다.

박 씨는 “능력이 뛰어난 청년농업인이 많은 가운데 올해의 청년 농업인상을 수상하게 돼 영광”이라며 “부모님의 지원이 없었더라면 지금의 나 또한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많이 배우고 성장하는 농업인이 되겠다”면서 “농업·농촌의 어려움을 함께 나누고 지역의 농업이 새로운 활력을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덕영 씨는
·1991년 합덕읍 원신흥리 출생
·합덕초·서야중·인천 인하부고·농수산대학 식량작물학과 졸업
·현 광야농장 운영
·해나루영농법인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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